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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45 vote 0 2025.03.09 (16:08:47)

    구조는 도구, 도구는 기능, 기능은 벡터, 벡터는 운반이다. 존재는 운반한다. 옳고 그름은 없다. 운반하느냐 못하느냐다. 운반하는 사람은 운전기사다. 운전기사는 자동차에 의지한다. 자동차는 도구다. 도구의 기능은 운반이다. 최후에 결정하는 것은 운반능력이다.


    바가바드 기타의 가르침을 상기하라. 인간의 목적은 선이 아니고 승리가 아니다. 선행으로 집단을 기쁘게 할 수 있고 승리로 집단에 기여할 수 있지만 집단의 권력을 의식하므로 왜곡된다. 선악을 초월하고, 승패를 초월하여 진정한 길을 가는 사람은 옛부터 드물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대본에 맞는 연기가 필요하다. 대본을 잘 살펴야 한다. 우리에게 어떤 무대가 주어져 있고 내 손에 어떤 도구가 주어져 있는지가 중요하다. 무대와 도구와 인간의 삼일치가 필요하다. 무대는 자연의 환경이다. 도구는 인간의 문명이다. 인간은 산다.


    선을 확장하려고 무리가 모여서 리스크를 키운다. 집단이 승리하려고 하므로 지속가능성을 잃는다. 우리가 도구주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역사의 발전은 선의 증대가 아니고, 집단의 승리가 아니고, 도구의 발전이다. 우리는 개인의 논리와 집단의 심리를 극복해야 한다.


    논리 – 개인의 선으로 집단을 발견한다.

    심리 – 집단이 승리하여 권력을 창출한다.

    물리 – 도구의 발전에 따라 삶이 바뀐다.


    논리는 개인이 집단을 발견하게 하고 심리는 집단이 권력을 창출하게 한다. 둘 다 집단중심의 사고다. 집단이 결속하므로 집단이 위태롭게 된다. 무슨 주의라느니 이념이라느니 하는 것은 집단의 주목을 끌고자 하는 것이다. 집단을 결속시켜 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한다.


    이념의 결론은 집단의 결속에 따른 권력의 창출이다. 모든 이념은 궁극적으로 권력중독으로 귀결된다. 이념은 기본적으로 집단주의다. 이념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이상향에 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구의 발전에 맞추어 부단히 삶의 형태를 바꾸어가는 것이다.


    바가바드 기타의 가르침은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죽여서 오히려 일본의 침략이 앞당겨진다 하더라도 그 현장에서 쏠 수 있으므로 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침략이 빨라지면 멸망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지사는 선악을 논하지 않고 승패를 따지지 않고 임무를 수행한다.


    장예모 감독의 ‘영웅’에서 형가로 분한 이연걸은 진시황을 죽이는게 천하에 이로운지 해로운지를 연구한다. 바보다. 총을 쥐었으면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옳고 그름은 천하의 부단한 길항작용 안에서 용해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은 천하에 맡기고 배우는 연기를 해야 한다.


    진시황이 빈틈을 보였다면 찔러야 한다. 황제 역시 도구다. 도구의 빈틈을 봤다면 개선해야 한다. 황제가 전쟁을 막고 중원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생각은 권력중독자의 망상에 불과하다. 영화에서 이연걸은 형광등 백개의 아우라에 빛나는 황제의 권력에 압도되어 죽었다.


    황제를 살려두어 당장은 천하가 이롭더라도 황제의 빈틈이 존재하는 한 언젠가는 청구서를 받는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이등박문을 살려두어 일본의 침략이 늦춰지더라도 제국주의와 인종주의 모순이 존재하는 한 일은 터지고 만다. 죽일 수 있을 때 죽이는게 임무다.


    지구가 크거나 작다면 우리의 삶도 달라진다. 지구에 맞춰 산다. 한국 영토가 유럽에 있다면 사민주의를 구가할 것이다. 유럽을 흉내내지 말고 지정학적 환경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 추운 곳에서는 난로를 때고 더운 곳에서는 에어컨을 켠다. 지구가 요구하는 다양성이다.


    인생이 연극이라면 도구는 대본이다. 배역과 무대와 환경이 대본이다.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환경을 개조해야 한다. 동물은 털을 길러 추위에 적응하고 인간은 집을 지어 겨울 안에 여름을 만든다. 우리는 환경을 포함한 도구와 집단과 개인의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


    1. 인간은 능동적으로 환경을 개조한다.

    2. 도구의 발전에 맞는 삶의 형태를 찾아낸다.

    3. 이념은 집단을 결속하고 권력을 창출하게 한다. 

    4. 집단의 권력으로 인간을 제압하려다가 권력중독에 걸린다.

    5. 인간을 계몽하지 말고 집단의 불안요소를 차단해야 한다.


    인간은 목적을 추구한다. 이념은 인간의 목적을 제시한다. 틀렸다. 자동차라는 도구와 그 도구를 다루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념은 그 자동차를 타고 어디로 가느냐다. 어디로 가든 본질은 자랑하려는 것이다. 자랑하여 다른 사람을 제압하려는 것이다. 권력의 창출이다.


    인간의 어떤 이념이든 결국 권력창출 수단에 불과하다. 계몽주의는 인간을 설득하여 생각을 바꾸려 한다. 계몽하면 사람이 모인다. 권력이 만들어진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위험하므로 흩어놔야 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옳은 제도가 아니라 위험을 분산하는 제도다.


    범죄가 없는 천국보다 범죄에 대비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그래야 환경변화에 따른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개인은 훈련되어야 한다. 집단은 적절히 결속하고 적절히 흩어져야 한다. 인간은 부단히 도구를 발전시키고 변화된 도구에 맞게 부단히 삶을 바꿔야 한다.


    구조는 도구다. 논리는 선악이고 심리는 승리라면 도구는 물리다. 선악은 집단을 발견하게 하고 승리는 집단을 결속시킨다. 그 방법으로 권력을 창출한다. 결국 권력중독에 걸린다. 권력중독은 집단의 리스크를 증대시킨다. 권력중독은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게 한다.


    기능주의는 도구주의다. 도구주의는 구조주의다. 구조주의는 용어가 선점되어 있고 도구주의라는 표현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므로 기능주의가 적당하다. 기능이 대본이다. 안중근은 사격의 명수다. 쏠 수 있으면 쏜다는게 기능주의다.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부동산이 사람을 쥐어짜는 도구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다. 권력이 따른다는게 본질이다. 권력으로 인간을 제압할 수 있다. 보통은 인간의 탐욕을 제시하고 선과 승리로 탐욕을 억누른는 이념을 들이대지만 그게 다 개수작이다.


    통제기능이 본질이다. 통제의 한계까지 끌어올린다. 예전에는 가난이 통제수단이었다. 가난하기 때문에 인간이 한 방향으로 달려간다. 통제된다. 가난하지 않다. 맞벌이가 통제수단이다. 페미니즘은 맞벌이를 요구한다. 페미니즘에 의해 인간이 더 잘 통제되는 것이다.


    맞벌이를 하게 만들면 인간을 사회라는 감옥에 가둘 수 있다. 그래서 집값 올라간다. 집값이 오르면 맞벌이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본질은 집값 올리기다. 페미니즘의 예를 들었지만 다른 이념도 같다. 과거의 가난압박이 현대의 소비압박으로 바뀐다.


    인간을 깔때기에 집어넣고 압박한다는 본질은 같다. 그러므로 인간이 완벽하게 통제되어야 집값의 상승이 멈춘다. 인간이 통제되지 않으므로 집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올라간 집값 대느라고 얌전하게 출근하여 다들 자본의 노예가 된다. 결국 통제되고 마는 것이다.


    도구주의 관점을 얻어야 한다. 정치라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사람을 지지하지 않는다. 지지라는 수단으로 도구를 획득한다. 권력의 지렛대를 획득하고 설치하려는 것이다. 정치인은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 노무현은 세종시 형태로 도구를 줬다. 그 도구로 노무현을 죽였다.


    총을 주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쏜다. 실력이 안 되어서 멀리 있는 적을 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도구가 먹히면 흥분한다. 그러다가 지속가능성이라는 청구서를 받는다. 궁극적으로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 다른 것을 찾는다. 정치의 시계추가 진보에서 보수로 오가는 이유다.


    진보에서 총을 얻고 보수로 넘어가서 총을 쏜다. 진보는 총을 주지만 쏘지 못하게 하고 보수는 총을 주지 않지만 이미 가진 총을 쏘게 한다. 총을 주는 자유가 리버럴이라면 총을 쏘는 자유는 신자유주의다. 진보의 총은 방어용이고 보수의 총은 공격용이다. 총을 주면 쏜다.


    총을 쏴보고 싶은 극우들이 날뛰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그들에게는 총이 없다. 총은 결국 산업의 혁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총은 지식인이 만들고 엘리트가 만든다. 총을 만드는 자가 진보이고 총을 쏘는 자가 보수다. 인간은 진보에서 총을 챙기고 보수에서 총을 쏜다.


    옳고 그름을 넘어 부단한 상호작용으로 순간의 균형을 만들어갈 뿐이다.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된다. 이념이 어떻고 떠들어 대지만 원교근공이 남을 뿐이다. 인간은 일극체제나, 양강체제나, 삼각균형을 만든다. 어느 쪽이든 가까운 자를 때리고 약한 자를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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