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일의성에 기반하여 전체를 하나의 통짜 덩어리로 이해하는데 있다. 간단히 위하여인가 의하여인가로 해명할 수 있다. 철학, 심리학, 윤리학, 사회학이 모두 인간의 욕망과 의도, 목적이니 의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에 의해 작동한다는 거다. 시장원리와 같다. 일정한 법칙이 있다. 그러나 시장원리가 기계적으로 톱니바퀴가 물려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완전성의 원리 때문이다. 여러개의 모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실제로는 그 중에서 결정하기 좋은 쪽으로 가버린다. A,B,C,D,E의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되 실제로는 현재상태에서 만점받기 좋은 쪽으로 가버린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을 동시에 공부하다가 실제로는 만점을 받을 수 있는 한 과목만 공부한다. 90점 다섯개보다 100점 한과목이 낫다는 것이 미학원리다.. 그러므로 결과는 혼돈스럽게 나타나지만 살펴보면 법칙이 있다. 윤리 도덕은 위하여가 아니라 의하여다. 위하여는 인간의 의지고 의하여는 자연의 법칙이다. 상부구조가 있다. 희랍인 조르바에는 결혼식 난교파티가 언급된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추궁할 수 없게 하는 의도였다. 고대 중국에는 첫 아이를 살해하는 풍습이 있었다. 자기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월나라 산간지역에서는 첫 아이를 먹어치웠다는 말도 있다. 근친혼이 열성인자를 유전시킨다는 개념은 일찍부터 있었다. 윤리나 도덕은 인간의 작위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무위자연에 기초한다. 무위자연이 아무런 행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무위하나 자연은 유위한다. 중국 고대사에서 왕자가 왕을 죽이는 일은 심심찮게 일어났다. 진왕 정이 여불위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과연 사실일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대신이 자기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왕에게 바쳐 왕위를 계승시키는 일은 항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즉 신하가 미인을 바쳤다면 보나마나 뻔한 거다. 진시황이 6국을 토벌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배경은 자신이 여불위의 자식이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나 당연히 그렇게 믿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황제가 되기 위하여가 아니라 손상된 권위에 의하여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코모두스는 자신의 야망을 위하여라며 야망을 끝없이 강조하는데 전혀 설득력이 없다. 역사에 실제로 이런 캐릭터는 없다. 대부분의 정복자들은 콤플렉스를 안고 있으며 그 배경은 부친살해다. 알렉산더가 아버지 필립왕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혹은 아버지의 부재다. 징기스칸이 그 예다. 히틀러의 출신성분도 그렇다. 이는 김일성을 앞지르지 않는 효도정치로 연명한 김정일을 계승한 김정은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효도정치로 살아남았는데 자신도 효도정치로 가면 권력서열이 3순위로 낮아진다. 권위훼손은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아버지와 같이 든든한 기반을 닦아놓지도 못했다. 진시황의 전략을 써야만 하는 것이다. 자식은 아버지를 죽인다. 왜냐하면 친아버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친아버지가 나타나서 ‘그 사람은 네 아버지가 아냐. 죽여!’ 하고 꼬드긴다. 친아버지를 찾아내서 죽여야만 내가 살아날 수 있다. 이 사태를 예방하려면 친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없게 해야 한다. 결혼식 전날 불을 끄고 난교를 해서 알 수 없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는 첫째 아이를 죽인다. 심지어 먹는다. 윤리는 인간의 작위가 아니라 자연의 무위다. 필연의 구조다. 윤리라는 공적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사회적 신용을 생산한다. 아니면 공동체는 붕괴된다. 전쟁은 필연이다. 도덕은 개인의 신용자산이고 윤리는 공공의 신용자산이다. 윤리가 국가신용등급이라면 도덕은 개인의 신용등급이다. 윤리는 사회의 공적 자산이며 윤리를 통해 이런 난맥상을 해소하는 것이다. 간단히 결혼 전에 남녀의 접촉을 금지시킴으로서 결혼후 첫아이 살해 관습을 끊어낸 것이 유교주의다. 연애는 살인을 낳는다고 믿었던 것이며 당시에 실제로 그랬기 때문이다. 보수가 권위주의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이유는 왕권이 공적 자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진보는 권위를 해체함으로써 사회의 공적 자산을 파괴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는 착각인데 권위를 해체함으로써 오히려 사회의 문제해결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그 문제해결능력이 공적사산이다. 문제는 이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유권자에게 납득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철학자인데 철학이 망해서 진보가 좌절한 것이다. 인문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세상은 인간의 작위가 아니라 무위의 자연에 의해 작동합니다. 그러나 자연 안에 숨은 자연의 작위가 있습니다. 그 작위는 완전성을 따라가며 여러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실제로는 쉬운 목표로 가버립니다. 인간의 작위를 버리고 자연의 작위를 따르되 쉬운 목표를 따르는 자연의 배신에 주의하여 정교하게 자연을 튜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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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과 2번은 다른 나라의 다른 경우입니다.
1번은 난교가 아닙니다.
1번에서 자기아이가 아니면 죽이는 이유는
아이의 친아버지가 아이를 사주하여 자신을 죽일 것을 알기에 미리 죽이는 것입니다.
진왕 정이 여불위의 아이면 여불위가 정을 사주하여 선왕을 죽이는 식이지요.
그러므로 자신이 살려면 아이를 죽여야 합니다.
2번은 누구의 아들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죽일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 아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친아버지와 몰래 접촉하느냐가 문제이죠.
봉건사회에서 부인이 다른 남자와 접촉하는 것을 방치하면 자신이 살해됩니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키우면 친아버지가 여러 구실로 주변에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고대 부족민 사회에서 살인은 일상사입니다.
얼마전 병만족이 찾아간 부족은 8세대까지 1300여명의 남자를 조사했는데
2명 빼고 모두 살해되었습니다.
전쟁이든 기타 이유든.
아이와 친아비가 접촉할 수 없게 하겠다는 점에서 두문장은 만나는 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