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20 vote 0 2024.05.18 (12:43:21)

    산길을 가다가 새끼곰을 봤다면 주변 어딘가에서 엄마곰이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땅바닥에 과일이 떨어져 있다면 주변 어딘가에 과일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길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면 누군가가 지갑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는 연결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무엇이든 이것과 저것의 연결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안다는 것은 구조를 아는 것이다. 구조가 아닌 다른 것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언어가 주어와 술어의 연결로 이루어지듯 자명한 진실이다.


    연결 없이는 존재가 불성립이다. 있다는 말은 곧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돌멩이가 가만있어도 지구와 중력으로 연결되어 있다. 외마디 비명을 질러도 누군가가 그것을 들어야 비로소 언어가 된다. 자기 자신이 들어도 들은 것이다. 반드시 연결된다.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


    ###   


    자명하다는 것은 이것과 저것의 세트로 존재하며 원인이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라디오와 방송국은 세트로 존재한다. 라디오는 있지만 방송국은 없다는 말은 불성립이다. 원인은 방송국 내부에 있다. 엄마와 아기는 세트로 존재하며 원인은 엄마의 자궁 내부에 있다. 그것은 자명한 것이다.


    화살의 원인이 활에 있고 활의 원인이 궁수에 있다면 매개가 외부에 있다. 귀납추론은 둘을 연결하는 매개가 외부에 있으므로 자명하지 않다. 검증을 거쳐야 한다. 반대로 궁수의 결과는 활이고 활의 결과는 화살이다. 연역추론은 매개가 내부에 있으므로 자명하다. 저절로 검증이 되어 있다.


    부분에서 전체로 가면 자명하지 않고 전체에서 부분으로 가면 자명하다. 만유는 연결되어 있으며 추론은 자명한 진실을 따라 전체에서 부분으로 가고, 매개에서 객체로 가고, 집합에서 원소로 가고, 집단에서 개인으로 가야 한다. 사유는 자명한 진실을 따라가는 것이며 방향판단이 중요하다.


   ###


    건물이 무너지는 이유는 건물 내부의 부실에 있다. 물이 흐르는 원인은 물 내부의 수압에 있다. 바람이 부는 원인은 바람 내부의 기압에 있다. 인간이 행동하는 원인은 집단 내부의 스트레스에 있다. 화장실에 가는 원인은 뱃속의 트러블에 있다. 반드시 내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그 내부를 포함하는 외부다.


    강체가 있다면 어딘가에 유체가 있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이 있다. 매개가 있다. 만유는 어떤 둘의 연결로 되어 있고 그 연결고리를 붙잡아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더 높은 차원에 있다. 새끼곰이 일차원이면 엄마곰은 2차원이다. 새끼곰이 혼자 점으로 존재하지만 엄마곰은 새끼곰과 연결된 선으로 존재한다.


    개인의 동기는 집단의 권력 속에 있다. 입자는 계에 속해 있고, 물질은 에너지에 붙잡혀 있고, 삼차원 강체는 사차원 유체에 의존하여 있다. 같은 차원에서는 붙잡을 수 없다. 매개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 수직으로 잡을 수 있으나 수평으로는 잡을 수 없다. 과일은 과일을 붙잡지 못하고 개인은 개인을 붙잡을 수 없다.


   ###


    세상은 이것과 저것의 연결이다. 그것은 한 단어로 지목할 수 없다. 한 단어로 객체를 지목하여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문장은 전제와 진술의 구조로 의미를 붙잡는다. 이것과 저것의 연결이 아니면 안 된다. 둘을 통일하는 하나가 아니면 안 된다. 메커니즘이 아니면 안 된다. 메커니즘에 에너지를 태워 에너지의 방향성을 유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이것과 저것의 연결이 없다. 무엇이 붙잡는지, 붙잡는 에너지를 어떻게 조달하는지, 에너지의 방향성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메커니즘을 말하지 않았다. 내부 의사결정구조를 말하지 않았다. 창조설이 거짓말인 이유는 마땅히 말해야 할 것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명하지 않으면 거짓말이다.


    이것과 저것이 연결된 계와, 계 내부의 압력과, 압력의 밸런스와, 밸런스의 축이 이동하는 방향과 순서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갖추어짐이다. 갖추어짐은 완전성이다. 완전성은 복제 가능성이다. 갖추어지면 복제하고 복제된 것은 패턴이며 인간은 패턴에서 원본과 복제본의 관계를 직관하여 깨닫는다. 자명한 진실에서 지식이 유도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838 이찬종 알파독이론과 강형욱 카밍시그널 2 김동렬 2024-05-19 4505
6837 광개토대왕비의 진실 4 김동렬 2024-05-18 3943
» 자명한 진실 김동렬 2024-05-18 3620
6835 불닭볶음면과 황교익 3 김동렬 2024-05-17 4327
6834 석가의 의미 김동렬 2024-05-16 3196
6833 첫 만남 김동렬 2024-05-16 4040
6832 대란대치 윤석열 1 김동렬 2024-05-16 4279
6831 석가의 방문 김동렬 2024-05-15 4392
6830 윤암 수술법 김동렬 2024-05-14 3654
6829 다르마를 따르라 1 김동렬 2024-05-14 4028
6828 신라 마립간은 무엇인가? 2 김동렬 2024-05-14 4167
6827 전쟁과 인간 김동렬 2024-05-13 3140
6826 전략적 사유 김동렬 2024-05-12 2744
6825 소크라테스 김동렬 2024-05-11 2743
6824 방시혁 민희진 윤석열 이준석 김동렬 2024-05-10 4096
6823 프레임을 극복하라 김동렬 2024-05-10 2803
6822 일본과 독일의 성공 이유 김동렬 2024-05-09 3853
6821 직관론 김동렬 2024-05-08 3004
6820 이성과 감성 김동렬 2024-05-07 2811
6819 신임을 잃었으면 물러나야 한다 1 김동렬 2024-05-06 4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