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전교조 경기지부 지부장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다들 놀라셨지요? 그런데, 사실 출마를 아직 한 것은 아닙니다. 지부장후보와 함께할 사무처장 후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교조 선거제도에 따르면, 지부장과 사무처장 중에 1명은 여성 후보자여야 됩니다. 제가 아는 인맥을 총동원하고, 교육모임과 교원단체를 통해서 알아보고 있는데도 참 쉽지 않습니다. 선거를 잘 아는 어떤 선생님은 지부에서 여성 후보자를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보통 결혼 하기 전에 지부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만약 결혼하고 자녀를 갖게 되면 초등 고학년이 되기까지 육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자녀가 좀 커서 중 3 정도만 돼도 아이 입시와 픽업 문제로 지부 전임을 맡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예전에 성평등을 지향하여 만든 좋은 선거제도가 오히려 전교조를 애정하고 전교조의 변화와 현장 선생님들이 신바람나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부 차원에서 도우려는 분들의 시작부터 가로 막게 되는 아이러니가 생기네요. 사실 저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교조는 노동조합이고, 교사의 노동을 최고의 가치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자로서의 교사의 권한과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여 우리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이 전교조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그 어떤 정파의 논리와 고매한 가치도 이를 벗어날 수 없으며,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쇠락해가는 전교조의 노동조합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하고 노동조합의 활동방향을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알기로 같은 정파에서 이미 6년 동안 전교조를 운영하였습니다. 그간 성과도 있었고, 저도 개인적으로 현장의 교권국장으로 2년간 활동하였습니다. 그러나, 애쓰시는 부분은 잘 알고 있으니 아쉬운 부분도 있고, 이제는 보다 새로운 지부의 일꾼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저는 늦깎이로 발령받은 다음 해에 포천 이웃학교 선배님을 만났고, 바로 전교조에 가입한지 16년째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원지회에 있던 교사 3년차에는 수원초등지회의 우수 조합원상을 탈 정도로 적극적으로 조합모임에 참여하였고, 학교폭력 문제를 연구하고 상담하는 학교평화위원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이후 교권분야도 연구하게 되면서 지부 교권지원국장, 교권국장을 맡았고, 현장교사로서는 처음으로 본부에서 교권기획국장으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2년째 화성오산지회 교권부장으로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아는 4~50명의 조합 선생님들과 통화하면서 마음깊은 얘기들과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그 중 20년 이상 조용히 조합원으로 있는 선생님께 들은 얘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조심스레 선생님께서 전교조에 계속 계신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보니, "그래도 전교조잖아요, 전교조에 있어야 하잖아요 "
이 말씀을 듣는 순간,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교육을 참교육의 방향으로 이끈 곳이 전교조입니다. 여전히 우리교육을 살릴 수 있는 곳도 전교조입니다. 현장의 선생님들께 교육희망을 줄 수 있는 곳도 전교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교조인 것이 자랑스럽고, 전교조 선생님들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저는 16년째 전교조 회원임과 동시에 실천교육교사모임 8년, 좋은교사운동 6년, 새학교네트워크 회원 1년으로 교육을 위한 곳이라면 언제든 마음으로, 모임으로 함께 했습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면서 우리교육의 희망의 아직 있음을 확인했고, 각 분야의 교육전문가와 두루 소통하고 교육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있습니다. 특히 교권보호 와 생활교육, 문제행동의 이해와 체계적인 대응 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주변에 전교조 선생님들을 비롯한 정책 전문가 선생님들과 교수님들의 역량을 경기교육의 난제를 푸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불과 3일 동안 여성 후보자를 만날 수 있을지 장담은 못합니다.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같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교조 역사상 유래가 없는 지부장 선거 러닝 메이트 공개모집을 하는 것은 그만큼 전교조에 대한 제 마음이 간절하고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전교조 경기지부 선거출마에 대한 저의 의지와 열망을 주변에 알려 주시고, 좋은 분들이 있으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선거가 시작되면 같이 하실 수 있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생생활교육과 민원대응, 교권보호의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경기지부 차원에서 충분히 발휘하고, 구체적인 정책실현으로 만들어낼 자신이 있습니다.
지금도 교육현장에서 여려움을 겪고 있는 선생님들을 위해 애쓰고 있는 지회 일꾼 선생님들과 숨은 활동가 선생님들과 함께하여 선생님들이 맘껏 교육을 노래하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