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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62 vote 1 2015.12.02 (16: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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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기계적으로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애매한 것이 아니며, 바로 그 현장에서 결정한다. 예술작품에 비유할 수 있다. 뱅크시의 낙서그림은 벽에 묻은 페인트가 어떻게 예술로 변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낙서지만 페북에 올려지고, 사람들이 뉴욕 뒷골목을 뒤져 그림을 찾아내고, 너도나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가고 하는 과정에서 그 떠들썩한 공중의 에너지에 의해 예술로 도약하는 것이다. 에너지는 질의 상태로 사회에 퍼져 있었고 뱅크시가 입자를 맡아 그 에너지를 한 곳에 모아보였다. 그제서야 사람은 에너지의 존재를 알아채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뱅크시의 그림만 알 뿐 그림을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알아채지 못한다. 입자만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실제 모습을 생중계로 보여준 사람은 뱅크시지만 에너지는 원래 있었고 그 존재는 강력한 것이었다.


   ###


    ◎ 하수의 예술 – 선악구도로 정해진 규칙에 맞는지 작가를 점수매긴다. 평가의 권력이 관객에게 있다. 관객승 작가패.


    ◎ 중수의 예술 – 고수와 하수의 대결로 갈아탄다. 평가기준을 바꾼다.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데 성공하면 작가의 승리다.


    ◎ 고수의 예술 – 합리주의 대 부조리의 대결로 간다. 평가기준 없는 곳에서 새로 기준을 만든다. 무조건 작가의 승리다. 


   ###


    진정한 예술은 판단기준을 작가가 만들므로 관객은 발언권이 없다. ‘닥쳐!’ <-이렇게 된다. 무엇인가? 작가는 기준에 맞출 것이 아니라 새로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제멋대로 만드는게 아니고 진리에 맞추어야 한다. 그러므로 진리가 있다. 


    그러므로 뱅크시의 낙서그림처럼 현장성이 있어야 예술이다. 진리를 드러낸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지론에 서는 이유는 의사결정권에서의 우위를 점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개척시대의 서부와 같이 법이 안 통하는 곳을 원한다. 자신이 작가로 되고 싶은 것이다. 선도 없고 악도 없고 정의도 없고 법도 없는 곳에서 자신이 정의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므로 진리가 없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러므로 진리가 있는 것이다. 선도 법도 정의도 작가인 내가 정한다. 진리가 있으므로 그것을 정할 권리가 내게 있다. 법이 없고 질서가 없고 선이 없다면 진리가 호흡하기 좋은 공간이다. 


    그래서 뱅크시는 법의 통제권 사각지대를 찾아 뒷골목을 돌아다닌다. 그러므로 포기하지 말라. 좌절하지 말라. 부정어법으로 퇴행하지 말라. 아무 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신천지야말로 우리에게는 기회다. 진리를 드러낼 수 있는 찬스다. 우주는 그러한 원리로 되어 있다. 시간과 공간은 미리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양자단위에서 부단히 만들어내는 것이다. 진리가 있으므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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