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사람들은 현실적인 답변을 원하겠지만 이곳에서는 비현실적이어야 한다. 현실적인 대답은 엄마아빠가 해준다. 동네 형들도 좋은 조언자가 된다. 닥쳐! 꿈은 공유되지만 현실은 사유된다.


    ‘꿈이 뭐냐?’ ‘7급 공무원?’ ‘닥쳐!’ 사유되는 것을 말하면 자기소개다. 네 꿈 말고 인류의 꿈 말이다. 공유되지 않는 꿈은 꿈이 아니다. 이쯤 되면 필자가 무슨 말 하는지 대략 감잡았을 터.


구조칼럼

스물세살에 해봐야 할 일 중에서


자기소개를 하지 말라는 말,

오늘 뼈저리게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평상시 주변에 말해 놓기를

고민이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연락 하라고

비공인이지만 상담전문가니까 나랑 얘기하라고 말이죠.


오늘 고민을 가진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나 대화에는 소통의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냥 혼자 떠들고 말았습니다.


하루 종일 고민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


대화를 마친 후 가시지 않는 뭔가의 찜찜함...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거죠.

제가 계속 떠들어 댔으니 소통이 있을리가 없죠.

하지만 여유가 부족했다는 그것만으로도 확실한 답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 기분에 괴로워하며 고민을 하다가

문득 떠올랐죠.


자기소개 하지 말라는 저 말은

전의 다른 글에서도 종종 봐왔던 건데

자기소개 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문득 깨달았습니다.


오늘 제 태도가 딱 그랬습니다.

자기소개나 했던거죠.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답이다 라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 라고

도움을 주겠다고

답을 주겠다고 말을 풀었으니

듣는 상대도 곤욕이었겠죠.


누군가와 가장 상큼한 대화를 나눴던 때를 떠올렸죠.

그때 저는 상대의 고민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이러한 상황이 있는데 이런 고민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지?

자기소개나 하는 식이면 그런 상황에는 이러이렇게 하면 된단다~

라고 충고나 했을 테지만


그때는 제 답변이 이런 식이었죠...


한 번 생각해보자.

조금 다른 얘기지만 말이야

어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엄마와 장난치는 7~8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 아이를 봤지.

엄마에게 장난 치는 그 천진한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라니까?

그런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거지.


내 소개를 하지 않고 무엇이 아름다운 건지에 대해서 얘기를 풀어나갔죠.

스스로도 뿌듯했던 대화였습니다.

그때는 그날은 그냥 뭔가에 홀렸던 걸까요...

아니면 지금 여유를 잃은 탓일지...


아무튼 오늘 종일 고민하다가

자기소개를 하지 말라는 게 무슨 뜻인지 문득 생각이 나서 글을 남깁니다.














[레벨:11]큰바위

2013.07.22 (21:34:33)

자기 개입을 시키고 안시키고, 

감정 빼고 안빼고, 

답을 주고 안주고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상담할 때, 내가 가진 답은 내 답이지, 그사람 답이 아닙니다. 

내답도 되고 그사람 답도 될 때 정답이 되는 거. 


북미의 상담 제 일 원칙, 

자기 소개 하지마라. 

그리고 답주지 마라. 


자기 소개하고, 답주면 소송당한다. - 철저한 자기 배제의 좋은 예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래서 섭섭해 하고, 제대로된 상담 잘 안합니다. 

상담 잘한다는 사람 보면 다 자기 알아주는 사람 찾아가고 칭얼대는 수준이지요. 

[레벨:0]아이월드

2013.07.23 (11:15:01)

저도 어쩔수없는 관계로 상담을 하다보면 허실을 많이 느낍니다.

상담을 원하는 쪽에서 진심으로 답을 원하는게 아닌 경우가 많더군요.

묻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실은 신세한탄과 동병상련을 바라는 경우.

 

절대 답을 말해서는 안되고 주변을 빙빙 돌면서 뜸만 들이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관심 무위로 대하다보면 자기가 알아서 답을 말해버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레벨:11]큰바위

2013.07.23 (20:59:43)

상담을 원하는 사람 (내담자)도 수준이 있습니다. 

수준에 맞추어야 하는데, 아예 상담이 불가능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상담 고수들은 이런 분들도 잘 대하지요.

고수는 관계를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담도 잘 합니다. 


고수는 답을 말해주지 않고 선문답하듯 질문을 많이 합니다. 

질문 속에서 답을 스스로 찾으라는 뜻이죠. 


그리고 못알아 들으면 

너는 "귀도 없냐?"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는 말)

"너는 책을 읽을 때 글자만 읽냐?" (행간을 읽으라는 말)

"전제도 모르냐?"(숨은 뜻을 찾으라는 말) 는 등의 말을 하지요, 


동렬식으로는, "말하지 마시오."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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