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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10 vote 0 2014.01.22 (14:35:53)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newsid=20140119210509384

 

     

하버드에서 영어강의보다 스트레스받는 시간이 점심시간이다. 도살장 같은 교수식당에 가면, 알지 못하는 교수들과 합석해야 하고, 그들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석학으로 알려진 분들이다.

   

미리 준비되지 못한 상황은 나로선 매우 불편하다. 무슨 대화가 테이블 위에 오를지 몰라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대화의 소재는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특정한 수학문제가 나오면 그들이나 나나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는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입시로 단련되었으니까. 문제풀이에서는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과 나와의 차이는 문제를 만들어 내는 능력,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다. 평상시 내가 간과하던 자연 현상들, 기술적으로 접근 불가능한 문제들,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사회의 부조리, 비효율, 고비용 이슈들이 테이블 위에 올려졌고 가끔 기막힌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왔다.

 

오해하지 말자. 문제를 정의하는 것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복지를 더 늘여야 한다', '성장 우선이 되어야 한다' 등의 주장은 문제 제기이지 문제 정의가 아니다.

문제를 정의하려면 무엇을 목표로, 어떤 방법을 취하고, 예상되는 부작용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과,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짚어내야 한다.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딜레마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다. 어떤 학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를 해결하는 능력이 창의성의 핵심이라 본다.

 

이런 능력을 타고 난 사람도 있긴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창의성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열쇠는 인문학과 예술이 쥐고 있다. 다시 하버드 교수식당으로 돌아가 보자.

 

보스턴 다운타운 교통문제를 논의하는데 그리스 신화, 애덤 스미스, 찰스 다윈, 심지어 영화 러브스토리가 등장한다. 이런 소재들로부터 러시아워 교통체증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이에 대한 공학적 해결책이 제시된다.

 

문제정의의 중심에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적 경험이 있다. 우리는 매 순간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산다. 이왕이면 남이 만들어준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동적으로 살기보다는 내가 내 문제를, 이왕이면 멋있고 의미 있는 문제를 만들면서 살자.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은 무엇을 해야 하나 묻지 말고, 오늘은 무엇을 하면 좋을까 생각해보자. 인문학과 예술을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다.(원광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

 

    딱 봐도 뭔가 아는 사람이다. 아줌마들 모아놓고 수다나 떨면서 그걸 철학이라고 여기는 삼류들과 다르다. 이 양반이 과연 자기 분야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사용하여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냄새는 맡을줄 안다. 그 바닥에서 제법 놀아봤다. 이렇듯 진짜와 가짜는 차이가 있다.  누구나 문제제기는 할 수 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된다. 독일은 어떤데 한국은, 스웨덴은 어떤데 한국은, 진중권이나 박노자류 사이비들이 전매특허로 쓰는 수법 있다. 속지 말자. 걔네들은 진짜가 아니다. 껍데기다.

 

    무뇌좌파들은 단지 문제를 제기하기만 한다. 상대방이 풀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해놓고 의기양양해 한다. 꼴통우파들은 문제를 풀어내기만 한다. 그들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경제성장이다. 성장만능주의다.

 

    좌파와 우파의 이 방법은 후진국에서만 먹힌다. 좌파들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문제를 제기하므로 언제라도 비교할 선진국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우파들은 경제성장을 제시하므로 고도성장을 계속해야 한다. 이들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한국의 고도성장시대는 끝났다. 더 이상 7퍼센트 성장시대는 오지 않는다.

 

   문제해결에 치중하면 남의 집 하수도나 고치며 살게 된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그들이다. 그들은 실무자들이다. 배트맨 보다 집사가 더 유능한 해결사다. 나으리보다 운전기사가 더 유능하다.

 

    자칭 우파라 불리는 그들은 실제로는 집사 아니면 운전기사다. 몽구나 건희가 제법 돈을 챙겼지만 본질은 열등감으로 똘똘뭉친 집사고 기사다. 그들이 박근혜를 찬양하는 이유는 오기 때문이다. 그 오기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현찰이다.

 

    현찰만 뿌리면 다들 복종하는데 꿀릴게 뭐냐 이거다. 사실 그들은 꿀릴게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10년 전부터 계속 '꿀릴게 없잖아!' '꿀릴게 없잖아!' '꿀릴게 없잖아!' 하고 반복하여 외치고 있다. 그게 뼛골에 사무친 열등감이다.

 

    문제제기에 치중하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백수가 된다. 오래가지 못한다. 그들도 호주머니가 채워지면 놀기 바빠서 문제를 더 이상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정답은 따로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정답은 문제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피아노 조율사와 같다. 어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모든 것을 연결하여 커다란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다. 한국스타일은 이런 것이다 하는 모형을 제시하는 것이다.  

 

    '딜레마를 돌파한다'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대칭과 비대칭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딜레마는 상부구조의 동원을 통한 시간의 지연으로 해결된다. 가족 안에서 한달 사이에 일어난 딜레마는 부족, 혹은 국가 안에서 10년짜리 문제로 지연된다. 그것이 답이다.


[레벨:11]큰바위

2014.01.22 (20:03:25)

보이지 않는 제 3의 길을 찾아떠나라. 

그게 원안이든, 대안이든 상관없다. 

그게 창의다. 

[레벨:8]상동

2014.01.23 (11:06:40)

하버드 교수세력속에서 그들과 키높이를 맞추다보니 그런 사고를 하게 된 거네요.

그런 사고를 하니까 현재 짱 먹는거고..

하지만 딱 거기까지..

더 높은 상층부는 여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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