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와 여성의 소통간격을 흔히 이렇게 비유합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그리고 금성에서 온 여자.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남성과 여성의 소통간격을
화성의 언어와 금성의 언어 차이로 이해합니다.
때문에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남성과 여성은
서로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흔히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화성을 떠나야 한다고 말입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화성보다 금성이 태양에 보다 가깝기 때문에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실 말도 안되는 소리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남성과 여성의 소통간격은 언어의 차이가 아니라
관점의 낙차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즉 이는 남과 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일상에서도
우리가 흔히 부딪히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남녀 관계와는 거리가 먼 군대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혹한기 훈련을 마치고 오랜만에 맛보는 내무반의
따스한 공기와 더불어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당시
내무반의 분위기는 꽤나 즐거웠더랬습니다.
그런데 중대장에게 당직하사 일로 불려가 뒤늦게
내무반에 들어온 고참이 그 광경을 보고는 그때
상병 진이었던 저에게 지나가는 말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분위기가 좋구만."
그때 개인정비를 하느라 정신이 팔려있던 저는 별
생각없이 웃으며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샤워하러
갔다가 비누를 가지러 내무반으로 돌아온 제 동기가
방금 들어온 고참의 눈치를 살피더니 저에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 있었냐?"
그래서 저는 장구류를 챙기며 대답했죠.
"아니, 그냥 분위기가 좋네하고는 별 말 없었어."
그러자 갑자기 표정이 사색이 된 제 동기가 서둘러
후임병들 모두를 밖으로 집합을 시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내무반의 분위기는 살얼음판으로 뒤바뀌었습니다.
그 모습을 어리둥절 지켜보고 있던 저를 고참이
힐끗 보더니 혀를 차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넌 짬을 똥구멍으로 쳐 먹었냐?"
아마도 군필자라면 이 상황이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렇다면 아직도 여성의 언어가 어렵다고 생각되시나요?
즉 여기서
고참 -> 여성
필자 -> 남성
으로 치환하면 위 대화는 남성과 여성의 대화맥락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 상황도 금성에서 온 고참과 화성에서 온 필자이기에
비롯된 언어의 차이일까라고 치환해본다면
단언코 아니라는 거죠.
사실 당시 저는 어리버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은 반면
제 동기는 일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습니다.
군대나 사회에서 일머리가 좋다는 건 흔히 말해 빠릿빠릿
하고 말 안해도 알아서 잘 한다는 의미입니다.
말 안해도 잘 알아서 한다는 의미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체적인 맥락을 짚고 스스로가 그 일의 주인으로써 일을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민감하신 분들은 촉이 오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분위기가 좋구만'이라는 같은 말을 듣고도
저와 제 동기의 반응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일의 전체적인 맥락을 바라보는 관점 - 연역의 관점
일을 부분적으로 파악하는 관점 - 귀납의 관점
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즉 저는 귀납의 관점을 갖고 있었고
제 동기는 연역의 관점을 갖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의 관점과 제 동기의 관점을 우리가
흔히 남녀의 차이로 보듯 동등하게 평가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는 명령이 떨어져야 그에 반응하는 의사결정의 대상이고
제 동기는 스스로가 판을 벌리는 의사결정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즉 주인과 노예가 동등할 수는 없는 이치입니다.
뭐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제 동기처럼 연역의 관점을
갖고 의사결정의 주체로써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이
조직의 구심점이 되고 성공하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남녀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는 연애에 있어 주인공입니다.
때문에 연애전반에 걸쳐 연역의 관점으로
모든 것을 바라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 또한
의사결정의 주인이길 원합니다.
(단 그렇지 않은 여자들 즉 남자가 자신의 수족과
같은 노예이길 바라는 여자와 사귀고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지점은 남자입니다.
평소 업무나 친구들 사이에서는 연역의 관점으로
성공해왔거나 인기를 구가하던 이 남자들이
연애에만 가면 희안하게도 귀납의 관점으로 뒤바뀝니다.
즉 연애에 있어서는 남자의 본능적인 태도란
주인이 아닌 노예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의사결정의 주체이길 바라는 그녀의 염원과는
달리 남자들은 귀납적 관점에 의거한 대칭적 태도로
일관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그러니까 돌려말하지 말라고 좀! 시키면 다 할테니까."
설마 군대에서 고참에게 그렇게 말하진 않으시겠죠?
그러다 귀방망이 얻어맞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합니다.
여성들이 금성에 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금성이 화성보다 태양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들은 결코 화성으로 올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화성에 있는 우리가 떠나야 하는 거죠.
그리고 식어버린 이름뿐인 화성과 금성의 관계가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태양이 되어 금성과 마주하는 관계가
비로소 완전성에 가까운 관계일 거라 생각합니다.
부디 그녀를 채워주는 따스한 태양이 되어주시길...
제가 군대와 연애를 비교한 것은 막혀있는 제한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즉 군대에서 혼자만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듯
연애에 있어서도 혼자만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합니다.
때문에 군대라면 군대라는 조직이 공유한 전제를 꿰뚫어봄
으로써 제한된 범위 안에서 의사결정을 통해 개인으로써는
한정된 의사결정의 범위를 조직차원으로 확대시키는 일종에
세력을 얻는 방법으로써 일머리라는 연역적 관점을 제시한 것이고
연애에서는 남녀라는 각기 다른 개인이 연결됨으로써 관계에
의해 제한된 의사결정을 사랑이라는 전제를 공유하고 의사결정
함으로써 둘로 인해 제한되는 의사결정의 양보다 둘로 인해
확장되는 의사결정의 시너지량을 극대화하는 관점으로 연역적
관점을 제시한 것입니다.
여기서 군대나 커플이 서로 공유하는 전제라는 것은
결코 스스로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눈치를 살핀다는 인상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만,
조직 혹은 집단이 공유하는 전제를 발견하고 그 전제에 맞추어
의사결정하는 것과 주도자의 눈치를 살펴서 미리 기는 행위는
아마도 다르겠죠?
그리고 제가 쓴 글에서 주도자라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고참을 주도자로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성을 주도자로 보지도 않습니다.
여왕은 더더욱 없구요.
제가 말하는 것은 대등한 관계입니다.
즉 군대는 필연적으로 서열이 존재하기 때문에
불가하지만 자신의 세를 구축함으로써 고참들에게
암묵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는 있습니다.
또한 남녀의 관계는 애초에 연역과 귀납의 관계로
대등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때문에 남자가 여자와 대등해지려면 화성을 떠나
즉 귀납의 관점을 떠나 완전성을 공유하는 연역의
관점을 획득해야한다고 말씀드린 것이죠.
논지에 공감합니다.
저도 같은 남자로 남자가 불쌍합니다.
분명히 남녀차이는 존재합니다.
여자가 연역인지는 모르지만(설마 그럴리가요, 그저 본능적인 직관의 힘이 더 강한거겠지요)
여자가 우위입니다.
여자들은 다양한 수가 있지만 우리 불쌍한 남자들은 딱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첫째는 여자가 시키는 대로 다하며 암생각없이 산다.
또하나는 15문님은 태양으로 표현하셨던데 연역 혹은 상부구조로 올라서서 여자의 존경을 획득한다 입니다.
무조건 두번째가 살 길 입니다.
근데 예로드신 군생활의 경우는 동기의 눈치가 직관과 닮아있긴하지만 상황으로 보면 좀 무리수인것 같습니다.
훈련 열심히 하고 왔으면 좀 쉬기도 해야죠
더군다나 혹한기 훈련이라면서요
아시겠지만 가끔은 여자친구 혹은 아내가 고참보다
무서울 때도 있더라구요 ^^
여자의 관점이 어째서 연역인가요?
우회적 표현이 어째서 집단이 공유하는 전제가 되나요?
여자는 여자일뿐입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관점으로 표현하고 행동합니다.
여자에게 완전성따위는 없다고요.
여자는 편협하고 남자또한 그러합니다. 그 둘이 통합할때 완전해지는거지요.
제 글을 이해해달라고까지는 바라진 않지만
위 글에 쓰여진 내용인데 다시 되묻는 건 좀 힘드네요...
여자의 모든 관점이 연역이라는 말이 아니잖습니까?
저도 다른 분야에 있어 여성들이 오히려 남자들보다
책임감이 떨어지거나 조직과 겉도는 즉 귀납적인
관점을 갖는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자들조차도 가정을 갖게 되면 자신의
가정에 있어서는 주인의식이 투철하듯 연애에 있어서도
여자의 관점이 그러한 연역의 관점이라는 거죠.
그리고 남자 역시 다른 분야에서는 연역의 관점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한다고 위 글에써놓았습니다.
제 동기의 예만 봐도 그러니까요.
단지 연애에 들어서면 남자들이 연역의 관점을 갖지
못하는 부분을 꼬집어 말한겁니다.
우회적 표현이 어째서 집단이 공유하는 전제가 되냐는
질문에는 아래 링크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http://gujoron.com/xe/312701
제가 예전 글에도 올렸지만 연애에 있어 여자는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것을 중시하고 남자는
관계의 진도를 클리어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그리고 현대성이란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시간의 밀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과연 남자와 여자 어느쪽이 현대성에 가까운
방향일까요?
그리고 언젠가 상동님께서 비판을 하려면 정당한
비판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려면 논지전개 혹은
메커니즘 소개등 뭐 볼거리를 줘야 동조하고 말것
아니냐고 쓰신 댓글이 기억나는데요.
제가 보기엔 상동님의 비판은 주장과 결과만 있고
논지전개나 볼만한 메커니즘 전개가 제 눈엔 보이지
않습니다.
제 글을 비판하시려거든 이렇게 댓글보다는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셔서 자유게시판에 올려주시는 편이
더 나으리라고 봅니다.
네 성의없이 댓글 단 점 죄송합니다. 자세히 쓰려니 엄두가 안나고
간략히 써도 뜻이 통할까 싶어 오지랖좀 떨었네요.
첫 댓글에 아주 중요한 메카니즘을 소개했는데요.
"빙빙 돌려 말하는 자는 스스로를 약자로 포지셔닝한 자이다. 그러니 그 약점을 찾아 이용하라"
여자가 남자와의 관계의 밀도를 올리려는 것은 상호작용이 아닙니다. 그저 남자를 오래동안 잡아두고 싶은 본능입니다.
남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요. 그래서 편협하다한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무시하고 관계하는 것이 상호작용이 아니잖아요.
연애할때 알콩달콩한 사이도 결혼후 육아상황에서 무지 싸웁니다. 서로 동상이몽이였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죠.
상대방 포지션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패스하는 것이 상호작용입니다
상대방의 입장 무시하고 관계하는 것이 상호작용이 아니시라면
지금 저와 이렇게 댓글을 나누는 것도 상호작용이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상동님과 저의 입장은 서로 반대니까요.
그렇다면 상동님 말씀대로라면 저와 상동님은 상호작용도 아닌
전혀 의미없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니 이렇듯 댓글로 토론을
나눌 이유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댓글로 이렇게 토론을 하는 건 이것 역시
상호작용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의하는 상호작용이란 상당히 간단합니다.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즉 데이터를 축적하는 거죠.
이렇게 저희가 토론하는 댓글도 하나하나 데이터가 되어
다른 분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것 역시
상호작용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맥락으로 저에겐 여전히 여자와 남자가 서로 싸우는
것도 상호작용이고 일종의 대화라고 봅니다.
하지만 남녀 서로가 그것을 상호작용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그것이 대화의 한 부분임을 인정하지 않을 때 결국 남녀는
서로 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주인공의 결정이 곧 집단의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
집단은 언제나 주인공이라는 자들에 의하여 사유화 될 수 있다.
가정(병영)은 언제나 여자들(고참들)에 의하여 사유화 될 수 있다.
사유화를 막는 것은 '작용'이 아닌 '상호작용'이다.
고참의 말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한 자책을 하시는 모습에서
탈출시키고 싶어서 건드렸습니다.
여전히 주장만 하시는군요.
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정의란 무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용어의 변주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자책을 한다고 하시고 게다가
탈출까지... 흠흠... 첨 알았습니다.
마치 점쟁이 같으시네요.
근데 이곳은 점쟁이가 인기가 없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서로 감정적으로는 하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자와 남자가 연인으로 묶여있지 않고 친구 상황인 경우엔 남자가 여자말을 잘 알아먹죠.
동등하니깐요. 마치 그냥 동성친구처럼 됩니다.
남녀가 유전적 관점에서의 관계에 묶여 있을 때만 남자가 여자의 말귀를 못알아먹는 일이 발생하죠.
동등하지 않으니깐요.
비슷한 상황이 한쪽이 다른쪽을 좋아할 때 발생합니다. 상대방의 말한마디에 들어졌다놔졌다하죠. 갈피를 못잡죠. 귀납하니깐요. 이때는 남녀가 따로 구분이 없죠.
이때 해결책은?
1. 열라 너만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 땡
2. 무심한척 관계를 고의로 재설정한다. : 중간
3. 더 빛나는 존재가 된다. : 정답
남녀가 사귀는 도중에도, 그리고 결혼중에도 늘 주도권 다툼은 일어납니다. 상황에 따라 주도권은 왔다 갔다 하더군요. 그럴때마다 상대방의 말귀를 못알아먹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직원은 사장 한마디에 들썩거리죠. 당연한겁니다.
1. 열라 너만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 노예놀이
2. 무심한척 관계를 고의로 재설정한다. : 상호작용
3. 더 빛나는 존재가 된다. : 영웅(소승)놀이
영웅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시기,질투,착취의 대상입니다.
지구는 태양을 착취하지 존경하지 않습니다.
존경은 똥밭에 구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알아봐주는 자에게 보내는 겁니다.
다만 2번은 좀 제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좀 있습니다. 좀 더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체육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한 아이가 다치면,
여학생과 남학생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여학생들은 모두 경기를 그만두고 다친 친구를 돌보는데 여념이 없지만,
남학생들의 경우 다친 친구를 빨리 밖으로 내보내고 경기를 계속합니다.
이것이 바로 관계를 중시하는 여학생들과 과업을 중시하는 남학생들의 보이지 않은 삶의 규칙입니다.
- 교사의 책'<<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서평 (솔*경인교육대학교 출판부) 중에서 발췌 -
비슷한 경우가 남학생 여학생들보고 하고 싶은 운동을 하라고 하면, 남학생은 축구를 하고, 여학생은 피구를 합니다. 남학생들은 잘하는 학생 두명이 가위바위보로 팀을 정하고, 밸런스가 약간 안맞으면 한 두명 정도 합의해서 편짜기를 합니다. 한 3-4분이면 끝납니다. 빨리 경기를 하고 싶으니까요. 여학생들은 알아서 팀을 정하라고 하면 지지부진합니다. 친한친구를 뽑을까, 잘하는 친구를 뽑을까, 다른 친구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팀 정하는데만 10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경기중에 불만사항이 생기면 남학생들은 보통 교사가 근처에 있을 때는 바로 와서 공개적으로 항의를 하는데, 여학생들은 한 명 혹은 두명이 같이 와서 조용히 얘기합니다.
지난 겨울 방학때 저희 반 아이들을 데리고 에버랜드에 갔었습니다. 눈썰매 타기 위해 한 20분 기다리려니 지루하고 배고파서 묵직한 가방을 들고 있던 여학생을 설득해서 같이 과자를 먹기로 했는데... 처음에는 같이 먹자는 식으로 얘기하던 여학생들도 그 과자에 손을 안댑니다. 결국 저만 몇 개 집어먹고, 과자 주인도 한 두개 먹고 그냥 대충 싸서 다시 가방에 넣어주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여학생들은 과자를 꺼낸 친구가 정말 동의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강요에 의해서 과자를 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과자를 먹는다는 것은 친구 마음을 상하게 하고 과자를 뺐는거나 마찬가지라는 거죠. 만약 그 여학생이 과자를 꺼내어서 같이 먹자고 자발적으로 말했다면, 여학생들은 별로 먹고 싶지 않아도 한 두개는 먹었을 겁니다. 그 여학생의 마음을 생각해서요.
한편 남학생에게 제가 똑같이 같이 과자 먹자고 설득해서 과자를 꺼냈으면 어땠을까요? 누가 먹으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과자를 먹으려고 달려들었을 겁니다. 심지어 남자애들을 선동해서 '쟤는 과자도 많고 우리 배고프니 우리힘으로 과자를 꺼내먹자'고 행동을 개시했다면 여러명이 팔다리 붙잡고 과자를 강탈하는데 협조했을 겁니다.
집단을 놓고 보면 여학생들은 문제를 놓고 볼 때 상대방과의 정신적인 교류를 중시하면서 일을 진행하는데 반해서, 남학생들은 빨리 일을 해치우든지 비과제행동을 하면서 문제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팀웍을 맞추는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여학생들이 앞서고, 남학생들은 일의 진도는 빨라서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배울 것을 제대로 못배우는 경우가 많지요.
에릭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여학생들의 은밀한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소녀들의 심리학'을 보더라도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초등현장에 있는 저로서는 학급에서 남녀비율이 비슷하더라도 영향력으로 본다면 여학생 6~70%, 남학생 3~40%의 에너지가 결합되면 학급에서 배울 것을 배우고 놀 것을 놀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학생 에너지 비율이 60이 넘어가면 학급내의 갈등과 반목, 사건 사고가 빈번해지고, 70%가 넘어가면 정상적인 수업진행이 힘들어지고, 80%이상 되면 남학생들을 비난하던 여학생들도 교사를 같이 비난하고 교실이 붕괴됩니다.
'여러명이 팔다리 붙잡고 과자를 강탈하는데 협조'....................여성들 세계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 맞습니다......과자를 기꺼이 내놓지 않으려는 것을 아는 순간, 벌써 상처 입고 물러서죠.....
구조론에 올라온 글을 보다보면 가끔식 여자를 타자화 시키고 사물화 시키는 관점을 가진 글들이 있습니다.
여자를 이해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훈련하지 않아서 인지, 여자를 성적 대상, 두려움의 대상, 적대적 이거나 지배의 대상으로 관점화 하는 것들이 때때로 있습니다. 적어도 구조론에 반해서 여기 오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것들은 극복해야 하지 않나 싶어 아쉽네요.
여자는 연애의 주도자 맞습니다.
고참은 병영의 주도자 맞습니다.
여왕은 국가의 주도자 맞습니다.
하지만 주도자들이 항상 모든 것이지는 않습니다.
주도자들이 진정 강자라면 그래서 떠떳하다면 결코
그들은 우회적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약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약점을 찾아 딜을 하세요. 그게 바른 태도라 보여집니다.
주도자의 눈치를 살펴서 미리 기는 행위는 노예의 삶 아닐까요?
ps.강자도 아닌 약자들이 주도자가 된 것은 자발적 결정이 아닙니다.
떠밀린 거지요. 그리고 그 가면을 벗을 용기가 없는 겁니다. 거늬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