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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3 vote 0 2024.09.06 (17:49:40)

    인간은 원래 방향전환을 못 한다. 인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주 안의 모든 존재가 방향전환을 못 한다. 우리가 다르마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생각이 틀려서 못 하는 게 아니라 물리법칙 때문에 못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관성의 법칙에 치어버린다. 


    한국인이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결혼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다 거짓말이다. 결혼을 못 해서 못 한다. 왜 못 할까? 원래 결혼은 부모가 시켜줘야 하는 것이다. 병사가 되려면 강제로 훈련을 시켜야 한다. 놔두면 스스로 좋은 병사가 되겠는가? 


    나이 서른이 되면 주변과 복잡하게 얽혀버린다. 친구문제, 직장문제, 재산문제, 노후문제, 양육문제를 혼자서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퍼즐을 풀다가 지쳐버린다. 20대는 아무 생각 없이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것이다. 서른을 넘기면 독립하고 독립하면 당황한다.  


    비난모드 <-> 협력모드


    왜 문재인을 비난하면 안 되는가? 적당히 치고 빠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난모드와 협력모드가 있다. 비난모드로 발을 들이밀면 계속 비난만 하다가 끝난다. 에너지의 방향성 때문이다. 적당히 비판하고 멈추지 못한다. 죽을 때까지 비난만 하다가 끝나버린다.


    적당히 조절하는 사람은? 그건 누가 시켜서 그런 것이다. 윗사람이 있다. 주변에서 그만하라 말려줘야 그만둔다. 진중권이 망가진 이유는 주변에 그만하라고 눈치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강준만 눈치라도 봤는데 지금은 강준만도 개쪽팔고 도망갔다. 


    문재인 비난은 진보의 선택지를 줄인다. 진보가 왜소해진다. 이성계는 틀렸고 이방원은 옳은가? 이성계는 좋은 사람인 척하다가 정몽주, 정도전에 끌려다녔다. 문벌귀족 정몽주는 국내에 귀족인맥 없는 여진족 세력 이성계를 적당히 이용해 먹고 팽하려고 했다.


    이방원은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이방원뿐이겠는가? 조조, 유방, 이승만, 조광윤, 주원장, 김일성, 스탈린, 윤석열, 히틀러도 토사구팽을 했다. 중종도 쿠데타가 성공하자 조광조를 죽였다. 유비는 안 그런 척했지만 익주의 유장을 칠 때는 결국 이방원 짓을 했다.


    왜 문재인을 비난하지? 토사구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사냥개로 박근혜와 이명박을 잡았다. 사냥 끝났고 윤석열을 삶을 차례다. 문재인이 윤석열을 삶았다면? 이성계가 정몽주를 제거했다면? 이성계는 허다한 고려 시대의 무신정치로 끝나는 것이다.


    이의방,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최충헌, 최우, 김준과 이성계가 다르냐? 이성계가 자기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았기에 조선왕조가 성공했다. 이방원이 대신 피를 묻혔지만. 문재인이 못한 구팽은 이재명이 한다. 진보는 토사구팽의 무리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조조, 유방, 이승만, 조광윤, 주원장, 김일성, 스탈린, 윤석열, 히틀러가 한 짓을 했어야 했다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에 명분을 잡고 국민의 동의를 받고 해야 한다. 어차피 정리될 것은 정리된다. 역사의 필연법칙을 어길 수는 없다. 


    카이사르가 용의주도하게 원로원을 제압하고 브루투스의 등장을 막았다면? 진작에 근위대를 두었다면? 로마는 즉시 망했다. 그걸 알아야 한다. 조조는 냉정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래서 망했다. 사마의가 조조보다 더 냉정했다. 조조 옆에서 보고 배운게 있으니까. 


    아! 정치는 문재인처럼 하면 안 되는구나. 토끼가 죽기 전에 사냥개부터 삶아야 하는구나. 그 결과는? 사마씨 정권도 팔왕의 난으로 망했다. 보수가 단호하게 결단하면? 그 결과 5대 10국의 혼란, 로마 군인황제 시대의 혼란, 고려 무신정치의 끝없는 혼란이다. 


    그들은 칼잡이다. 칼잡이는 죽일 놈을 죽인다. 죽일 놈을 죽인 결과 왕조가 10년을 못 가고 망했다. 문재인이 확실하게 윤석열을 제거했다면 진보는 단명하게 된다. 진시황도 냉정하게 결단을 내렸다. 망했다. 왜? 사냥개들도 자신이 삶긴다는 사실을 잘 알거든.


    사냥이 끝나기 전에 견주를 물어뜯는다. 중국사에 등장하는 왕조 숫자가 63개나 되는 이유다. 여불때기로 등장했다 사라진 것을 더하면 수백 개가 될 것이다. 보수는 확실하게 결단을 내리지만 단명하고 진보는 우유부단해서 반드시 뒤탈이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성계가 못하면 이방원이 정리하고, 카이사르가 못하면 옥타비아누스가 정리하고, 문재인이 못하면 이재명이 정리한다. 원래 이렇게 한다. 국민의 심판을 받게 하려면 보수의 정체를 드러내야 하니까. 그 과정에 노무현과 김구와 카이사르의 죽음은 결정된다. 


    보수는 나만 살겠다고 하다가 다 죽는다. 진보는 누군가가 희생해서 겨우 산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은 절대로 없다. 박근혜 탄핵 후폭풍은 필연이다. 이승만도 곧 죽을 사람이라 인기가 있었다. 당시 평균수명 기준으로 나이 80이면 거의 송장인데 90을 살았다. 


    사람들은 산 노무현보다 죽은 노무현을 좋아한다. 에너지 방향성 문제다. 인간은 원래 방향전환을 못 하는 동물이다. 개인은 나쁜 결정만 내릴 수 있으며 한번 결정하면 그 방향으로 가속화된다. 문재인 욕하는 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무조건 나쁜 결정이다.


    좋은 결정은 다르마를 따르며 그것은 집단의 결정이다. 집단의 결정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왼쪽으로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꺾었다가 간다. 좌충우돌 과정에 노무현이 치인다. 희생자가 나온다. 의인의 죽음은 필연이다. 욕 안 먹으려면 뒤에 와서 수습하면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추론이 철학이다

2024.09.06 (18:50:06)

다르마가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것이네요

방향전환을 하려면 더 큰 쪽에서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가게 사장님 혼자서는 방향전환을 원래 못하는데

백종원이 도와주는 전제로는 방향전환이 가능하니깐요

사람이 변하려면 부모가 변하거나 집단이 변하거나 사회가 변하거나

나보다 영향력 강한 어떤 것과 만남이 있어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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