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우리 교육은 성실함만 강조하지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냥 열심히 살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방향이 잘못되면 열심히 살수록 더욱 실패하고 만다. 성공의 방향이 있고 실패의 방향이 있다. 어느 쪽이 성공하는 방향인가? 꽃의 성공은 활짝 피워 천지에 향기와 색을 떨치는 일이듯, 사람도 자신을 온전히 성취하는 쪽이 성공의 방향이다. 그런데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으므로 개인의 성취가 공동체의 성취와 이어지고 공동체의 성취가 개인의 성취로 이어진다. 개인이란 공동체와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고 실제로는 관계에 의해 역동적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쫓는 이기적 성공은 결국 실패가 되는 일이 흔하지만 기존의 방향설정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 까닭에 실패는 반복된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나는 학교에서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평생 애써 열심히 살아도 역사의 흐름과 동떨어진 곳을 향한다면 그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고립되어 굳어지고 타락하고 만다.
개인의 취향, 개별 집단의 특수한 목적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다양함 그 자체가 문명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향이 고집이 되는 지점, 집단의 목적이 공동체 전체의 목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점에서 타락이 시작된다.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정의란 공동체 전체의 선과 관계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정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교육은 진정한 성공과 역사와 미와 진리에 대해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진 교육이다. 이러한 중요한 개념들이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큰 잘못이다. 작은 것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큰 것을 놓치는 꼴이다.
나는 한때 고등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친 적이 있다. 미술선생이지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내어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옳은 삶 성공적인 삶에 대해, 그리고 공동체와 문명, 예술과 정의와 진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결과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은 그 학생들이 모두 대학에 가고, 더러는 이미 졸업했다. 이들을 보면 적어도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남들이 짜준 각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신을 더 돌아보는 진지함은 당연히 요구되는 덕목이지만, 대부분의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단어를 듣고 말하고 생각해보면서 자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큰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춘기 무렵 사람은 자기 삶의 청사진을 만든다. 이 시기에 어떤 재료가 주어지느냐에 따라 그 그림의 내용에 큰 영향을 끼친다.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재료를 처음부터 붙잡고 다뤄보아야 자기 삶의 건축이 건실해진다. 당장 시험에 쓰이지 않는대서 잔가지로 건축을 시작하면 나중에 굵은 나무를 어찌 얹을 수 있겠나. 그렇게 지은 건축이 땅위에 우뚝 서 천둥번개와 비바람과 눈보라에 맞설 수 있겠는가.
성실함은 남들에게 보이기 좋은, 남들이 쉽게 좋아해주는 덕목이지만, 자신과 공동체에게는 성실함보다 바른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방향을 뚜렷이 보는 사람은 성실함과 열정을 저절로 얻게 된다. 열심히 살다보니 창조하게 되지는 않는다. 창조성이 꽃피려면 역사와 문명의 빈 곳으로 용기있게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창조성은 역사와 같이 걸어가는 일, 즉 팀플레이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개인을 넘어 역사와 공동체의 안목을 가져야 진정한 창의성의 원천에 이르게 된다. 공동체와 협업하기, 역사의 포지션을 인식하기, 이것이 바로 방향을 바라보는 교육의 핵심 내용이다.


from iphone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2.05.30 (11:36:07)

 

후진국은 방향을 몰라도 되오.

왜냐하면 앞서가는 선진국이 방향을 다 정해놨으니까

 

뒤에 가는 후진국은 성실하게 점수만 따면 됩니다.

그러나 자신이 선진국이 되면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진리가 이미 방향을 다 정해놨어요.

진리의 방향을 읽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재료와 친해지는 것입니다.

 

좋은 재료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건 당장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그냥 연필로 만화를 조낸 그려서 엄마한테 보여주는게 칭찬받는 비결입니다.

애가 재료와 친해졌는지 엄마가 어떻게 알겠어요.

 

중요한 것은 평가방법이 없고

무조건 평가하려고 하므로 안중요한 것을 하게 되고 그게 망하는 이유.

 

평가하려는 이유는 학원비가 걱정돼서.

손해볼 순 없잖아.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2.05.30 (20:39:07)

구조어를 모르는 사람이 이 칼럼을 읽는다면,  전혀 엉뚱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오.


좀더 쉽게 이해시키기 연습이 필요함.


좀더 쉽게 글쓰는 연습이 필요함.



(창조성이 꽃피려면 역사와 문명의 빈 곳으로 용기있게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창조성은 역사와 같이 걸어가는 일, 즉 팀플레이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개인을 넘어 역사와 공동체의 안목을 가져야 진정한 창의성의 원천에 이르게 된다. 공동체와 협업하기, 역사의 포지션을 인식하기, 이것이 바로 방향을 바라보는 교육의 핵심 내용이다.)  -   이거 뭔말인지 알아듯는 사람이 있겠소?  뜬금없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2.05.31 (10:22:05)

두시간 이상 시간내기 어려워 마지막 대충 넘긴걸 알아챘구려.

from iphone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90724
460 거버넌스 전쟁 ahmoo 2020-10-22 2016
459 이정우 "김수현은 경제 몰라서 정책실장 곤란" 6 수원나그네 2018-11-05 2010
458 양자컴퓨터의 본질과 확률의 오해 (수정 보완) 챠우 2019-09-24 2008
457 [민중의소리] 기사 게재 ~ 9월20일 독립운동 투어 image 9 수원나그네 2019-08-31 2007
456 구조론의 가치와 사용법 챠우 2019-08-02 2001
455 일원론의 충격 1 systema 2023-01-18 2000
454 아무님 사회주택 토크쇼 수원나그네 2019-05-09 2000
453 KBS 9시 뉴스에 출연하다 (4대강관련) image 4 수원나그네 2018-07-07 1999
452 패턴과 모순. 2 systema 2019-05-13 1994
451 요즘 들어 조선500년이~ 수원나그네 2018-05-08 1994
450 교육의 5단계 2 이상우 2017-10-22 1994
449 박찬호와 김병현의 차이점 dksnow 2023-01-25 1993
448 형식의 의미 chowchow 2021-12-29 1993
447 [종전선언기념] 국제기구도시 구상 image 수원나그네 2018-09-22 1992
446 힘과 운동에 관한 질문입니다. 3 systema 2018-09-17 1992
445 삼봉을 기리며 image 5 수원나그네 2018-04-22 1992
444 생명탈핵실크로드 소식 5 - 야마구치, 그 지구촌 이야기 image 수원나그네 2017-09-09 1986
443 답이 있다. 아제 2019-01-10 1985
442 전략의 기본은 내가 보편성을 차지하고 상대가 특수성에 매몰되게 유도하는 것 1 회사원 2020-12-03 1981
441 아무님 인터뷰 진행 9 mowl 2020-07-27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