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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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606 vote 0 2012.11.21 (14:31:23)

 

    안철수는 단물이 빠졌다

 

    선거전은 인물을 뽑는 것도 아니고, 정책을 고르는 것도 아니다. 그딴건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다. 제발 인물보고 뽑지 말고, 정책보고 뽑지 마라. 언제까지 그런 바닥 수준에서 놀텐가?

 

    진짜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서로 간에 신뢰를 구축해 가는 것이다. 집단의 의사결정능력을 진화시켜 가는 것이다.

 

    87년, 92년은 인물대결도 아니고 정책대결도 아니고 오로지 지역대결이었다. 이건 선거의 실패다. 민주주의 실패다. 정책보고 찍어도 안 좋고, 인물보고 찍어도 나쁜데, 지역보고 찍으면 최악이다.

 

    안철수가 인물로 밀리고, 정책도 밀리지만 하나의 강점은 있다. 그것은 민주당의 시스템 개혁에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거기까지! 안철수의 역할은 딱 거기까지다.

 

    안철수가 인물을 내세우면 자격이 없다. 인물에 대한 환상은 정치를 코미디로 만든다. 안철수가 정책을 들고 나오면 역시 자격이 없다. 인기있는 정책은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이명박이 대운하 정책에, 4대강 정책에, 747 정책에, 뉴타운 정책으로 이겼는데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이 오히려 나중에 좋은 정책으로 확인되는 예는 너무나 많다.

 

    97년의 DJP연합은 절망적인 지역구도를 일부 깨뜨려서 약간의 정치발전을 이루었다. 2002년의 노무현도 부산에 교두보를 만들어서 상당한 시스템의 진보를 이루었다. 지역갈등 완화시켰다.

 

    2012년 우리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는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있다. 그것은 이념대결, 지역대결, 종교개입, 재벌일탈과 같은 정치질서 바깥의 방해자들을 제거하는데 있다.

 

    2012 1219의 지상명령은 다음과 같다.

 

    ◎ 북한을 악용하는 수구꼴통 척결하라.
    ◎ 지역주의 악용하는 달구벌동맹 해체하라.
    ◎ 지연학연 악용하는 민주당 줄세우기 극복하라.
    ◎ 소망교회, 조중동, 재벌발호 차단하라.
    ◎ 투표시간 연장으로 참정권 확인하라.

 

    안철수가 뜬 진짜는 이 중에서 세 번째 민주당 특유의 지역연고-학벌연고 극복노력에 있다. 박선숙, 송호창, 강금실 등의 공통점은 민주당 내의 격렬한 투쟁구조에서 버티지 못하는 약골들이라는 점이다.

 

    정치인들 면면을 보면 약간 깡패다. 깡패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운동권 학맥깡패고, 하나는 지역연고 논두렁깡패다. 여기에 진보당 이석기 패거리에게서 관측되는 주사파깡패도 있다. 그 외에 10년째 정치권 주변을 맴도는 얼떨리우스 깡패도 있다. 이들은 음지의 사사로운 고리로 점조직되어 있다.

 

    송호창 등 안캠프 약골들은 범생이들이라서 공천경쟁 붙으면 이런 깡패들에게 못당한다. 그래서 안철수 동굴로 도피한 거. 그러나 정치는 원래 약간 깡패기질이 있어야 한다. 정치는 전쟁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당내경쟁 겁내는 약골들이 새누리와 독하게 싸울 수 있는가이다. 착한 정치인이 꿔다놓은 보릿자루 되었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예는 흔하다.

 

    송영길이나 정청래 등을 보면 어디에 던져놔도 살아서 돌아올 것 같다. 이 양반들은 상당히 독종이다. 정동영은 원래 약골인데 닳아서 그런지 그래도 은근히 기질이 있다.

 

    정치판에는 범생이도 있고 독종도 있어야 한다. 안철수가 뜬 것은 독종들에게 밀려서 겉도는 범생이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대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 정치개혁의 본질이다.

 

    근데 안철수가 지금 이러한 본질에 충실하고 있는가? 안철수의 역할은 민주당에 개혁의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끝났다. 중요한 것은 그 역할이 이미 달성되었다는 거다. 안철수의 주장을 민주당이 일언지하에 거부했다면 몰라도 받아들인 이상 안철수가 민주당 주변에서 얼쩡거릴 이유가 없어졌다. 이제는 민주당에 입당해서 정당개혁을 하든지 아니면 초야로 돌아가든지다.

 

    안철수는 확장성이 없다. 싸움을 지휘할 중간의 장교그룹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 선거를 한다면 안철수가 되는게 맞다. 그러나 아직 한 달여가 남았고 그 기간동안 선거전은 후보대결이 아니라 세력대결이다.

 

    안철수가 되면 선거운동을 할 사람이 없다. 안철수는 열성 지지자의 지지가 아니라 어중간은 중도표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지지는 주가에 전부 반영되었지만 문재인 지지는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왜 박근혜는 딱 48퍼센트 상한으로 고정되고, 안철수는 이미 반영되었고, 문재인은 이제부터인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진짜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 간에 신뢰를 구축해 가는 것이 진짜다. 집단의 의사결정능력을 진화시켜 가는 것이 진짜다. 이건 개인이 아니라 세력의 문제다.

 

    과연 우리가 민주당을 믿을 수 있는가? 이제부터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우리가 이제부터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는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가 선수였지만 이제부터는 국민이 선수다.

 

    무엇인가? 박근혜는 과거의 박정희를 평가하고, 안철수는 현재의 인물을 평가하지만, 문재인은 세력의 미래가 평가된다. 문재인은 과연 문재인이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을 진화시켜 낼 수 있는가로 판정되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과거, 안철수는 현재, 문재인은 미래다. 박근혜는 고정되어 있고, 안철수는 반영되었으며, 문재인은 이제 시작이다. 문재인은 문재인 개인능력이 아니라 세력에 의해 링으로 밀어올려진 사람이다. 세력이 선수다.

 

    안철수는 그 선수가 없다. 정당이 없으니 발전시킬 시스템도 없고, 신뢰를 구축하려니 그 신뢰를 담보할 조직이 없고, 집단의 의사결정능력을 진화시킬 구체적인 실체가 없다. 그러므로 정치를 진화시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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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는 한 잔의 커피가 아니라 그 커피를 담아내는 잔입니다. 커피는 마시고 달다/쓰다 판정이 됩니다. 달면 단대로 쓰면 쓴대로 또다른 커피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흩어지고 만다는 거죠. 그러나 커피잔은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잔이 떠나도 잔받침은 남아 있고, 잔받침이 떠나도 탁자는 남아있고, 탁자는 떠나도 거실은 남아있고, 거실이 떠나도 대지는 남아있고, 우주는 남아있고, 신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진짜배기는 그 마셔버린 커피가 아니라 남아있는 '전제'들에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 공유된다는 거죠. 그 진짜를 돌아보게 하는 이 한 권의 책을 권합니다. 

 

http://gujoron.com/xe/?mid=Moon




프로필 이미지 [레벨:5]id: 땡건땡건

2012.11.21 (23:06:39)

빠질 단물도 없었오. 바람 죠낸 들은 못생긴 무 였오.

 

 

[레벨:3]이제는

2012.11.22 (14:26:59)

<진짜배기는 그 마셔버린 커피가 아니라 남아있는 '전제'들에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 공유된다는 거죠>

동렬님의 이 대목을 윗 글에 적용한다면, 나중에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자기 역할을 다 하고 떠나가더라도 남길 것은 `시스템이고 서로 간의 신뢰구축이며, 집단의 의사결정 능력 진화'라는 말씀으로 봐도 되나요? 

그 것이야말로 우리 `서로가 공유하는 토대'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질'이라고 봐도 되나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11.22 (14:42:40)

그렇죠.

내가 사과를 줬으면

정성들여 깎아서 잼이라도 발라서 되돌려 줘야지

명박이처럼 냉큼 쳐묵하는 쇄끼라면

전혀 이심전심이 안 되는 꽉 막힌 놈이라고 볼 밖에요.

이런 자는 패대기를 쳐야 합니다.

아우먼저 하고 양보한 것은 왜 형님먼저 안 하느냐는 꾸짖음인데

송호창류 개또라이 뚫린 입이라고 하는 말 좀 보소.

양보한게 없더라 에에에에에에 이 쥐랄.

 

어휴.

지금 안철수 행동 하나하나가

다음 5년 후를 대비한 관례가 되고 관습헌법이 되는 건데

앞서 가는 사람이 눈길 위를 걸을 때는 뒤따라올 4년 후를 생각하라고

공자선생께서 그렇게 타일렀거늘

 

만약 문재인이 어떤 형태로든 물러난다면

5년 후, 10년 후, 100년 후, 1000년 후가가 일제히 소급되어서   

어떤 징벌을 내릴 지는 뻔한 것입니다.

 

안철수 이 쇄끼는 5초 생각하고 씨부리는 자입니다.

눈 길에 뒷사람 의식하여 조심해서 걸으랬더니 아주 텀블링으로 나뒹굴고 있어요.

지금 두 사람은 100년, 천년의 관례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역사의 고속도로를 만들 때는 곧게 길을 닦아야 하는데

안철수 이 쇄끼 수작은 완전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 옥천-황간구간 뚫듯이

꼬불꼬불꼬불 이 쥐랄을 하고 있어요.

아주 훌라후프를 돌리는 거야. 이 넘이.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2.11.22 (16:26:21)

순간의 선택이 냉장고는 10년, 정치는 천년이에요!!

오늘중으로 천년의 방향성이 나와주면 만인의 승리가 되겠지요...


[레벨:3]이제는

2012.11.22 (17:13:16)

어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TV토론을 보면서

문 후보에게선 맑은 기운이, 안 후보에게선 탁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문 후보에게선 당당함과 여유, 배려 등이 느껴졌고, 안 후보에게선 다소 초조하고 굳은 표정,

그리고 그 뒤에 어떤 고집, 욕심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어느 정도 사전에 준비된 후보와 그렇지 못한 후보 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느낌이지만요.

안 후보가 불특정한 국민의 인기라는 구름 위에서 내려와

지금의 자기의 위치와 문제를 차분하게 살펴보고

이제라도 현명한 처신을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동렬님 말씀대로 안 후보가 5년후, 10년후, 100년후, 1천년후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새로운 관례를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는  의식을 가지고

진중하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레벨:6]폴라리스

2012.11.22 (19:34:21)

가상조사방식이 뭔가 싶었는데ᆞᆢ그게 어떤건지 알고나서는 쌍욕이 나왔다오.. 그게 날로 먹으려는게 아님 뭐란 말인지.. 나같은 국민을 분노하게 하다니..참 못됬다.
[레벨:6]폴라리스

2012.11.22 (19:50:06)

그러고보면 동렬님의 사람보는 눈은 참 정확한듯ᆢ 나는 최근까지도 믿었다오.. 서영석씨말대로 안씨가 먼저 모바일경선 하자하고 통크게 나왔으면 얼마나 멋졌겠소?ᆢ아마도 그랬다면 안철수가 됬을거요ᆞᆢ도대체 여론조사밖에 할수없는 시점까지 버티기 하고서는 그것도 가상조사방식이라는 복잡하고 요상한 방식을 내놨다는게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떠나서.. 국민을 뭘로보기에 저딴걸 단일화 방안이라고 내놓나 싶어서 분노하게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2.11.23 (02:15:04)

안철수 후보 측은 긴급 기자회견 할 때 마다 지지를 까먹소.


16일, 그리고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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