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dezign.tistory.com/m/post/view/id/857
링크한 주소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그러나 이런 류의 지당한 말씀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됩니다.
다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요.
무엇보다 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게 중요합니다.
유시민이 예로 든
박경리의 토지는 장편인데, 장편은 원래 타고난 글쟁이들이 쓰는 겁니다.
타고난 글쟁이라면 몰라도 보통사람에겐 버거운 거죠.
어휘야 많을수록 좋지만
진짜 글은 많은 어휘가 필요없습니다.
현대문학은 장편보다 단편을 쳐주는 거고,
아는 사람은 미사여구로 수식된 미문보다 핵심을 찌른 건조한 글을 쳐줍니다.
화려하게 그린 그림은 이발소 그림이고,
화려하게 부른 노래는 뽕짝이고
미사여구로 장식된 화려한 글은 이발소 글입니다.
진짜 글은 심플해야 합니다.
잘난척 하는, 딱 봐도 글쟁이 글은 곤란하고
평소 쓰는 어투로 된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어야 진짜입니다.
글을 잘 쓰려면 무엇보다 글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패턴을 읽어서 '정답은 이런거다' 하는 공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어와 동사, 전제와 진술, 전건과 후건이 지속적인 대칭을 이루며
핑퐁게임을 벌여가는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두 사건에서 공통되는 패턴을 알아채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어떤 대립되는 둘 사이에서 중립적인 지점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축구를 한다면 두 팀의 대결구도 안에서
중립은 첫째 심판이고, 둘째 관객이고, 셋째 주최측입니다.
논쟁을 하든 뭐를 하든,
아군으로 적을 치는게 아니고 중립지대를 하나씩 점유해가는 겁니다.
* 난 김희선보다 이효리가 좋아. 이효리가 더 몸매가 좋으니까.
* 근데 너 이효리하고 동창이냐?
여기서 핵심은 고수는 절대 김희선과 이효리의 몸매나,
혹은 의제가 된 부분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거죠.
글쟁이는 의제를 안 건드립니다.
예컨대 박근혜를 까려면 박근혜 이름 석자도 언급 안 합니다.
대신 심판을 까고 조중동을 까죠.
정종철에 대해서 말한다면 정종철 외모는 절대 언급 안 합니다.
자본주의 비판할 때는 자본주의, 착취, 억압이라는 단어를 언급 안 합니다. 그게 고수.
결론적으로 글을 잘 쓰려면 기본적인 공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 다음은 수학문제 풀듯이 대입해서 풀어내는 겁니다.
그것은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중립지대를 점유해 나가는 것입니다.
글쟁이는 자기 생각을 말하면 곤란합니다.
과학법칙을 말해야죠.
'나의 생각은 이래.' '난 이렇게 생각하거든.'
이런거 최악입니다.
왜 자기생각을 말하죠? 누가 물어봤냐고요?
인류의 대표자 입장에서 인류의 생각, 진리의 생각을 말해야 합니다.
나의 생각은 주관이고 진리의 생각은 객관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생각은 나의 편이고 진리의 생각은 중립지대이기 때문입니다.
아전인수를 배제하고 너와 나에게 공통되는
필연의 구조를 드러내야 합니다.
구조론은 2에서 1을 얻는 것입니다.
2와 1사이에 있는 것은 절차인데 절차는 중립지대입니다.
일어난 결과가 아니라 의사결정과정을 공격한다는 거죠.
이것도 논하려면 책이 한 권인데.
내주세요 책
어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건지 궁금하오.
문학가가 되어 노벨상을 받겠다 이건 아니겠지요.
제가 이야기하는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단 문장의 호응이 안 됩니다.
하나의 완결된 문장을 못 쓴다는 말이지요.
이런 부분을 말하는 거죠.
넹..맞습니다
노벨상 수준, 문학가 수준의 수려한 글이 아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더 정확히는
자기가 생각하는 주제, 인생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는데
이 글을 과학적으로 풀어서 쓰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A4 10매 정도 길이의 글이면 한 가지 소주제로 글을 쓰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분량 안에서 먼저는 이 주제가 맞는 것인지, 이걸 어떻게 증명해 나가는 지
문장의 구성이나 글쓰는 형식은 어떠해야 하는 지 등이 궁금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논설문쓰는 방법으로는
서-본-결의 형식에 먼저 주제를 밝히고 주제에 관한 논거를 찾고, 논거의 예시를 찾고,
결론을 맺고 정도로 배웠는데 부족합니다.
논설문을 쓰는 법 따위나,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건 기술적인 논리인데
정작 자기논리를 갖는 방법은 배운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그 기술적인 논리도 잘 모르고 안와닿음. 무슨무슨 추리네, 무슨무슨 오류네)
예를 들어,
개고기를 먹는 건 나쁘다. (글에서 쓰고자 하는 주제)
개는 인간의 친구이다. (대전제)
친구를 먹을 순 없다. (소전제)
그러므로 개를 먹는 건 친구를 먹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고기를 먹는 건 나쁘다. (결론)
글고 이 글의 주제인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에 예시를 들어봤자
개고기를 섭취하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율 같은걸
억지로 갖다 부칠수는 있는데
딱봐도 이런건 아니잖아요
동렬님 글 보믄 자연법칙(구조)을 따라서 글을 쓰시는데
그런 굵직한 느낌을 가지고 글을 푸는 거랑 자실자실한 테크닉 가지고 글을 쓰는 거랑은
파괴력이 다르네요.
애초에 그 주제를 건드리려면 그 주제가 아니라 변두리를 공략(딴소리로 공략)하면서
그 주제에 모순이 있다는 걸 드러내는 방식이 적절한 방식이라는 걸 느낌으로는 알겠는데 확실히는 잘 모르겠네요.
정리하자면,
내가 말하는 게 맞다는 걸 표현하는 법, 상대방이 말하는 걸 논파하는 법
그니까 쉽게 말하면 글로 조지는 법이 궁금하네요
글로 조져서 항복하는 예를 못봤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지식을 입증하는 방법
상대방이 모르는 현학적인 단어를 들이대서
'일단 더 배우고 와. 너하고는 말이 안 통해.' 이걸로 기죽이는 거.
둘은 상부구조를 끌어대는 거.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더 큰 건수가 있다고 해서 말문을 틀어막는 거.
두 방법 중에서 전자는 가방끈 긴 사람들이 쓰는 방법이고
후자는 구조론의 방법입니다.
예컨대 '개고기 먹지 말자' 이건 절대 동의 안 합니다.
논쟁으로 가능한 경우가 아니에요.
강자가 약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거.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사람은 주로 어린이나 여성이니까.
개고기 안 먹는 외국인과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거
(일본 만화작가는 한국 비난 안 합니다. 진격의 거인은 몰래 하다가 들킨거)
달러를 벌어들이려면 별 수 없다는 거죠.
어떤 제한된 범위 안에서 논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절대로 없습니다.
논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걸 구조론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수결의 문제가 아니라 포지션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논쟁에서 승리한것처럼 보이는 경우는
상대방이 말빨이 딸려서 속으로 분을 삼키고 있는 거죠.
반드시 대응논리를 만들어 옵니다.
thank you, sir! ^^
짐작컨데
친구들이 상담을 요청해와도 그 상담내용에 대해서 일일히 설명해주고,
이런 방향이 옳아 라고 조언해주는 게 대부분 소용이 없었던 것도 비슷하네요
(직접적으로 가르치려는 행위가 안먹히는 이유)
"이 상황에서 너는 이렇게 해야지, 그렇게 하면 안돼"
그러면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대개 감정적으로 위축이 되서 반발심이 생기고, 청개구리처럼 행동함.
상담받으려는 사람들의 특징이 자기가 듣고 싶은 답을 들으려는 하는 경향이 있음.
답정너 스타일. 답을 정해놓고 확인받으려함. 상담도 단지 감정적인 보상, 피드백을 얻으려 하는 도구일 뿐.
그래서인지 내딴에는 옳은 말을 한다고 할 수록 안먹혀듬.
(사실은 옳은 말을 하는 행동자체가 넓게 보면 옳은 행동, 먹혀드는 행동이 아님)
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