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축구도 구조적으로 해야 한다는 거. 구조적인 것은 통제가능한 형태다. 비구조적인 것은 통제가 안 되는 경우다. 프랑스 외인구단 통제 안되어 망했다. 영국 그레이트 브리튼 통제 안 되어 망했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잉글랜드만 나오고 웨일즈, 에이레, 스코틀랜드 등은 못나왔는데 이번에는 단일구단 만들어서 망한 거. 1+1=2가 아니고 0이 된 거다. 진보통합당 꼴 난 거다. 민노+진보+참여=0
머리는 합칠수록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 정치칼럼에도 써놨지만 구조가 잘못 세팅되면 의사결정 안 된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북한 쿠바는 조선왕조 말년처럼 우물쭈물 시간만 끈다.
문제는 구조론을 모르는 보통 사람들의 보통 상식이 다 틀렸다는 거. 아래와 같다.
◎ 유소년축구 대대적인 육성해야 한다?
천만에. 온두라스 가봉 등 인구 적고 가난한 나라도 축구 8강만 잘 한다. 유소년 축구육성은 자원늘리기인데 자원이 부족해서 축구가 안 되는건 아니다. 구조가 문제다. 중국이 인구가 적어서 축구 못하나?
물론 월드컵 우승을 하려면 대대적인 유소년축구 육성지원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이 축구로 먹고 사는 나라인가? 축구만 하고 말 것인가? 축구로 밥먹는 브라질 따라배우기인가? 상식대로 가야 한다.
한국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율을 추구하는게 맞다. 월드컵 우승 안해도 된다. 다만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할 수 있다는걸 입증하는게 중요하다. 유소년축구 육성도 당연히 해야하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
◎ 포지션별 최고수 모아서 최고감독 넣으면 된다?
천만에. 상부구조인 협회가 중요하고 다음은 협회와 맞는 감독, 다음은 감독과 맞는 선수 서넛, 다음은 선수와 호흡맞는 동료가 필요하다. 절대적으로 51 대 49가 되어야 한다. 의사결정이 되어야 한다.
협회가 전체에서 51의 권한을 가져야 하고, 다음 감독이 51을, 다음 주요 멤버가 51을 가져야 한다. 외인구단 긁어모으면 망한다. 선수 파악 잘 한 감독이 꾸준히 관리하는게 중요하다.
브라질 감독, 스페인 감독 데려오면 된다는 환상은 버리는게 좋다. 히딩크도 한번 써먹는거지 계속 히딩크에 의존하면 피곤하다. 이기는 법을 알면 이 자원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 패스축구에 제로톱이어야 한다?
천만에. 모든 승부의 본질은 스피드다. 패스축구는 스피드를 만드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일 뿐. 홍명보는 롱패스로 일본을 이겼다. 가봉은 롱패스만 하다가 한국과 못이겼다. 상대에 따른 맞춤전략을 선보여야 한다.
일본 잡을때는 일본에 맞게. 스페인 잡을 때는 일본식으로. 체력과 스피드의 우세를 살리고, 신장이 클 때는 신장의 우세를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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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만으로는 이길 수 없지만 최고의 효율은 가능하다. 적은 비용으로 최고효과를 내려면 조광래의 패스축구가 아니라 이기는 축구, 맞춤전술, 꾸준한 호흡, 해결사와 중원 지휘관, 명골키퍼 등 주요 거점을 장악하는게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해결할 골잡이 없고, 중원 지휘관 없고, 슈퍼세이브 해주는 골키퍼 없으면 곤란하다. 이러한 몇 가지 포스트만 잡으면 나머지는 일사천리, 손발만 맞추면 된다.
중요한건 팀의 중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 가운데가 약하고 외부에서 팽이를 치면 곤란하고 중심이 든든해야 하며 그 중심은 비슷한 나이, 세대, 콤비의 패거리라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선수를 중심에 놓고 그 선수와 손발이 잘 맞는 선수를 좌우에 배치하고 이렇게 차례로 조를 맞춰가다보면 역량있는 선수가 빠질 수도 있다. 이때 네티즌들이 잘하는 아무개 왜 안넣냐고 거품 물겠지만 신경꺼야 한다. 잘한다고 넣는게 아니고 구조를 맞춰서 넣는거다.
상부구조가 중요한데 상부구조는 협회와 국민의 관심이다. 국민이 협회를 때리는건 국민이 최상부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협회탓만 하는건 모르는 소리다. 만만하니까 협회를 때리는 거다.
때리는건 좋은데 알고 때려야 한다. 협회 입장에서 본다면 인맥축구라는 비판이 나와도 구조를 맞추는 수 밖에 없다. 공정성보다는 승리가 우선이다. 공정하게 선발해서 손발 안맞으면 어쩌구?
국민은 협회를 감시하고, 협회는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고, 감독은 주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주장은 선수단을 장악해야 한다. 물론 아니다 싶으면 확실하게 갈아야 한다. 협회의 무능탓하는 사람들은 이기면 협회의 유능탓할건가? 아니잖아.
어쨌든 국민과 협회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서 이긴건 백퍼센트 확실하다. 그런 점에서 네티즌이 협회를 비판한건 잘한거다. 가장 나쁜건 서로 눈치보고 아무런 의견도 내지 않고 가만있는 것. 체면차리기만 하는 것.
일본선수들이 ‘분하다 타령’ 하는 것도 체면차리기. 눈치 보느라고 분한척 하는게 아닌가? 져놓고 희희낙락하면 욕먹을테니까. 일본은 실력 때문에 진게 아니고 정신력 때문에 진게 아니고 세키즈카 다카시 감독 때문에 진 거다.
생긴 것부터 코미디잖아. 눈빛부터 만화주인공 같어. 감독이 아니면 구조가 안맞는건 당연. 일본은 감독이 잘못된 방향을 제시해서 망한 거다. 그들은 이길 생각으로 축구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하려고 축구한 거다.
◎ 바보감독 –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 그러나 패배.
◎ 명감독 – 이기는 전술은 본인도 모름, 어쨌든 감으로 시합은 승리.
특히 이기는 전술이 네티즌을 잘 설득하는 그럴듯한 전술일 때 백퍼센트 깨진다. 네티즌의 수준은 바닥인데 거기 맞추는 사람이 이길 수 있나? 논리가 아닌 뚝심을 보여줘야 한다.
이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이긴다. 그것은 돌발상황에서 발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다. 상대에 따라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구조. 일본의 조직력축구는 의외성을 줄이고 의외성을 줄이면 상대방을 잘 연구한 팀에 깨진다. 일본축구는 항상 한국에 파악되었다. 그래서 졌다.
일본이 한국을 어쩌다 한번 이기는건 한국이 파악을 못한 거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의외성을 줄이는 축구를 할까? 그건 감독이 협회와 국민을 납득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기는 시합이 아니라 국민이 고개를 끄떡일만한 그럴듯한.. 면피용시합을 하는 거.
2002년에도 김어준이 ‘우리는 강팀이다’ 하고 떠들어서 대선 이겼다. 지금은 낙관주의가 필요하다. 이긴다고 생각하면 겁대가리가 없어지고 대략 겁대가리가 없어지면 사람이 진보적으로 변한다. 보수주의는 북한이 쳐들어오면 다 죽는다, 삼성 건드리면 다죽는다..며 쫄아서 겁먹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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