구조칼럼
read 27565 vote 0 2008.05.28 (14:41:11)

"이명박은 노무현에게 낚였다"
'우직한 소가 뒷발로 쥐 잡는다'

●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이기는 방법은 아슬아슬한 긴장상태를 극한으로 몰고가는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의 전술은 첨예한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 뿐이다. 자기 절제력과 통제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긴장에 강하기 때문이다. 지성인과 무지한 사람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배운 사람이고 저쪽은 깡패다. 그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통신사 일행이 대한해협을 건너다가 폭풍을 만났다. 선원들이 두려워 하며 일제히 정사 조엄 앞에 엎드려 간청하였다. 정사가 저고리를 벗어 바다에 던져야 노한 해신을 달랠 수 있다는 거다.

조엄은 겁 먹은 선원을 꾸짖고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음에 속하는 귀신이 양에 속하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논리다. 결국 파도는 가라앉았다. 선원들은 해신을 굴복시킨(?) 조엄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그 차이다. 소인배도 학습하여 곧잘 지식인의 흉내를 내지만.. 위기를 당하면 그 천박한 본질이 드러나고 만다. 훈련되지 않은 소인배는 자기 내부에서의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소인배들은 필요한 것을 항상 외부에서 조달한다. 출세의 끈도 타인을 이용하여 얻은 것이다. 그러나 리더가 되어 고독한 결단을 해야 할 때.. 두리번 거리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을 때.. 가면은 벗겨지고 쥐의 모습이 드러나고 만다.  

정치는 간 큰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21세기는 고도의 복잡한 사회다. 삽빠들은 이러한 긴장상태를 겪어본 적이 없다. 학생운동 등으로 활동해 본 경험이 없다. 긴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역사의 중심에 서 있지 않고, 그 역사의 현장을 지키지 않고.. 바깥에서 겉돌던 자들은 긴장을 겪어본 적이 없으므로 곧 흥분하여 홧김에 싹쓸이전술을 쓰다가 제 발등을 찍는다.

프로야구 감독들이 징크스에 매달리는 이유는 긴장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불안, 초조해지면 뭐라도 해야 한다. 가만 있으면 미칠 것 같다. 징크스 지키기 했으니 뭐라도 한 셈이 되어 스트레스를 이기는 거다.

지성인이 못 되는 소인배들은 기어코 저지르고 만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건드려 보다가 결국 일을 그르치고 만다. 저들은 지금 시험에 들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누가 대한민국호를 통제할 자격이 있는 선장감이냐다. 사회가 발전하고 민주화가 진전될수록 갈등이 복잡하고 첨예해진다. 풀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노무현은 모두 해결해 보였다.

통합당은 뒤로 멀찌감치 도망갔다. 민노당은 치고 빠진다. 잽싸게 한 발을 들이밀어 이익을 취하고 번개같이 내뺀다. 딴나라는 오도방정을 떨며 함부로 날뛴다. 눈 질끈 감고 허공에다 주먹을 마구 휘두른다.  

우리는 조금의 물러섬도 없이.. 그 긴장의 최전선으로 당당하게 나아가되.. 그 긴장의 폭풍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칭찬이고 비판이고 모두 감수하면서 태산처럼 의연해야 한다.

● 우리가 대선에 진 이유는 딱 하나다. 판돈이 적었기 때문이다. 저쪽은 전 재산 + 인생을 걸었는데, 우리는 단지 명성을 배팅했을 뿐이다. 우리는 잃어도 명성을 잃을 뿐 더 이상 손해볼게 없다.

그러나 저쪽은 어떤가?

종부세 태풍을 맞아도 저쪽이 맞는 거다. 뉴타운이든 대운하든 저쪽은 인생이 걸려있고, 생사가 걸려있고, 투기해 놓은 전 재산이 걸려있다. 그러나 돈도 없고 뭣도 없는 우리는 아무 것도 걸려있지 않다.

경마장에서 3천원 건 사람과 3천만원 건 사람이 있다면 누구 말이 더 신뢰가 가겠나?

국민은 정치인의 인격을 믿지 않고 판돈을 믿었다. 저들은 잘못되면 재산이 축나는데 우리는 잘못되어도 축나는게 없다. 유권자가 직관적으로 봤을 때.. ‘밑져봐야 본전인 운동권 한량들’에게 맡길 수 있겠나?

우리가 이기려면 우리도 인생을 걸어야 한다. 지난 10년의 좋은 시절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40대 기수론 이래 30년이다. 김대중은 인생 전부를 걸었다. 청문회 스타 이후 20년이다. 노무현 역시 인생을 걸었다.

정동영은? 아무 것도 걸지 않았다. 정치경력이 일천한 그에게는 애초에 배팅할 밑천이 없었다. 손학규는? 아무 것도 걸지 않았다. 문국현은? 3개월짜리 정치신인이다. 판돈없이 날로 먹으려 든다면 공짜 좋아하다 머리까진 전두환이다.

지금 우리가 인생을 걸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감옥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

● 지금 나라가 망한 판인데 FTA 따위가 문제란 말인가? FTA가 오늘 되느냐 내일 되느냐는 전혀 신경쓸 이유가 없다. 영영 물건너 가버려도 상관없다. FTA에 집착하는 것은 민노당의 1회성 건수주의다.

국민 다수가 등을 돌려도 10퍼센트만 확실한 자기편으로 만들면 남는 장사라는 것이 민노당의 틈새전략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우리가 다음에라도 집권하려면 집권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것은 이명박이 못 하는 FTA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왜? 오직 우리만이 젊은이들을 납득시킬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은 능력의 문제인 것이다.

FTA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역사의 도전을 회피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FTA는 세계사의 조류다. 우리가 숨는다고 물러가주는 1회성 파도가 아니다. 큰 파도를 타고 넘는 방법은 전속항진 뿐이다.

FTA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새로운 세계사의 룰이다. 머리 좋은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우리가 더 머리가 좋으므로 이길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온갖 부작용들은 내부적인 정치력의 문제다.

우리가 도망가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가 이 방향으로 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으로 유권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큰 파도와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선장감이냐다.

FTA고 쇠고기고 모두 노무현이 벌였다. 이명박이 주제에.. 멋도 모르고 덥썩 미끼를 물었다가 노무현에게 낚인 것이다. 속으로 노무현을 욕하겠지만 원래 함량미달인 자들이니 욕할 자격이 없다.

FTA는 양날의 칼이다. 적을 죽일 수도 있고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 노무현이 겁도 없이 그 긴장된 태풍 속으로 항해하여 들어간 것이다. 스트레스가 두려운 이명박 눈 질끈 감고 방망이를 휘둘러버린 것이다. 자살골 먹었다.

지금은 고도의 항해술이 필요한.. 지극히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런 고도의 민감한 상황은 국민과의 합리적인 소통능력을 갖춘 노무현 그룹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능력의 문제다.

FTA고 쇠고기고.. 노무현이 역사의 도전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기에 이명박을 자승자박의 덫에 가둘 수 있었다. 이명박은 노무현보다 뛰어나다는 평판을 얻기 위하여 서둘렀지만 노무현보다 무능하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 개혁은 절대로 시스템이다. 사회가 발전했으므로 그 진보를 반영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역사가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시스템은 역사의 흐름에 맞는 의사결정의 시스템+신뢰의 시스템+의사소통의 시스템이다.

우리가 그 새로운 시스템으로 조중동도, 재벌도, 기득권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5년, 조중동도 재벌도 기득권도 교장들도 교회도 스님도 우리가 건설한 그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기 때문에.. 우리는 대선에 패배한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서 안 된다.

우리 길들여지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저들을 길 들여야 한다. 조중동도 재벌도 기득권도 교장들도 교회도 스님도 길들여야 한다. 그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백년이 걸리더라도 해야 한다.

저쪽은 돈이 많으므로 개인기로 이긴다지만 이쪽은 절대로 조직력이 아니면 안 된다.

저쪽은 숫자가 많으므로 마타도어, 지역감정 조장 등의 온갖 악랄한 방법으로 있는 자원을 최대한 가동하면 되지만 우리는 숫자가 부족하므로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이심전심의 개방적 시스템을 새로 건설하여 젊은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민노당의 점조직 시스템과 엘리트주의로는 대중동원이 불가능하다. 대안없이 이것도 반대 저것도 반대 하는 식으로는 10프로를 얻을 뿐이다. 정권을 잡으려면 비전을 제시하고 대중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 합법이냐 불법이냐 하는 논의는 무의미하다. 민주사회에서 집회, 시위는 원래 합법이다. 단지 세부적인 규정을 어겼다는 건데 그것을 진압대상으로 보는 것은 명백히 저들의 정치적 판단이다.

불법이면 ‘불법입니다’ 하고 통보해주면 된다. 불법이라는 사실과 불법이므로 차고 때리고 잡아간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별개의 사항이다. 국가가 모든 개인의 불법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 공산국가라면 몰라도.

돌을 던지거나 기물을 파괴하는 것은 개인적 차원의 범죄일 수 있고 공권력이 개입하여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러지 않는 한 전경은 합법이건 불법이건 시위대를 보호해야 한다.

닭장차로 길을 막는 것이 더 불법이다. 닭장차로 에워싸고 도로를 차단하여 거리행진을 막는 것이 더 큰 불법이다. 이거는 되고 저거는 안 되고.. 웃기는 수작이다. 국민이 주인인데 무슨 소리야!

시위의 목적은 정권의 폭력성을 노출시키는데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아슬아슬한 긴장상태로 끌고가는 것이다. 거기에 정권이 걸려들면 끝장나는 거다. 시민들은 이명박정권이 낚이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정권은 일반시민들이 시위에 짜증을 내게 만드는 전략을 쓴다. 양쪽 다 의도를 가지고 서로 상대가 낚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폭력을 쓰면 낚인 것이고 저들이 먼저 폭력을 쓰면 역시 낚인 것이다.

일단은 저들이 유리하다. 조중동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디카가 있고 핸드폰이 있고 인터넷이 있다. 이 상태로 계속 밀어붙이면 우리가 이긴다. 왜냐하면 저들은 아슬아슬한 긴장상태에 약하기 때문이다.  

임계에 다다르면 폭발한다. 지성이 결여된 자들은 반드시 사고를 치고 만다.

● 빈민운동 하던 사람들이 변절하여 한나라당에 갈 확률이 높다. 이건 나의 경험칙이다. 뉴라이트들이 원래 뭐하던 자들인지 그 면면을 살펴보라. 달동네에서 빈민들 상대로 선교운동 했던 자들이 많다.

제정구, 김문수, 이재오 등 먹고사니즘의 화신들이다. 영혼을 팔아서 취직하겠다는 자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본질이 한나라당이다.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 중에서 물질을 앞세우는 자들은 결국 한나라당에 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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