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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63 vote 0 2016.02.15 (19: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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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한 번 쯤 경험하는 것, 골을 넣은건 내가 아니라 남인데, 왜 내가 기뻐하는 거죠? 여기서 숨은 전제.. 내가 아닌 것을 무려 나로 여기는 것, 무리한 자기동일시, 그래서 관객은 감독에게 낚이고, 독자는 작가에게 낚이고, 환자는 최면술에 넘어가는 것입니다.


    만화의 노가다 함바집 청춘들에게, 축구 대표팀의 승리는 자기편이 아닌 적의 승리일 뿐, 세상과 나는 원래 적이었는데, 혹은 남남이었는데, 아직 한 편이 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 신과의 일대일을 통과하지 않으면 세상과 나는 결코 진정한 동료가 될 수 없소. 

    

    은근슬쩍 뭉개고 들어앉아 자리 잡으려들면 곤란하오. 왜 내가 세상과 적이 아니고 동지인지, 확인하고 도장 찍고 넘어가야 합니다. 확인하기 전에는 국물 한 방울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게 정상이오. 관객들은 왜 주인공과 한 편이죠? 국민은 왜 국대를 응원하죠? 


    한국이 발전하면 그게 왜 내게 좋은 소식이죠? 신이 있다면 얼른 때려죽여야 맞지 않나요? 아침에 신을 만났는데도 저녁까지 때려죽이지 않았다면 실격이 아닐까요? 만약 천국으로 나를 납치해 가려는 자가 있다면 우선 그 자부터 때려죽이는게 맞지 않은가요?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면, 그 복이라는걸 싸그리 불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왜 지구에 복 따위를 발붙이게 놔둔다는 말입니까? 누구 허락맡고? 누구 맘대로. 복녀석 아주 자기동네처럼 막 설치네. 누굴 호구로 아나? 은근슬쩍 뭉개고 들어가는게 숨은 전제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는듯이 작가들은 말합니다. 웃기셔. 그런게 어딨어? 관객이 동의하는 절차도 밟지 않고 말입니다. 정상에서 전모를 보기 전에는 절대 도장찍어주지 않는게 맞습니다. 이상한 놈이 찾아와서 내 아들이라고 우기면? 쫓아버리는게 정상.


    이상한 지구가 내 지구라고 우기면? 확! 지구를 패대기 쳐버리는게 맞죠.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는 데는 까다로운 절차가 소용됩니다. 그것이 깨달음. 

   


[레벨:16]프렌지B

2016.02.21 (11:04:05)

그림과 본문이 어우러져 제목과 부합된 콜라보가 되었네요.


조회수가 900이 넘어가는데.

뭔가 느낀 분이 없다는게..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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