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36536
이런건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이건 뭐 서울대 수석합격자가 교과서만 공부해도 된다는 말과 같네요. 글을 잘 쓰려면 일단 글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글의 구조는 생각의 구조를 따라갑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일단 생각을 대량생산하는 공장을 갖추어야 합니다. 요리사가 칼만 있다고 요리를 할 수 있는건 아니고, 도마가 있어야 무라도 썰죠. 칼과 도마의 구조, 곧 대칭원리만 알아도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보기 좋은 미문을 쓰지는 못해도 어떻게든 진짜배기 글을 쓸 수가 있습니다. 내한테 오면 예쁜 글을 잘 쓰지는 못해도 일단 진자배기 생각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은 알려드립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든가, 혹은 남의 책을 베껴쓴다든가, 시를 3천수쯤 외운다든가 이런 걸로도 글쓰기 실력은 늘겠죠. 그러나 이런건 남에게 보여주는 글입니다. 진짜 글은 자기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의견이 있어야겠죠. 의견이 있습니까? 당신은 세상에 대해 당신만의 각별한 의견이 있냐구요. 의견도 없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면 말이 되나요? 잘 써봤자 그건 가짜 글이겠죠. 저야 초딩 백일장에 상 한번 못 받아본 사람입니다. 원래 글쓰기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러나 구조를 알면 생각이 갖추어지고,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지고, 글쓰기에 앞서 일단 말 많은 사람이 됩니다. 말이 많아져야 합니다. 했던 말 또 하면 안 되고, 남이 하지 않는 말. 진짜배기 말이 내 안에서 흘러 넘쳐야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결국 어떤 대상을 관점이라는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난도질을 치는 겁니다. 자기만의 세상을 보는 관점이 있어야 난도질을 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애초에 관점이라는게 없는 사람이 다수라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관점은 스타일입니다. 셀로판지와 같습니다. 어떤 소재가 들어오든 셀로판지 안으로 들어오면 거기에 맞추어 색깔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대한 하나의 포즈입니다. 이상의 날개 서문을 연상해도 좋소.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어느 지점에 선다는 그런 설정이 있어야 합니다. 글을 잘 쓴다는건 수준이하고 세상과 나의 대결구도에서 글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세상의 어느 지점에 각을 세우느냐지요. 정상에서 전모를 보는 시야를 얻어야 합니다. 밑에서 쳐다보면 실패입니다. 위에서 아래를 굽어봐야 글이 대량으로 복제됩니다.
이 사람의 말은 어디서 배워서 써먹는 말이 아니다. 생각해서 알아낸 말도 아니다. 머리 속에 사유의 모형을 세팅해놓고 모형에서 빼먹는 말이다. 자기만의 관점과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말하기든 글쓰기든 생각하기에서 온다. 생각을 어떻게 하는가? 대칭>비대칭이다. 일단 아래로 한 칸을 내려간다. 지도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다시 위로 한 칸 올라간다. 지도자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대칭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음 상부구조로 도약한다. 하부구조에서 사람들과 지도자가 대칭이다가 상부구조에서 국민과 국민바깥의 대칭을 만든다. 국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려서 돌아가는 판구조 전체를 흔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더 높은 세계를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빨간물을 타면 빨갛게 될까? 천만에. 이쪽에서 빨간물을 타는 만큼 저쪽에서 파란 물을 타서 결국 새카맣게 된다. 리더가 의도를 가지고 대중을 이끌 수는 없다. 단 국민이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얻게 되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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