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완봉승 한 것도 잘 된 일이고, 축하할 일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오늘 경기에서 이 젊은 친구가 카드를 많이 가졌구나 싶은 장면이 있다는 것.
메이저리그의 대부분의 투수들의 매커니즘은 힘이 있는 경기 초반엔 직구 위주로 던지고, 힘이 떨어지는 경기 후반엔 변화구 위주로 승부한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매 경기마다 다른 컨셉을 가지고 피칭에 들어갔지만, 오늘의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구 위주로 승부를 해왔다. 재미있는 점은 8회에 95마일(153km)의 직구를 연속해서 던졌다는 것. 이 날 경기의 최고구속이었다.
8회라면 경기후반인데, 오히려 초반보다 더 빠른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류현진이 원래 회가 갈수록 몸이 풀리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경우는 좀 특별하다. 국내 프로야구시절 자신의 최고구속(153km)을 이날 경기에서 던진 것이다.
그것은 다시말해서 뒤에 구원투수가 나올 것을 생각치 않고, 전력투구 했다는 의미. 만약 매팅리 감독이 불안불안해서 류현진을 못미더워 했더라면, 류현진도 적당히 이닝을 마무리 할 만큼 던졌을지도... 항상 자기가 가진 카드를 다 내보이지 않고 있다가, 꼭 필요할 때 작심하고 내 놓을 카드가 있다는 것. 고수란 카드가 많은 것이다.
김동렬
야구는 구조적으로 좌투수, 좌타자에게 유리하군요.
왜냐하면 1루가 오른쪽에 있으니까.
1) 투수의 공은 기본적으로 대각선으로 홈플레이트를 가로지른다.
2) 좌타는 대각선으로 오는 우투의 공을 더 오래본다.
3) 좌타는 우타자보다 1루와 가깝다.
4) 빠른 발을 가진 좌타는 쉽게 우투의 공을 공략할 수 있다.
5) 이 방법으로 성공한 타자는 이치로다.
6) 이치로 전후로 오른손잡이면서 좌타를 하는 야매 좌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7) 좌타는 야매가 가능하나 좌투는 야매가 불가능하다.
8) 좌타는 좌투의 공이 더 빠르게 보이므로 좌투가 쥐약이다.
9) 우타로 좌투를 잡을 수 밖에 없다.
10) 우타는 바깥쪽으로 오다가 막판에 스트라잌 존 살짝 걸치는 공을 칠 수 없다.
11) 우투는 데드볼 우려 때문에 우타자에게 이 공을 던질 수 없다.
12) 우투가 좌타에게 이 방법을 쓰면 좌타가 살짝 건드리고 냅다 1루까지 뛴다.
대략 이게 맞는지 몰것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