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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chow
read 116 vote 0 2025.01.27 (15: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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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게의 저서 중


형식논리학의 한계와 관계논리학 그리고 변증법

형식논리학은 집합론과 함께 서양철학의 핵심적인 사고 틀 중 하나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형식논리학이 과연 실질적으로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예전에 누군가 형식논리학을 연구하면 인공지능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하여 프레게의 책을 몇 권 사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수학책보다 더 많은 기호를 사용하고 있어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왜 읽어보라고 한 것인지 의문이다. 형식논리학은 완전히 반구조론적이다. 왜 그런지 설명하겠다. 형식논리학은 항목논리와 술어논리로 나뉜다.


항목논리

항목논리는 3단 논법으로 대표되며, 참/거짓 판단이 가능한 명제를 다룬다. 명제의 참/거짓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집합논리가 바탕이 된다. 이를테면 "P → Q"와 같은 형태는 두 개의 명사를 하나의 동사로 연결하여 독립과 종속 관계를 정의한다. 항목논리는 소크라테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구조는 단순히 주어와 술어의 연결에 의존한다.


술어논리

술어논리는 항목논리를 좀 더 세부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주어(개체)와 술어(속성)를 구분하여 명제를 분석하며, 항목논리를 일반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술어논리는 프레게, 러셀, 화이트헤드 등 20세기 철학자들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집합논리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항목논리와 다르지 않다.


형식논리학의 한계

형식논리학은 명사에 집중하고 동사를 단순한 연결 요소로 치부한다. 이로 인해 동사가 문장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논리학자들이 명사를 중심으로 사고한 반면, 실제 언어 사용자들은 동사가 문장의 중심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는 subject의 의미에서 드러난다. subject의 의미가 주어일 수 있는 것은 그게 동사에 딸려있기 때문이다.


관계논리의 중요성

문장의 중심은 동사이며, 동사는 관계를 나타낸다. 관계는 집합을 포함할 수 있지만, 그 역은 불가능하다.

고전논리(항목, 술어 논리): 주어(개체)를 중심으로 술어가 속성이나 관계를 추가.


예: "소크라테스가 책을 읽는다"는 기본적으로 "소크라테스"라는 개체에 대한 설명.

관계논리: 술어(동사)를 중심으로 주어와 목적어를 술어의 역할에 따라 정의.

예: 주어(소크라테스), 목적어(책)는 동사(읽는다)라는 관계로 설명.


즉, 동사가 중심이 되는 관계논리가 더 본질적이다.


변증법과 논리의 확장

소크라테스가 3단 논법을 설파한 이유는 변증법과 관련이 있다. 변증법은 두 선의 교차를 의미하며, 언어적 해석으로는 두 문장의 논리적 교차를 나타낸다. 그것은 연립방정식을 푸는 것과 원리가 같다. 어떤 교차를 근거로 빈칸을 채우는 것이다. 그러나 변증법은 본질적으로 귀납적이며, 보다 정확히 말하면 귀추적이다.


구조론적 관점으로 보자면 연역법이나 귀납법 모두 집합의 개념에서 파생된 것이라 집합론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한다. 다만 귀추법은 좀 다르다. 귀추는 연결논리에서 기원한다. 귀추는 기존 정보에서 가설을 상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변증법은 "정반합" 구조로 귀납적이다. 그러나 구조론적 해석에서는 "정반초월"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방법은 귀추법적이며, 기하학적 접근을 사용한다. 이는 대수학적 접근만을 사용하는 현재의 인공지능 연구와 대조된다.


우리는 귀납법적으로 지식을 학습한 사람이 창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귀납적으로 잘 학습한 사람은 결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 한국에서 서울대를 나온 사람이 창의를 하는 것을 난 본 적이 없다. 다만 그들에게 아이디어가 공급되면 말은 잘한다. 


같은 원리는 현재의 챗지피티에도 공유된다. 챗지피티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달라고 말해보라. 챗지피티는 언제나 자신이 과거에 봤던 것을 말할 뿐이며 그게 현재의 언어모델의 한계이다. 또한 과학자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결론

형식논리학은 인공지능 연구에 직접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핵융합과 같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관계논리와 변증법적 사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것이다. 천재적인 방법은 기하적 접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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