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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048 vote 0 2014.06.16 (23:25:41)

 

    객관은 틀렸다


    ◎ 1인칭 - 의사결정(원인)
    ◎ 2인칭 - 현장경험(과정)
    ◎ 3인칭 – 의사소통(결과)


    우리는 막연히 객관적인 판단이 옳다고 여기지만, 객관적인 판단은 결과에만 한정된다는 함정이 있다. 조선의 당쟁사를 예로 들 수 있다. 객관적인 판단을 하면 ‘조선은 당쟁 때문에 망했다.’는 식민사관에 충실한 결론이 나온다.


    식민사관은 일본인의 관점이다. 일본인은 객이다. 객의 판단은 당연히 틀린다. 그러므로 객관은 틀린 것이다. 주인이 옳게 본다. 당쟁은 확고한 이념에 기반을 둔 정책대결이었다. 친구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붕당이 아니었다.


    조선이 망한 이유는 당쟁 때문이 아니라 세도정치로 당쟁이 망했기 때문이다. 영조와 정조의 탕평이야말로 아주 잘못된 것이다. 군주의 입맛에 맞추는 탕평책이 사실은 박정희의 세뇌교육 목적으로 교과서에서 찬양된 것이다.


    이기는 당에 전권을 주고, 정치를 잘못하면 완전히 다른 당으로 갈아엎는 모험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왕은 인재를 뽑으려 하고 인재는 다 늙었으니 정치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영조의 탕평은 기계적 탕평이라 가짜였다.


    정조의 탕평은 인재중심이라 실제로는 노인당 집권으로 되었다. 조선의 경쟁력은 이조정랑에 있었는데 탕평이후 이조정랑이 무력화 되면서 조선은 박살이 났다. 영조, 정조의 탕평책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망친 왕의 독재다.


    이조정랑은 젊은이가 맡고, 젊은이는 젊은 자기 친구를 추천하므로 자동으로 물갈이가 되어 새 인물이 크는 것이다. 탕평이 이러한 시스템을 파괴한 것이며, 조선은 신하의 당쟁으로 떴다가 왕의 탕평으로 망해먹은 나라다.


    왕이 당쟁에 승리한 당에 전권을 줬다면, 집권당은 때묻지 않은 젊은이 위주로 내각의 진용을 짠다. 왜냐하면 그래야 장기집권 하니까. 노인은 털면 먼지가 나오니까. 노무현이 젊은 인재를 키워서 우리가 희망을 가지듯이.


    객관이 옳은데 왜 객관이 틀릴까? 역사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며 종결되는 일이 없다. 그러므로 객관은 완전히 종결된 사건에만 들어맞는 관점이며, 역동적인 삶의 현장에는 맞지 않다.


    대통령이 내각을 짜도 정책에 맞추어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 널리 추앙받는 인물을 고루 등용하면 콩가루 집안이 되어서 의사결정을 못한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단을 꾸려도 마찬가지다. 감독과 코드가 맞아야 한다.


    탕평책으로 축구팀 꾸렸다가 망하는게 프랑스의 외인구단이다. 외인들이 어떻게 손발을 맞춰? 팀은 콩가루집안이 되어 16강도 못 들고 나가떨어진다. 프랑스가 이번에는 아마 4년 전의 교훈이 있기에 잘할 것이다만.


    주관적인 판단은 경험에 기초하고, 그 경험은 희노애락의 감정에서 영향을 받는다. 감정은 사건의 진행 중에 얻어진다. 도박하는 사람들은 도박해서 돈을 따는 결과의 재미가 아니라 도박하는 과정의 재미에 중독된다.


    객관은 결과이고, 확실히 결론이 지어진 사건은 객관이 맞으며, 현재진행중인 사건은 주관이 객관보다 우선이며, 그러므로 정치적 판단이나, 프로야구 감독의 임명과 같은 일은 객관적 평가보다 주관적 선택이 중요하다.


    프로야구 감독은 객관적 평가인 시험이 아니라, 주관적 평가에 의해 발탁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이순신의 기용이다. 이순신은 변방의 말직에 있다가 단번에 발탁되었다. 객관으로 가면 경력이 많은 할배가 이긴다.


    할배가 무슨 전쟁을 하는가? 그러므로 조광조는 과거제도와 별도로 추천제에 의한 기용을 주장했으며 이 아이디어는 일견 타당하나 제도가 미흡했다. 실제로 천거된 인물은 하나같이 경력이 검증된 현직고관 할배였다.


    취지는 옳았으나 조광조가 시스템을 잘못 운용한 거다. 현직은 제외하고 변방의 젊은 인재를 발탁해야 하며 일정한 숫자를 모았다가 다시 어중이 떠중이를 추려내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그러한 검증장치가 없었다.


    한번 천거되면 다시 짜를 수 없으니 경력자만 천거된다. 경력자는 당연히 할배다. 조광조 아웃! 의도는 옳았다. 입사를 해도 시험과 별도로 면접이라는 주관적평가를 거친다. 그런데 고시는 면접이 허무해서 문제다.


    면접이 제대로면 고승덕과 강용석이 웬말인가? 동네이장도 못할 쓰레기다. 주관적 평가는 평가기술의 문제일 뿐 중요한 장치다.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결과도 과정도 아닌 원인으로 평가해야 진정하다.


    원인으로 평가하는 분야는 많다. 영화감독을 뽑는 절차는 간단하다. 시나리오를 좋은 것으로 써서 들고오면 합격이다. 이 방법이 원인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며, 실제로 많은 영화감독들이 이 방법으로 성공하고 있다.


    당신도 좋은 시나리오만 쓰면 영화감독 될 수 있다. 김기덕 감독도 시나리오의 힘으로 버틴 것이다. 벤처의 창업도 그렇다. 사업계획서만 잘 쓰면 투자받을 수 있다. 단 잘못하면 아이디어를 도둑질 당하는 수가 있다.


    좋은 아이디어+프리젠테이션 실력만 있으면 된다. 다음은 창조경제에 넋이 빠져 있는 공무원들 슬슬 구슬리는 거다. ‘이게 바로 박근혜 창조경제라니깐요?’ 하면 공무원들 다 넘어간다. 이게 원인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스티브 잡스도 프리젠테이션 실력 하나로 뜬 양반이 아닌가?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할 기술만 배우면 되는 거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부분들은 모두 원인에 의해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어느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여 기승전결의 기를 점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도움을 주어 팀을 꾸리는 방법으로 승을 끌어내고, 공무원들 지원으로 전을 끌어내고, 직원들 힘으로 결까지 나아간다.


    결과로 보는 객관도 틀렸고, 과정으로 보는 주관도 틀렸다. 원인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건 무슨 관인지 이름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 그 자체의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축구는 축구의 논리로 보는게 맞다.


    경제는 경제의 논리로 보는게 맞다.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의 논리에 투자가들이 보조하는 것이 맞다. 자본이 앞장서고 작가를 예속시키면 예술이 망한다. 인과법칙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일의 관점이 최종적으로 옳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4.06.17 (01:38:55)

결과로 보는 객관도 틀렸고, 과정으로 보는 주관도 틀렸다. 원인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건 무슨 관인지 이름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 공모하시면 어떨까요? 인관? 초관? 시관? 일관?

[레벨:11]큰바위

2014.06.17 (03:36:37)

이 글의 핵심은 

"결과로 보는 객관도 틀렸고, 과정으로 보는 주관도 틀렸다. 원인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표현에 다 들어있네요. 


객관은 과정을 알 수 없어 결과로만 말하고,

결과에 이르지 못한 주관은 열매를 맺기 힘들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원인을 보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볼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거죠. 


원인을 본다는 것은 의도를 파악하는 거고, 

동기를 알아차리는 건데, 

많은 사람은 일을 다 겪은 뒤 즉 결과가 나온 뒤 한참 당하고 나서야 잘못된 줄 아는 거죠. 


이거 아는 것이 깨달음이고 도통하는 겁니다. 


요즘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뒤늦게라도 깨달으면 좀 난건가? 

(원인 과정 결과는 시차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러나 시차없이도 원인을 볼 줄 아는 것이 KEY)




[레벨:8]상동

2014.06.17 (09:52:58)

의도나 동기는 과정입니다. 정신이 전제죠.


원인을 본다는 것은 전제를 본다는 뜻입니다.

전제란 당사자도 모르는 뿌리죠. 입자가 질을 못 보듯이요.


자신(입자)이 어디(질)에서 출발했는지 눈치까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그래서 선승들이 묻는거죠. 너는 누구냐구요..

정신차리고 너의 전제를 발견하라구요.

전제를 모르는 삶은 위선일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인생이 답답한 겁니다.


예수의 말과 행적을 보면서 그가 어떤 전제를 깔고 앉아 있었는지를 봐야 하는데,

바울처럼 예수의 드러난 모습만 보고 지가 깔고 앉은 전제로 덮어씌우면 

예수는 박제가 되어버리고 만날수 없게 분리되어 버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6.17 (10:52:13)

좋은 말씀이나 

다른 사람의 작품을 평가할 때는 


대개 작가의 정신을 들여다 볼 수 없습니다.

그건 진짜 고수만 볼 수 있는 거.


심지어 고흐 엄마도

고흐가 보관하라고 준 작품을 채소밭 울타리로 써버렸는데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고 

'음 내 자식 작품이지만 딱 봐도 쓰레기군. 채소밭 울타리가 적격이야.' 


그러므로 남의 작품을 평가할 때는 확실히 작가의 의도와 동기를 살피는게 중요합니다.

정신은 의도와 동기에 희미하게 반영되어 있으니까.


의도나 동기도 안 보는 멍청이들이 많다는 말씀.

여기서 신학타령 하는 분 중에 예수의 적 아닌 사람이 없소.


그들은 예수를 죽인 랍비의 입장에 서 있으면서 예수를 믿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예수의 정신을 보지 못하는 거지요.


예수가 어디에 반응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거.

예수는 선승이었으며 물론 선승 중에 가짜도 많지만


진짜 선이 가짜 선을 때려잡을 뿐

학승은 결코 선승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진짜 학도 가짜 선을 못이깁니다.

왜냐하면 학이라는건 원래 다 가짜니까. 


조용기가 신학공부도 하지 않고 선승인척 하며 깝치면 

진자 선승이 와서 가짜 선승인 조용기를 때려잡아야 하는 거지요.

[레벨:11]큰바위

2014.06.17 (16:28:00)

문제는 선무당이 사람잡고, 

가짜 선승이 진짜를 때려잡아서 문제랍니다. 


물론 진짜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지만....

[레벨:5]msc

2014.06.17 (15:48:49)

정신을 못보고 종교타령한 나자신이 쪼그러듭니다,다시 시작합니다,감사

[레벨:3]이제는

2014.06.17 (16:45:03)

"원인으로 보는 것"이 입자의 형태를 띠기 이전에 질에서 에너지의 상호작용에 따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를 본다는 것이라면, 다소 식상한 말이지만 깨달음을 뜻하는 `달관'(達觀)에 구조론적 의미를 새롭게 부여해 쓰면 어떨지요.

 또는 상호작용을 중시한다는 차원에서 `상관'(相觀), 사건의 원인인 의사결정을 중시한다는 차원에서 `정관'(定觀)이나 선택한다는 뜻에서 `선관'(選觀)은 어떨런지요? 두서 없이 떠우르는 생각을 올려본디다. 늘 좋은 말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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