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어만으로 대박내는건 광고쟁이 뿐이다. 스컬리는 광고쟁이 출신이다. 혁신은 100개의 아이디어 중에서 98개를 잘라내는 지난한 과정이다. 아이디어를 전개시키는건 팀플레이다. 결국 팀을 만드는 자가 주인공이다. 워즈니악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었지만 팀을 이끌 사람은 아니다. 테슬라를 떠받드는 사람 중에 에디슨의 진짜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테슬라는 말했다. ‘에디슨은 미련한 노력가다. 이 양반은 헛간에서 짚검불을 하나하나 뒤집어서 잃어버린 바늘을 찾는 사람이다.’ 에디슨은 반격했다.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이다. 99퍼센트의 노력은 자동진행일 뿐.’ 언론은 왜곡했다. ‘천재는 99퍼센트의 노력이라고.’ 에디슨은 당황했다. ‘그게 아니고요. 내가 말했자나요. 천재는 영감이라고요.’ 말귀를 못알아먹는다. 세상은 편한대로 받아들였다. ‘에디슨이 말했잖아. 천재는 노력이라니까. 노력해 노력!’ 정말 말귀를 못 알아먹는 세상이다. 그래서 필자의 이런 부연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분명히 말한다. 에디슨은 노력가가 아니다. 노력을 줄이는 포드시스템을 만든 사람이다. 빌 게이츠와 같다. 일종의 사무자동화다. 그는 전구를 만들기 위해 3만번을 실험했다. 이건 노력가의 방법이 아니다. 에디슨은 데이터를 취합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며, 3만번의 실험은 데이터를 취합할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노력가들은 되지도 않는 소재를 가지고 하루종일 주무를 뿐 실험을 안 한다. 실험은 방법을 찾아낸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통은 중구난방으로 행동하다가 혼란에 빠져서 머리칼을 쥐어뜯게 된다. 에디슨은 차분하다. 부하직원 300명에게 한 사람당 100번씩 실험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그가 부하직원 300명에게 각자 백가지씩 실험하도록 분배할 수 있었다는 거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게 안 된다. 팀마다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되지도 않는 실험을 반복한다. 저쪽 부서에서 실패한 실험을 이쪽 부서에서 반복한다. 이거 해결해야 천재다. 에디슨은 많은 아이디어를 훔쳤다. 그 아이디어를 원주인에게 돌려부면 발명이 나올까? 천만에. 발명은 에디슨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실험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실험하지? 데이터를 취합하고 역할을 분배하는 기술이 없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으나 발명은 시스템을 만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필자가 파인아트와 이발소그림을 차별하는 것도 그렇다. 결국은 팀플레이냐 아니냐. 곧 시스템이냐 아니냐다. 한의학은 병을 고쳐도 시스템을 못만들었고 양의학은 시스템을 위해 아이디어를 죽인다. 그래도 정답은 시스템이며 아이디어에 연연하면 안 된다. 세상에 아이디어가 없어서 돈을 못 버는게 아니다. 아이디어를 구현할 팀이 없어서 못하는 거다. 무작정 창조경제 한다고 창조가 되랴? 박근혜 창조타령 백날해도 창조가 안 된다. 왜?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두 가지 유형의 천재가 있다. 잡스처럼 남이 못하는 생각을 해내는 천재, 손정의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합리적으로 하는 천재. 넥센의 이장석 구단주는 후자에 속한다. 특별한건 없다. 그러나 합리적으로 움직인다. 그는 적어도 팀을 운용할줄 아는 사람이다. 드물게 둘 다 되는 사람도 있다. 카이사르 같은 사람이다. 카이사르는 창조적이면서 시스템적이다. 한니발, 알렉산더, 나폴레옹은 창의적이었을 뿐 충분히 시스템적이지 않았다. 물론 나폴레옹에게도 시스템적 면모는 있다. 그러나 정복 이후 봉건주의로 퇴행했다. 알렉산더도 그렇다. 알렉산더는 페르시아 시스템을 도입했다. 마케도니아는 시민이 3천명쯤 되는 소국이다. 스위스의 직접 민주주의에 가깝다. 페르시아는 제국이다. 알렉산더는 시스템적 사고를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에디슨과 잡스도 시스템적 사고를 한다. 잡스는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다. 창의가보다 장인정신이다.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될 때까지 지우개질을 하는 사람이다. 장인정신도 일정한 경지로 가면 시스템적인 측면을 가진다. 장인들은 머리 속에 고정된 모형이 있다. 도자기는 이런 모양이어야 해. 하고 정해놓았다. 이 부분은 답답해 보인다. 필자가 디자인을 설명할 때도 그렇다. 이렇게 해야 해 하고 고정시키는게 있다. 본능적으로 반발하는 사람 있다. 왜 고정시키지? 자유롭게 내버려두지 않고.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자유는 기본이 된 사람이 하는 거다. 기본은 알아야 하고 지킬건 지켜야 한다. 잡스는 기본을 중시했다. 머리 속에 ‘컴퓨터는 가전제품처럼 원터치가 되어야 해’ 하고 고정시켜 두었다. 답답하다. 왜 자유롭게 풀어놓지 않고? 뼈가 있어야 살이 붙는다. 고정시켜야 변주가 가능하다. 화음은 고정된 틀이다. 고정된 화음을 알아야 자유로운 변주가 가능하다. 새가 자유롭게 나는 것은 고정된 밸런스가 있기 때문이다. 대칭이라는 고정된 구조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뼈가 없으면 대칭이 안 된다. 문어는 뼈가 없어서 동작이 자유롭지 않다. 불필요하게 다리가 많다. 사람은 뼈가 있으니 몸을 뒤로 틀 수 있다. 두 손으로 자유자재다. 문어는 그게 안 된다. 몸을 틀지 못하니 뒷다리 쓴다. 잡스는 독단적이지만 자기팀 안에서는 지극정성으로 팀플레이를 하는 사람이다. 팀플레이에 적응 못하는 관료를 축출했지만 말이다. 구조는 팀으로 가고 시스템으로 간다. 혼자 안 가고 함께 간다. 누구나 테슬라가 될 수는 없지만 에디슨은 될 수 있다. 단 구조론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워즈니악이 될 수는 없지만, 당연히 잡스도 될 수 없지만, 잡스를 옆에서 지켜본 팀 쿡은 될 수 있다. |
감명깊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