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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804 vote 0 2014.01.02 (23:57:30)

 


    세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대칭된 양쪽을 동시에 보는 눈을 떠야 세상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모형적 사고로 가능하다. 화살은 머리와 꼬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살이 두 개인 것은 아니다. 하나의 존재가 움직이면 두 개로 보인다. 시공간의 흐름에 대응하지 않으면 존재가 나타날 수 없으므로 모든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머리와 꼬리를 가진다.


    원근법은 원경과 근경의 둘을 하나로 꿰어서 동시에 바라보는 관점이다. 원근 뿐 아니라 고저, 장단, 상하, 좌우, 전후, 미추, 경중, 남녀, 음양을 비롯하여 모든 대칭되는 것에 같은 법칙이 작동한다. 원근법은 아는데 고저법은 모르고, 장단법도 모른다면 실상 원근법도 모르는 것이다. 모든 대칭된 것에는 그것을 본래의 하나로 환원시키는 일의성이 숨어 있다.


    원근법이 서로 떨어진 원경과 근경을 소실점 하나로 통일하듯이, 대칭된 전후, 미추, 선악, 경중, 진위, 음양, 남녀들을 일의성 하나로 통일할 때 존재의 진실은 드러난다. 그것은 각 단위에서의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은 대칭에서 비대칭으로의 도약으로 일어난다. 교착된 공간의 대칭에 에너지와 일을 투입하여 시간의 대칭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각자 헤어져 별도로 있던 자물통과 열쇠가 만나 본래의 대칭을 회복함으로써 비로소 소통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이때 모습을 감추고 있던 것이 벌떡 일어나서 온전한 제 모습을 드러낸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 자물통과 열쇠는 부분이나 둘이 만나 이루는 소통은 그보다 크다. 이 부분은 텍스트로는 이해할 수 없고, 오직 모형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


    언어에서 철학으로 가는 소통의 모형, 자연에서 진보로 가는 완전성의 모형, 에너지에서 물질로 가는 양자의 모형, 부족에서 가족으로 가는 의사결정의 모형,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가는 깨달음의 모형이 있다. 모형에 에너지가 투입되면 구조가 복제된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복제된 세계다. 존재의 원형을 아는 것이 참되게 아는 것이다. 모형으로 접근해야 바르다.


    ◎ 언어≫철학으로 가는 소통의 모형
    ◎ 자연≫진보로 가는 완전성의 모형
    ◎ 에너지≫물질로 가는 양자의 모형
    ◎ 부족≫가족으로 가는 의사결정 모형
    ◎ 텍스트≫이미지는 깨달음의 모형
   


    다섯으로 구분했지만 실로 하나다. 그것은 대칭에서 축을 찾아 존재가 형태를 생성하는 것이다. 추상클래스에서 메소드를 던져 객체를 구현하는 것이며, 스크린에다 빛을 던져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며, 무대에다 배우를 던져 연기를 끌어내는 것이며, 풍선에다 바람을 불어넣어 제 모양을 잡아주는 것이다. 대칭된 둘을 일의성으로 꿰지 못한다면 아는게 아니다.


    진보와 보수가 따로 논다면, 빛과 어둠이 각자살림 난다면, 선과 악이 제 갈길 간다면, 그것은 바람이 빠진 풍선과 같아서, 풍선은 있어도 풍선이 없다. 고무껍데기 뿐이다. 그럴 때 존재는 붕괴된다. 이미지는 텍스트로 붕괴되고, 자연은 수학으로 되돌아가고, 색깔은 파장으로 되돌아가고, 소리는 음파로 되돌아가고, 존재는 제 모습을 잃고 무無의 바다에 숨는다.


    설계도에 벽돌을 던지면 건물이 우뚝하게 일어선다. 세포에 생명을 던지면 동물이 풀쩍 뛰어다닌다. 씨앗에 물과 햇빛을 던지면 큰 나무가 모습을 드러낸다. 프로그램에 전기를 걸어주면 모니터가 동작한다. 군중에다 질서를 던져주면 조직이 호흡한다. 모형적 사고로 이해해야 한다.


    존재에 에너지를 걸어 벌떡 일으켜 세워야 한다. 엔진에 점화하여 자동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사람이 모인다 해서 사회는 아니다. 권權이 발생했을 때 비로소 사회다. 사회를 보았으되 권을 보지 못했다면 아직 원근법을 이해한 것이 아니다. 자본의 생장을 모른다면 아직 자본을 이해한게 아니다. 살아 호흡하는 모형적 사고가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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