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
군자는 사람을 넓게 사귀되 패거리를 짓지 않고 소인은 패거리를 지을 뿐 사람을 넓게 사귀지 않는다.
-공자, 『논어』, 「위정편」 12
자고로 군자라면 공사구분을 하고 눈치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상황판단을 해야 하는 것. 똑똑한 사람이 유연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 고무줄 같아서 그런게 아니라 판단의 기준이 구조적 판단에 의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멍청한 사람은 판단의 기준이 고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의사결정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때문이죠.
대부분 사람이 나이가 들 수록 보수적으로 변하는 이유는 체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 의사결정을 안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뇌과학적으로 보자면, 학습은 언제나 새로운 학습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자는 구조적 학습 혹은 메타적 학습을 하여 일반인과 차별됩니다.
학습의 학습인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것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이고 전체적인 것을 학습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조적 학습은 이전의 학습이 새로운 학습을 오히려 가속시킵니다. 양적인 학습이 아니라 질적인 학습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공자의 발언은 친목질을 하지 말라는 건데, 저렇게 말하면 어려우니 쉽게 번역하자면, "집단 안에 집단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입니다. 소인배는 개인주의를 하는 자로서, 개인주의도 일종의 집단 안에 만들어진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집단의 이득을 훼손하는 거죠.
인터넷 모임 상에서 친목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집단 내 집단으로 인해 큰 집단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서약 중에 "10년이 지나도 처음의 마음을 잊지말자"라고 하는 게 있는데, 거칠게 번역하자면 개인주의 하지 말라입니다. 그렇다고 개인주의를 아예 안 하면 집단이 또한 멸망하는데, 제 발언이 모순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이 개인과 그 개인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군자는 집단을 포용하는 적극적 개인이고, 소인배는 집단을 적대하는 소극적 개인입니다.
부족을 만들어야 편안해지는게 인간.
부족을 만드는 방법은 전쟁을 벌이는 것.
모든 부족민은 주변 부족과 잠재적 전쟁상태에 있습니다.
전쟁을 하지 않으면 부족이 깨져서 가족이 됩니다.
아마존 정글에서 조에족은 제주도만한 면적에 200명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외부인은 하루 종일 정글을 돌아다녀도 조에족 한 명을 만나지 못합니다.
그런데 백인 방문자가 정글에 들어가면 조에족이 다 모여 있어요.
어떻게 사발통문을 돌려서 다 알고 모여들었지?
전쟁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제주도만한 면적에 흩어진
조에족 200명을 한 자리에 모을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패거리를 만들고 전쟁을 벌이라는 것은 유전자의 명령.
일베와 메갈은 전쟁을 하고 싶은 본능이 발동된 것입니다.
식욕, 성욕, 권력욕처럼 전쟁욕이 있는 거지요.
도박도 일종의 그런 심리, 자기와의 혼자 전쟁.
양아치 조폭과 마찬가지로 소인배를 물리적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고를 칩니다.
군자와 소인배를 갈라서 군자의 무리에 끼워주지 않는 방법으로만 제압이 가능한 것.
그러려면 군자의 모임이 먼저 발족되어야 하는데
그걸 주도할 진짜 군자가 없어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