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871 vote 0 2016.01.20 (14:50:50)

     

    어떤 사람이 피아노를 쳤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어떤 의도나 목적, 혹은 신념 때문이 아니다. 그런 잡다한 이유들은 다른 사람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혹은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꾸며낸 바 연출된 것이다. 진짜는 따로 있다. 첫째 피아노를 칠 줄 알기 때문이다. 둘째 피아노가 고장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그 피아노가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첫째 피아노가 없기 때문이고, 둘째 피아노 줄이 늘어져 좋은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고, 셋째 피아노를 연주할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아노를 주고, 조율해주고, 연주하는 법을 알려주면 누구라도 피아노를 연주한다. 세상은 그 자체로 커다란 하나의 악기다. 인간 역시 하나의 악기다. 처음에는 인간이 세상을 연주하지만 다음에는 세상이 인간을 연주한다.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인간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생각의 정석 36회]


    피아노를 만나면 피아노를 친다. 피아노를 만났는지가 중요하다. 제대로 만나야 제대로 연주한다. 인간이라는 악기가 좋은 환경을 만나면 좋은 소리를 낸다. 나쁜 환경을 만나면 나쁜 소리를 낸다. 우리는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만 관심이 있고, 반대로 세상이 인간을 어떻게 연출하는가에는 관심이 없다. 깨달음은 세상이 인간이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다. 좋은 소리를 토해내는 좋은 악기라야 한다. 좋은 만남으로 가능하다. 소리를 토해내지 못하는 깨달음은 가짜다.



aDSC01523.JPG


    세 사람이 같은 방향을 쳐다보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이 모두 고개를 들어 그 방향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가 보던 방향을 플라톤이 보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자 모든 사람이 그 쪽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보던 방향을 맹자와 율곡이 보자 모두 그 방향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일찌기 석가와 혜능이 그 방향을 보았고 지금 내가 그 방향을 보고 있고 이제 여기에 한 명만 더 붙으면 됩니다. 그 때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깨닫게 됩니다. 세명이 있으면 축과 대칭이 만들어져 판단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레벨:30]솔숲길

2016.01.20 (19:51:22)

[생각의 정석 36회] 정몽즙, 무슨 맛일까?

http://gujoron.com/xe/477046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874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9092
4295 에너지를 통제하라 image 1 김동렬 2016-11-28 12099
4294 김민웅류 미국노 퇴치하자 김동렬 2007-03-03 12099
4293 구조론은 깨달음이다. image 김동렬 2017-07-19 12089
4292 소통이 어렵소. 김동렬 2007-04-18 12089
4291 구조의 얽힘과 풀림 김동렬 2007-03-07 12089
4290 좌절감을 느낄 때 image 7 김동렬 2013-12-10 12088
4289 고건씨 반노짓 해서 재미 좀 보셨습니까? 김동렬 2006-12-27 12086
4288 0 아니면 1, 모 아니면 도 image 4 김동렬 2013-01-09 12084
4287 에너지는 연역이다. image 김동렬 2017-10-31 12083
4286 서프는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김동렬 2007-04-17 12082
4285 지성의 역사(추가버전) image 7 김동렬 2010-09-26 12076
4284 에너지교육이냐 행복교육이냐 image 김동렬 2018-01-12 12068
4283 에너지를 이해하라 image 2 김동렬 2017-10-25 12066
4282 역사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image 5 김동렬 2018-04-15 12064
4281 왜 소통이어야 하는가? 김동렬 2007-04-11 12060
4280 인간은 귀납하는 동물이다 image 2 김동렬 2018-03-06 12058
4279 황란 제 2라운드 김동렬 2006-01-25 12058
4278 정동영, 김근태 위화도 회군하나? 김동렬 2007-01-06 12054
4277 계로 시작하라 image 김동렬 2018-01-29 12052
4276 Re.. 누가 이회창과 악수하며 손톱으로 긁었냐? 김동렬 2002-12-09 1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