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배의 천기누설
한 번 읽어볼만한 미디어 오늘 기사를 링크한다. http://book.daum.net/media/detail.do?seq=37994548&nil_no=256533&t__nil_book=txt&nil_id=1 “반대의 가능성은 없을까. 이를 테면 문재인·손학규 등 유력 주자들이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없나. 김종배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단언한다. 민주통합당 기층에 깔려 있는 상실감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불임정당에 대한 불안이 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봐라. 나중에 달라질 수도 있지만 당장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는 안철수의 힘을 빌리지 않고 단독으로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기사본문인용] “기자들보다 당신이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있다”[기사제목] ### 김종배 주장은 신문기사의 행간을 잘 읽으면 답이 보인다는 건데 그 말은 맞다. 그런데 말이다. 김종배의 주장에도 역시 행간은 있더라는 말씀. 김종배 말대로, 김종배보다 필자가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있다. 삼류들이 다 그렇듯이 논리는 그럴듯하게 맞춰 놓는다. 그러나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아전인수식으로 가고 만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에 맞추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그들은 애초에 자기 안에 말이 가득 들어차 있고 그것을 어떻게든 토해내고 만다. 무엇인가? 실상 김종배가 가장 무서워 하는 부분이 바로 필자가 인용한 이 부분이라는 거. 김종배는 그걸 필자에게 들킨 거. 행간을 읽힌 거.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라고라? 이미 문재인 등 다수가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나섰는데도. 단언? 지가 뭔데 단언이야.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정치에 불가능한게 어딨어?
김종배 말대로 민주당은 불임정당에 대한 불안이 있다. 이건 김종배 본인의 불안이기도 하다. 그의 말대로 민주당은 안철수 없이 단독으로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근데 그건 민주당 입장이다. 국민의 입장은 다르다.
안철수 없이 단독으로 가고 싶다는 민주당의 욕심.. 그 욕심을 드러내는 순간 민주당은 대중들에게 속을 들키고 마는 것이며 거기서 게임은 끝나버린다. 정치는 포지션의 예술이다. 시청자는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의 발언보다 표정을 본다. 눈빛을 본다. 포지션을 읽는 것이다.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 그것은 안철수가 대선후보가 되어 민주당 지분의 반을 가져가버리는 것이다. 민주당의 반쪽집권. 그러한 두려움을 들키는 순간 민주당은 약자의 포지션에 서 버린다. 지고 들어간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후흑학을 연마해야 한다. 정치인은 끝까지 속을 감추고, 짐짓 의뭉을 떨며, 패널의 노골적인 질문에도 뻔뻔하게 버텨야 한다. 문재인은 그걸 해내야 한다. 문재인은 안철수와 맞서면 죽고 안철수를 귀여워해주면 산다. ◎ 안철수 전략 – 민주당이 자신을 공격하도록 유도하여 국민이 오만한 민주당을 제압해야 한다는 여론을 일으키는 것. ◎ 문재인 전략 – 민주당의 일제공격때 안철수를 두둔하는척 하며 실제로는 안철수의 입지를 없애버리기. 그러면서 해결사인척 딴전. 문재인의 승산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립구도를 남편 대 아내의 합종구도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문재인 신랑과 안철수 부인의 결혼무드로 가는 것이다.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노무현 짓을 대담하게 해버리는 사람이 대통령 된다. 그런데 문재인이 그걸 왜 안해? 지금 민주당만 흔들면 대통령은 자동으로 보장인데. 민주당이 두려워 하는 급소를 정확하게 찌르는 자가 논쟁을 유발하고, 논쟁을 유발하는 자가 핀치에 몰라고, 핀치에 몰리는 자가 동정표를 얻고, 대중의 동정표를 얻는 자가 당선되는 것은 뻔한 거다. 지금 문재인의 가장 확실한 전략은 비비기다. 경마장에서 이등마가 선두마를 비벼서 따라잡는 공식이다. 일종의 진로방해 수법이다. 안철수의 포지션을 빼앗는 거다. 돕는척하며 옆에 붙어서 상대의 진로를 살짝 틀어버린다. 안철수가 뜨는 이유는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안철수가 민주당 후보이고 문재인이 안철수처럼 바깥에 있다면 지금 야권 1위는 문재인일 수도 있다. 세력이 없어서 그렇지 포지션만 보면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좋다. 문재인의 방법은 안철수와 결탁함으로써 민주당의 반발을 끌어내고 민주당과 차별화 함으로써 거꾸로 국민을 등에 업고 민주당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는 것이다. 국민이 오만한 민주당에 대해 분노할 때 민주당의 입에 재갈은 채워진다. 안철수가 노리는 바로 그것을 선점해 버리는 것이다. 안철수의 책략은 민주당 후보들이 일제히 안철수를 공격하게 해놓고 끝가지 무대응함으로써 동정심을 불러 일으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겨버리는 것이다. 이를 역으로 찌르는 것이 문재인의 비비기다. 지금 민주당내 김두관 지지자는 숨은 안철수 지지자로 보면 된다. 그들은 안철수로 말을 갈아탈 명분을 얻기 위해 김두관을 띄운다. 그들은 예비 후단협이다. 정면으로 안철수를 치면 안철수는 꽁꽁 숨어버린다. 무대응전략으로 검증을 피하는 것이 안철수의 유일한 승산이다. 그러므로 안철수 옆에서 비비기로 민주당의 후단협화를 부채질하는데 문재인의 승산이 있다.
문재인이 안철수를 두둔하며 말리는 시누이 역할을 하면 추미애를 필두로 일제히 문재인 죽이기에 돌입한다. 바로 그 지점이 승부처다. 모르겠는가? 김종배가 가장 두려워 하는 사건, 민주당이 수렁에 빠지는 코스. 정치의 본질인 지분배분문제를 수면 위로 노출시켜버리기. 민주당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국민이 틀어쥘 때 민주당의 승산이 있다.
예컨대 이런 장면..
◎ 토론회 패널.. 안철수는 민주당 원샷경선에 참여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 민주당 후보.. 그렇죠. 밖에서 꼼수를 내보려고 미적대고 그러는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죠.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그러면 안 됩니다. 안철수 나빠요. ◎ 유권자 입장.. 민주당 후보 쫄았네. 안철수 조금 더 버텨봐. 어쩌나 보자.
◎ 문재인 승산.. 안철수는 세력이 없는게 핸디캡이니까 봐줘야죠. 혈혈단신 안철수와 막강한 세력을 가진 민주당의 당내경선은 오히려 공정하지 않아요. 민주당의 통큰 양보를 주문합니다. ◎ 유권자 판단.. 문재인 여유가 넘치네. 자격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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