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676 vote 0 2012.10.29 (00:24:01)

 m1.JPG

    모든 사건은 어떤 둘의 위태로운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 둘의 불안한 동거로 사건은 촉발된다. 그 안에 기승전결이 있다. 기승전결은 에너지 순환 1 사이클의 완전성을 나타낸다. 시작과 끝이 짝지어질 때 완전하다. 왜인가? 기승전결은 시간을 태우기 때문이다. 시간은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루는 아침에 시작되어 저녁에 끝난다. 끝이 있기 때문에 완전하다.
   

m2.JPG

 

      둘이 만나 관계를 맺고 대칭을 이룰 때 위태롭다. 그 대칭이 고도화 될 때 짜릿한 긴장이 유발된다. 왜인가? 연동되기 때문이다. 조금만 삐끗해도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체가 한 줄에 꿰어지기 때문이다. 부분이 아닌 전체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뇌의 용량을 최대한 사용하기 때문이다.
   

m3.JPG

 

      소실점은 어떤 둘이 딱 마주치는 접점이다. 그럴 때 작품에 통일성을 준다. 작품의 주제가 관객에게 명확히 전달된다. 범종과 당목이 딱 만나는 지점이 있다. 그 부분은 민감하고 취약하고 위태롭다. 그 부분을 보호하는 형태로 예술은 진보한다. 생명은 진화한다. 문명은 발달한다. 아름다움은 이루어진다.
 

m4.JPG 

    공간에 소실점이 있을뿐 아니라 시간에도 타이밍도 있다. 시간의 소실점이 있는 것이다. 작품의 반전은 공간의 대칭구조에 에너지를 투입하여 공간에서 시간으로 확 틀어버리는 것이다. 그 첨예한 시공간의 접점을 강약, 원근, 고저, 장단, 명암으로 조절하여 내는데 성공하는 것이 예술이다.
 

m5.JPG 

    공간은 무한하나 시간은 촉박하다. 그래서 짜릿하다. 그래서 호흡이 가쁘다. 그래서 심장이 뛴다. 그래서 아름답다. 그래서 예술이다. 공간은 강 대 강, 약 대 약으로 일정하게 대칭되므로 지루하지만, 시간은 강약약으로 대칭되고 쿵따따로 대칭된다. 캐캐깽으로 대칭되고 덩더꿍으로 대칭된다. 그래서 다양하다. 그래서 풍성하다. 그래서 예술이다. 그래서 완성된다. 그래서 완전하다.


  m6.jpg 

    에너지를 투입하여 강약을 조절하면 시간으로 풀어진다. 공간은 고르게 분포하지만 시간에는 특정한 지점에 강하게 밀도가 걸린다. 마감시간이 되면 갑자기 동작이 빨라진다. 점심시간이 되면 일제히 교실을 뛰쳐나간다. 그 안에 에너지의 강약이 있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강하게 혹은 약하게, 얼마든지 리듬을 탈 수 있고 박자를 맞출 수 있다. 변화를 줄 수 있다. 완전에 가깝다.


  m7.jpg   

    공기에 밀도를 걸어주면 기압이 걸리고, 물에 밀도를 걸어주면 수압이 걸리고 마음에 시한을 걸어주면 긴장이 걸린다. 호랑이를 풀어놓으면 찰싹 달라붙는다. 그럴 때 밀도차에 따른 흐름과 방향성이 생겨난다. 전부 한 줄에 꿰어진다. 구조가 복제된다. 서로 닮아간다. 그럴 때 조절할 수 있다. 리듬과 박자와 화음을 부여할 수 있다.


  m8.JPG 

    계에 에너지를 투입하면 밀도가 걸리고 밀도는 결을 드러낸다. 결따라 가면 구불구불해지고 둥글둘글해진다. 고흐의 그림처럼 떡칠하여 강한 에너지를 태울때 밀도차에 따른 시간의 재촉에 의해 호흡은 가빠지고 리듬과 박자가 주어지고 하모니와 멜로디가 생겨난다. 공간의 교착이 시간의 순서로 타개된다.
    m9.JPG 

    세상은 인과다. 사건으로 풀면 기승전결이다. 둘의 만남에 의한 관계맺기로 기(起)하고, 둘의 활동과 대칭으로 승(承)하고, 둘을 한 줄에 꿰는 소실점에 의해 전(轉)하고, 이러한 공간의 구조에 에너지를 투입하여 시간의 유통기한이 생기면서 결(結)로 끝난다. 공간에 펼쳐지던 사건이 시간의 촉박함에 의해 완결된다.
   m10.JPG 

    시간의 소실점은 타이밍이다. 남녀간의 사건은 결혼식으로 끝난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결정된다. 한 부부가 탄생했을 뿐인데 들러리들의 입장도 덩달아 결정된다. 그들은 신랑의 발바닥에 매질로 분풀이하고 떠난다. 시간의 한 지점을 바라보고 맹렬하게 달려오던 사건은 그렇게 끝이 난다. 드라마는 완전하다.
   

 

 

 

 ###

 

 

 

 

 

   
5555.jpg

    깨달음 교과서 '달이 뜨다'가 나왔습니다. 앞으로 이 내용을 토대로 강의하겠습니다.

 

    ###

 

    깨달음은 질문에서 답을 쫓아가는 인간 무의식의 실패을 일깨우고 이를 뒤집습니다. 귀납을 연역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가 노상 게임에서 패배하는 이유는 인간의 주의가 본능적으로 표적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홀리는 거지요.

   

    질문하면 곧 답을 찾아가는 데서 이미 실패입니다. 거꾸로 답에서 질문을 찾아가야 합니다.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은 완전성입니다. 완전성에 서서 거꾸로 그 질문을 낳은 관계를 바라보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모든 질문은 문제에서 나왔고, 문제는 사건에서 나왔고, 사건은 충돌에서 나왔고, 충돌은 어떤 둘의 만남에서 나왔습니다. 어떤 둘이 만나는 데서 사건은 비롯됩니다. 그 만남에 의한 결과물을 보지 말고, 그 만남 자체가 과연 얼마나 제대로 만났는지, 얼마나 밀도있게 만났는지, 제대로 정곡을 찔러 만났는지를 바라보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탄생이 인생의 물음이라면 죽음은 인생의 정답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허무합니다. 이렇듯 문제에 서서 답을 따라가면 실패입니다. 반대로 과연 제대로 탄생했는지를 되물어야 합니다.

 

    탄생은 세상과의 만남입니다. 그 만나는 크기만큼 인간은 탄생합니다. 당신은 얼마나 밀도있게 세상과 만났습니까? 당신은 얼마나 거룩하게 탄생했습니까? 탄생에 서서 죽음을 묻지 말고, 거꾸로 죽음에 서서 탄생을 물으십시오.

 

   관계에 서서 의미를 찾지 말고 의미에 서서 관계를 찾으십시오.


 


[레벨:7]아바미스

2012.10.29 (00:39:42)

땡~~~~~~~~~~~~~

하고 

깨달음 

감사합니다.

[레벨:11]큰바위

2012.10.30 (19:10:52)

그래서 잘못된 전제는 잘못된 답을 낳는거죠.

논문을 쓸 때도 결론을 먼저 잡고 써야 하고,

실험을 할 때도 먼저 기대하는 바를 잡고 검증해야 하고,

하루의 시작도 끝을 먼저 정해 놓고 시작해야죠.

 

그래서 끝은 항상 시작과 맞닿아 있나 봅니다.

 

한국 나가야 책을 사는디......

기다림의 미학/성질 급함의 미학 고민하지 않게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14 양자의 관점에서 보는 우주 image 김동렬 2013-10-03 12826
2713 우주는 구겨져 있다 김동렬 2013-10-03 10136
2712 우주의 모형 image 1 김동렬 2013-10-01 12361
2711 우주의 탄생 image 13 김동렬 2013-10-01 14236
2710 특급인재가 없는 이유 image 5 김동렬 2013-10-01 10941
2709 자연에 1은 없다 김동렬 2013-09-26 10261
2708 인간은 욕구가 없다 18 김동렬 2013-09-24 11700
2707 구조론의 질 개념 image 5 김동렬 2013-09-23 24394
2706 구조적인 생각 image 김동렬 2013-09-20 17317
2705 수박겉핥기 역사 4 김동렬 2013-09-17 10452
2704 자기소개 하지마라 image 4 김동렬 2013-09-11 10870
2703 YES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image 2 김동렬 2013-09-04 10217
2702 누가 진리의 화살에 맞서랴? image 5 김동렬 2013-09-04 10109
2701 소집이 정의다 image 1 김동렬 2013-09-02 9472
2700 창의성과 획일성 image 1 김동렬 2013-08-30 12153
2699 진리의 성질 image 1 김동렬 2013-08-29 11402
2698 생각의 교과서 image 1 김동렬 2013-08-28 10643
2697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image 6 김동렬 2013-08-27 10648
2696 그것은 없어도 그것은 있다 image 김동렬 2013-08-26 10575
2695 정의와 평등 image 김동렬 2013-08-22 43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