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994 vote 0 2013.07.29 (20:43:55)

 

    구조론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


    겔만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보다 더 크다. 양자역학을 모르는 사람은 금붕어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파인만
    “단언컨대 양자역학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한 사람도 없다. 나도 그냥 결과가 그렇게 나오니까 그렇다고 말하는 거다.”


    ###


    존재
    존재는 판단의 단위다. 판단은 상호작용에서 일어난다. 사물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스위치가 없다. 스위치는 대칭성을 띤다. 옛날에는 원자가 최종입자라고 생각되었다. 원자의 스위치는 규명되지 않았다. 원자보다 작은 것은 양자다. 양자의 스위치도 규명되지 않았다.


    쿼크는 업, 다운, 참, 스트레인지, 톱, 바텀의 6종이 대칭을 이룬다. 대칭성이 스위치다. 대칭되면 통제된다. 머리와 꼬리가 갖추어져서 방향성이라는 소실점을 얻기 때문이다. 비로소 그것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사건은 짝이 있으므로 대칭성이 있으나 사물은 짝이 없으므로 대칭성이 없어서 존재의 단위가 될 수 없다. 스위치가 없으므로 통제되지 않는다. 남녀가 없으면 사람이 없고, 여야가 없으면 정치가 없고, 밝음과 어둠이 없으면 빛이 없고, 길고 짧음이 없으면 길이가 없다. 대칭성의 스위치 없이 그냥 있는 것은 가짜다.


    언어

 

    자연과 인간을 잇는 것은 언어다. 언어가 스위치다. 철학자의 역할은 개념의 창안이다. 나아가 개념에 대칭성을 부여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서 메커니즘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것은 선언되는 것이 아니라 통제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관점을 제시하고 언어를 설계해야 한다. 이 과제에 정면으로 도전한 서양철학자는 없다. 그 주변에 얼쩡거린 사람은 좀 있다.

 

    디자인

 

    세상의 모든 디자인은 어떤 둘이 소통하게 하는 만남의 양식을 반영해야 하며, 만남의 양식이 아닌 그냥 디자인은 배척된다. 개인의 기호와 취향을 들이댄다면 혼자 꼴값 떠는 것이다.

 

    첫 만남의 순간에 자기 취향을 전시하면 안 된다. 여자든 남자든 상대방 취향을 고려하여 중립적인 옷을 입어야 한다. 그러자면 여자는 흰 드레스, 남자는 검은 양복이 되기 쉽다.

 

    상대에게 선택권을 주려면 도화지처럼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심플해야 한다. 자기 취향대로 옷을 입으면 무례하고, 상대의 취향을 알아맞히는 독심술의 구사도 주제넘은 것이다. 중립에 서려면 심플할 수 밖에 없다.

 

    또 어린이다운 순수가 반영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인생의 출발점에 서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하지 않고 대신 자기 마음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다.

 

    구체적인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변주될 수 있는 소스를 원한다. 한옥이나 양옥이 아니라, 한옥도 되고 양옥도 되는 가능성을 원한다. 그런 디자인이 진짜다.


 

   

    ###


    구조론 팟캐스트 4회입니다.
    http://gujoron.com/xe/gujo_podcast/372317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7.30 (23:19:25)

가능태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1149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1706
3000 더러운 오연호들 김동렬 2007-06-19 10769
2999 구조의 대개 김동렬 2008-01-24 10769
2998 운명을 디자인하기 1 김동렬 2014-01-08 10771
2997 가족이냐 부족이냐? image 1 김동렬 2018-05-09 10771
2996 여우의 충고 김동렬 2007-04-27 10776
2995 방향성의 제시 1 김동렬 2011-01-08 10779
2994 문제 – 마음은 어디서 나왔나? 50 김동렬 2012-12-27 10787
2993 침팬지 코미디 17 김동렬 2011-05-17 10802
2992 석가의 침묵 image 1 김동렬 2018-05-22 10808
2991 의사결정의 방법 image 10 김동렬 2013-04-25 10809
2990 기똥찬님의 아홉가지 질문 image 1 김동렬 2012-12-17 10813
2989 누가 광주의 진정한 주인공인가? 1 김동렬 2007-07-31 10820
2988 집단의지 1 김동렬 2014-08-22 10823
2987 존엄이 깨달음이다. image 2 김동렬 2012-06-05 10830
2986 달이 떠오르다 image 1 김동렬 2012-10-27 10833
2985 세상은 대칭이다. image 1 김동렬 2016-11-07 10839
2984 상호작용설의 이해 image 김동렬 2012-05-18 10850
2983 이상주의자가 되라 김동렬 2006-11-28 10852
2982 진정한 믿음 19 김동렬 2013-03-02 10852
2981 한나라당은 거국내각 주장하라 김동렬 2006-10-20 1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