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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id: chow
read 955 vote 0 2024.08.18 (19:42:23)

두뇌 내부의 신호 전달 체계는 크게 2개의 경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두뇌 뿐만 아니라 신체 전반을 통제하는 신호 체계도 마찬가지다. 


첫번째는 신경세포, 즉 뉴런을 통한 직접적인 신호 전달이다. 전기를 통한다.

두번째는 혈관을 통한 호르몬 전달이다. 화학물질을 통한다.


두 신호체계는 특징이 있는데 크게 보면

뉴런을 통해 신호전달을 할 때는 정확한 타겟팅이 되고 

혈관을 통하면 타겟팅 되진 않지만 한번에 모든 기관에 무차별적으로 전파된다.


이는 다른 사람의 귀에 속삭이는 것과 길거리에서 소리를 꽥 지르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귀에 속삭이면 자세히 전달하지만, 소리를 꽥 지르면 자세히 전달하기 어렵다. 각자 특징이 있는 것.

그럼 두 가지 상반된 신호체계가 의미하는 것은?


그것은 정보의 계층구조이다. 

게시판을 보더라도 공지 게시물이 있고 개별 게시물이 있다. 

공지 게시물은 개별 게시물에 대한 규칙이 된다.

개별 게시물은 서로 대화한다. 


링 위에 두 선수와 심판이 있다.

심판의 명령은 어느 한쪽에만 전달되지 않는다. 

한쪽에만 경고를 주는 것 같지만, 그걸 다른쪽도 동시에 봤을 때만 그 경고는 의미가 생긴다.

심판은 다양하게 말하지 않는다. yes or no 정도로 간단하게 전달한다. 규칙이 원래 그렇다.


선수들의 주먹은 심판을 향하지 않는다. 

도전자와 챔피언이 부단히 주고받을 뿐이다.

그들의 주먹내지름은 변증법 대화의 한 방법이다. 

상대의 전술과 전략, 주먹을 읽고 그것을 이길 주먹을 뻗어야 

승점을 쌓는다. 가끔은 카운터도 좋다. 한빙에 보낸다.


우리는 안다. 챔피언은 과거의 챔피언일 뿐이라는 걸.

도전자가 이기는 순간 도전자가 챔피언이 된다.

링위의 챔피언은 부단히 바뀌지만,

그건 선수가 부단히 은퇴하고 데뷔하기 때문이고

좌뇌와 우뇌처럼 선수가 바뀌지 않으면

어느 한쪽이 우세한 상황이 이어진다.


뇌과학 분야에서 분리뇌 현상이란 게 있다.

간질 환자의 뇌량을 일부 절제하면 

좌뇌와 우뇌의 대화 일부가 끊어져

둘 사이에 의사통합이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 생긴다.

외계인 손 증상이라고도 부른다.


간질은 낫는데 내부에 인격이 두 개가 된 것 같은 현상이 생긴다. 

이것은 정보전달의 불협화음에 의한 것이다.

서로 견제하며 열심히 합을 맞춰놨는데

그걸 절단한 것이다.


두 개의 신호 전달 체계는 물리적으로만 나뉘는 게 아니다.

모든 신호 전달은 반드시 이중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한다.

프로그래밍이라고 하더라도 일반 언어와 약속어가 나뉜다.


OOP라면 파라미터와 클래스, 변수와 함수(메서드)의 이중 구조가 중첩되어 있다.

문장이라면 안은 문장과 안긴 문장이 구분된다. 

물리적으로든 의미적으로든 모든 신호체계는 이중적이다.

형식과 내용은 언제 어디서나 성립한다.

그래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동물의 좌뇌와 우뇌는 

뉴런으로 직접 연결된 동시에

상부구조와 화학적으로 간접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완전해진다.

보통은 뉴런의 전달과 호르몬 전달을 별도로 설명하는데

둘은 함께 설명되어야 완전하다.


물리학이라면

작용과 반작용이 있고

그 이전에 장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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