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발견 이후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이 전 지구에 보급되는 것은 필연적인 방향이었다.
감자는 춥고, 거친 환경에서도 잘자라며 토지크기 당 생산력이 매우 높다. 고구마 또한 마찬가지다.
보관이 쉽지 않아, 세금으로 낼 수 있는 품목이 아니었으며, 재배기간도 짧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기근 때마다 소중한 먹거리가 되었다.
감자와 고구마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경로를 살펴보면 감자는 추운 북쪽지방에서부터 들어오고, 고구마는 따뜻한 남쪽지방으로 들어온 것이 재미있다.
유럽 각 국가에서는 감자를 받아들이는 데 결과가 상반된 에피소드가 있는데,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1세가 감자를 권장하려다, 솔라닌중독에 걸려 감자 보급이 19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졌다고 하고,
프랑스와 프로이센에서는 감자를 군사가 지키게 하고, ‘귀족만이 먹을 수 있다.’ 라고 하여 오히려 보급을 촉진했다고 한다.
이는 구조론에서 말하는 반대를 건드려 움직이게 하는 유체역학의 내용과 이중의 역설의 실례 중 하나이다.
영국에서는 감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한채 의도적으로 보급하려 하면서, 역설이 작동하여 반대의 결과가 나왔지만,
더 큰 차원에서의 감자의 생산력 혁신은 막을 수 없는 전지구적인 것이었기에 결국 보급된 것이 이중의 역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