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45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9292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9446
273 훈요십조의 진실 image 김동렬 2023-12-13 2076
272 왼손잡이 문제 김동렬 2022-05-22 2075
271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김동렬 2024-03-24 2074
270 물리적 실재 김동렬 2022-11-27 2074
269 직관의 힘 김동렬 2023-12-06 2073
268 과학의 시련 김동렬 2023-01-29 2073
267 자발적 변화 김동렬 2023-01-25 2071
266 여당이 참패한 진짜 이유 1 김동렬 2024-04-15 2069
265 조국인싸 동훈아싸 image 김동렬 2024-03-22 2068
264 영웅 죽이기 스티브 잡스편 김동렬 2023-12-17 2068
263 본질지향에서 도구지향으로 김동렬 2022-04-23 2068
262 공천잡음 비명횡사 김동렬 2024-04-04 2067
261 발생이 먼저다 김동렬 2023-01-30 2066
260 부정과 긍정 김동렬 2023-12-19 2065
259 이종섭이 무얼 잘못했지? 김동렬 2024-03-31 2063
258 믿음의 의미 김동렬 2023-11-05 2061
257 구조문제 김동렬 2023-01-13 2061
256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2060
255 빡대가리 동훈준석 멸망공식 김동렬 2024-04-24 2059
254 일본과 독일의 성공 이유 김동렬 2024-05-09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