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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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364 vote 0 2012.11.23 (17:13:33)

  

    가위바위보로 결정하라는 사람도 있다.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냈다. 5년 후에도 가위바위보를 할 것인가? 이것이 관례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정치가 장난인가? 역사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인가?

 

    단일화 문안 작명꼼수로 대통령이 결정된다면 이건 국가도 아니다. 존엄이 파괴되고 만다. 앞으로 5년내내 온갖 꼼수제안이 쏟아진다. 국민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꼼수대마왕 쥐박으로 본다.

 

    무엇인가? 대통령의 꼼수에 국민도 꼼수로 대항하는 것이다. 국민의 마음 속에 꼼수법이 생긴다. 5년내내 꼼수대란 일어난다. 정치인들이여! 부끄러운줄 알라! 대한민국 이름 네 글자를 부끄럽게 하지 마라.

 

    일찍이 정주영이 있었고, 이인제도 있었고, 박찬종도 있었고, 정몽준도 있었고, 문국현도 있었다. 안철수는 이들 중간그룹을 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5년 후의 누군가는 지금 학습하고 있다. 정신차려야 한다.

 

    무심코 하는 행동이지만 알고보면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 즉흥적으로 결정하곤 하지만 5년후, 10년 후, 100년 후, 천년 후까지 오래도록 영향을 미친다. 정치인이여! 논객들이여! 제발 역사공부 좀 하시라.

 

    안캠의 행보는 단일후보를 차지하겠다는게 아니라 단일후보를 시켜주지 않으면 박근혜 쪽에 붙겠다는 협박성으로 보인다. ‘나 아니면 안돼.’ 이 말은 ‘그렇게 눈치가 없어? 수 틀리면 재뿌릴거야.’ 이거다.

 

    문구가 어떻게 되든 3시간 안에 대응전략이 지지자들 사이에 전파된다. 유권자의 30퍼센트는 고도의 전략적인 대응을 한다. 그러므로 5퍼센트 이상 지지도 차이가 날 때 여론조사 문구의 유불리는 의미없다.

 

    문제는 지금 여론조사에는 오차범위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10퍼센트 가량 벌어져 있다는 점이다. 왜? 국민의 상당수는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를 말하지 않는다. 구조론의 결을 따라 일을 진행한다.

 

    기승전결의 공식대로 가는 거다. 이를 밴드왜건 효과라 한다. 이길 사람을 예상하고 이왕이면 준비된 승자에게 확실한 승리를 만들어줌으로써, 뒤끝없이 깨끗한 결말을 지으려고 한다. 유종의 미를 원한다.

 

    이제는 안철수 지지자들도 상당수는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대답한다. 그러므로 안철수는 이에 맞서 언더독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 언더독은 지더라도 명예롭게 져서 나중에 재기할 기반을 만들어주는 행위다.

 

    롬니가 49퍼센트까지 추격한 것은 언더독효과 때문이다. 미국 유권자는 롬니를 차기대통령으로 선출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다만 롬니가 허무하게 져버리면 공화당의 미래가 없기 때문에, 토론회의 승리를 계기로 삼아, 한끗 차이의 아슬아슬한 석패를 유도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롬니가 약진하여 오바마를 이길 수 있는 선을 건드리자 놀라서 언더독의 일부는 다시 오바마 지지로 원대복귀했다. 그것이 오바마가 의외로 낙승한 이유다.

 

    그들은 공화당의 참패를 막으려 했을 뿐, 모르몬교 출신 정치인의 승리를 바라지는 않았던 것이다. 언더독은 약자에 대한 동정이므로 한계가 있지만, 운이 좋으면 의외의 승리를 얻을 수도 있다. 한끗 차이로 지게 하려다가 뜻밖에 한끗 차이로 이겨버리는 수가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언더독 전략을 채택했어야 했다. ‘승부는 졌지만 사람은 아깝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 얍삽하게 굴면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왔는데도 예의를 지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 않게 처신하는 것이다.

 

    그럴 때 의외의 역전승도 가능하다. 현실은 어떤가? 안철수가 최후통첩 운운하며 배신을 암시하는 인질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언더독 효과는 물건너 갔다. 이런 식의 꼼수를 부리면 따라오는 것이 브래들리 효과다.

 

    브래들리는 유통기한이 짧은 변수가 유통기한이 긴 변수를 이기는 현상이다. 주류언론의 지지를 받는 중앙의 명망가 후보가 돈과 조직과 정당의 시스템을 이용하여 장기적으로 압박할 때, 이렇다 할 대항무기가 없는 토박이들은 입소문으로 방어하는데, 이때 강자의 시스템 압박에 대한 분노가 유언비어, 음모론, 감동스토리 등의 형태로 입소문을 퍼뜨려서 단기간에 뒤집는다. (브래들리가 백인에게 유리하다는 말은 오바마의 연승으로 거짓임이 판명되었다. 피부색과 관련될 수는 있지만 본질은 따로 있다.)

 

    강자가 돈과 언론과 조직과 전국적인 유명세를 총동원한 시스템 압박으로 나올 때 약자가 게릴라전으로 대항하는 것이 브래들리 효과다. 브래들리 효과는 막판 뒤집기로 나타난다. 문제는 지금 어느 쪽에서 브래들리가 나오느냐다.

 

    문재인은 조직과 정당과 돈과 명성이 있고 시민단체와 언론의 지지가 있다. 안철수는 펀드모금이 잘 안 되어 돈도 없다. 정당도 없고 조직도 없다. 모든 면에서 열세다. 시스템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열세인 안철수가 이러한 승부의 부당함을 호소하여 브래들리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정당하지 않은 승부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안철수가 타이밍정치, 치킨게임, 사람 빼가기, 박선숙의 협박성 발언 등의 많은 반칙을 저질렀다.

 

    분노한 네티즌에 의하여 브래들리 효과는 문재인으로 간다. 벌써 이명박이 뒤에서 안철수를 조종한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음모론은 분노에 의해 발생된다. 누가 분노를 일으켰는가? 제발 생각 좀 하고 정치하시라.

 

   

 

    ###

 

   

345678.jpg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때 그곳이 약한 고리입니다. 밴드왜건과 언더독과 브래들리는 그 약한 고리에 머무릅니다. 한 번 뒤집어지면 역설이지만, 두 번 뒤집어지면 법칙입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결과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단지 보고도 알아채지 못했을 뿐 징표는 사전에 나타납니다.  이 한 권의 책을 권합니다. 한 번 뒤집으면 역설이 보이고 두 번 뒤집으면 법칙이 보입니다.

 

http://gujoron.com/xe/?mid=Moon




[레벨:4]AcDc

2012.11.23 (17:59:06)

박원순 시장님이 당선될때가 기억나네요.
인물도 정책도 지역도 아무것도 없었죠.

대신 시스템을 제안합니다.

명박 세훈 시기를 지나며 막장으로 치달은 서울시에
대해 아무런 정책도 제안을 안한것이 생각나네요.

물론 박원순 변호사는 시민운동가였으므로 뒤에는 시민세력이 있었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밀어줘서 박원순 변호사가 당선됬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나도는데

사실 안철수교수가 없었더라도 박원순 변호사는 시장이 되었을겁니다.

대체제를 제안했거든요.

기존 정당과 정당의 유력자들이 내정하는 체제가 한계가 왔고, 박원순 시장은 새로운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안철수교수가 그판에 끼건 말건 별 상관이 없다고 봤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2.11.23 (18:18:04)

" 단일화 문안 작명꼼수로 대통령이 결정된다면 이건 국가도 아니다. 존엄이 파괴되고 만다. 앞으로 5년내내 온갖 꼼수제안이 쏟아진다. 국민이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꼼수대마왕 쥐박으로 본다.

 ....국민의 마음 속에 꼼수법이 생긴다. 5년내내 꼼수대란 일어난다. 정치인들이여! 부끄러운줄 알라! 대한민국 이름 네 글자를 부끄럽게 하지 마라."   


참으로 명약관화로다! 주객이 전도되고 꼼수가 꼼수로 이어지는 것은 여기서 끝내야...

대한민국 경쟁력을 다시 50년 후퇴로 떠밀려는 순간... 전 유권자의 깨달음으로 극복해내야 할 듯합니다. 3시간이면 가능하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4]달뜨는 밤

2012.11.23 (23:22:25)

"음모론은 분노에 의해 발생된다."


그렇군요. 음모론이 발생하는 배경의 에너지를 봐야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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