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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78 vote 0 2025.03.11 (16:24:21)

    조마조마해지면 시계를 보곤 했다. 상영시간이 아직 남아있는데 주인공이 여기서 죽을 리 없다. 우리가 역사의 주인공이다. 우리는 주인공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차피 무대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무대다. 시련은 우리의 활약을 끌어내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이길 마음을 먹어야 이긴다. 나를 이기고, 임무를 이기고, 환경을 이겨야 한다. 두려움을 떨치는 게 나를 이기는 것이다. 두렵다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학교는 왜 다녔지? 학교를 다녀야 대화가 된다. 대화가 되어야 대접을 받는다. 함께 먼 길을 가는 동무가 된다.


    한 사람은 각개격파가 되지만, 헌재 판사는 8명이다. 캐비닛이 한 명을 겁박할 수는 있어도 8명을 어쩔 수는 없다. 걱정은 약자의 남탓이다. 강자는 자신이 핸들을 쥐고 있으므로 맞게 대처하면 된다. 약자는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버스의 승객이므로 걱정된다.


    걱정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개인의 문제를 집단에 떠넘기도록 유도하는 심리적 장치다. 어린이는 집단에 문제를 떠넘겨야 하지만, 어른은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걱정하는 사람은 심리적 미성년자다. 노인의 걱정은 퇴행행동이다. 어른이 감당 못 할 일은 없다.


    자신의 운명을 타인이 결정하므로 걱정이 된다. 걱정은 보수가 하는 것이다. 보수는 벼랑끝에 몰린 약자이므로 걱정한다. 진보는 강자이므로 한 게임을 지더라도 다음 게임에 만회하면 된다. 우리가 강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차피 우리를 위한 무대가 아닌가?


    입이 있는 사람은 말을 하고 입이 없는 짐승은 침묵한다. 김용옥은 말을 했다. 진중권은 쪽팔려서 죽었다. 죽은 자라서 말이 없다. 윤석열이 석방되었지만, 개평을 미리 준 것이다. 사실 이 정도 상황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인간은 불안하면 액션 속에 숨는다.


    바보들이 윤석열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불안에 쫓겨 액션이라는 숨을 쥐구멍을 찾아낸 것이다. 뭔가 액션을 취해야 민주당 쪽에서 반응이 나오고 그 반응을 토대로 자신의 포지션을 찾는다. 인간은 불안하면 일단 찔러본다. 왼쪽을 두들겨 보고 오른쪽으로 간다.


    찔러보기 행동에 속지 말라. 남녀라도 그렇다. 남자가 갑자기 고백하면 여자는 당황해서 일단 NO 하고 시간을 번다. 상황을 파악하고 남자에게 조건을 제시하여 주도권을 자신이 가져간 다음에야 YES를 한다. 좋다고 바로 수락하면 코를 꿴다. 주도권의 문제다.


    국민 입장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돌발사태다. 상황파악도 못 하고 정신없이 이재명한테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기 싫어서 자신이 주도권을 쥐려고 한 것이다. 불안해서 그렇다. 차차 불안에 적응한다. 초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익숙해지면 어색한 짓을 하지 않는다.


    소인배들이 대거 쪽을 팔았다. 경거망동 부화뇌동. 검새와 판새가 속을 들켰다. 국힘이 수준을 들켰다. 벼랑끝에 몰리자 패닉에 빠져 무리한 도박수를 마구잡이로 투척한다. 알몸뚱이로 날뛰었다. 우리는 볼 것을 봤다. 바보가 바보짓 하는데 신사가 왜 걱정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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