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62 vote 0 2021.10.09 (09:33:09)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쉽게 공간, 시간, 물질 따위를 떠올릴 수 있다. 공간과 시간에 대해서는 정체가 뭔지 잘 모르겠고 보통은 물질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원자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집합이 뭐지? 그건 수학자에게나 물어보셔. 피곤하다. 


    생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세포의 집합이라고 하면 된다. 그럼 생명은 뭐지? 세포는 공간 속의 존재다. 시간 속의 생명활동은? DNA는 또 뭐야?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되어 있다. 하드웨어가 세포라면 소프트웨어는 생명이다. 물질이 하드웨어라면 물질의 소프트웨어는 뭐지? 시간과 공간은 뭐지? 시간과 공간은 그냥 존재할 뿐 특별히 하는게 없는데? 물질의 집합이라고는 하는데 집합은 뭐지? 우리는 기본적인 의문에 합당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바둑은 바둑판과 바둑알 그리고 기보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고수들은 바둑판과 바둑알이 없이도 둔다. 바둑은 대국자의 마음 속에 있다. 바둑알과 바둑판은 확인을 위한 약속이다. 과학자가 투명한 염색체에 염색약을 뿌려 보이게 하듯이 투명한 마음에 잉크를 뿌려서 색깔을 입힌 것이다.


    모든 것의 출발점 찾기다. 우리는 기본적인 것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 물질이 원자의 집합이라는 말은 얼버무린 말이다. 원자는 양자역학에 깨졌고 집합과 시간과 공간의 관계는 아리송하다. 누가 물질을 집합시켰지? 생물이 세포와 생명으로 이루어지고, 바둑이 바둑판과 대국으로 이루어지고, 컴퓨터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지듯이 물질이라는 하드웨어와 짝이 맞는 소프트웨어로서의 무엇이 나와야 한다.


    뭔가 근본적으로 틀어져 있다. 애초에 보는 방법이 잘못되었다. 세상은 사물이 아닌 사건이다. 사물은 일방작용이고 사건은 상호작용이다. 일방작용의 관점으로 보면 항상 뭔가 둘로 나누어진다. 쪼개진다. 수습이 안 된다. 이원론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이 일원론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바둑은 바둑판과 기보 두가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두 대국자 사이에 오가는 하나의 랠리로 이루어져 있다. 생물은 DNA의 자기복제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사건은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겸한다. 물질은 집합된 것이 아니라 복제된 것이다. 집합의 원소를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복제의 원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의사결정구조다. 세상은 사건을 연결하는 구조의 복제로 이루어져 있다.


[레벨:4]고향은

2021.10.09 (11:27:07)

세상은, 생명은
자신의 원본을 투사할 대상과
구조를 이루고 시간을 살아간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838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8734
1815 자유에는 방향이 있다 김동렬 2021-01-10 3102
1814 구조론은 열린사상이다. 김동렬 2021-01-10 3013
1813 트랜스젠더의 입학문제 image 2 김동렬 2021-01-11 3912
1812 구조론과 자유론 김동렬 2021-01-11 4589
1811 구조론은 자유론이다 김동렬 2021-01-12 2699
1810 자유로 가는 길 김동렬 2021-01-13 3210
1809 자유는 에너지의 방향성이다 1 김동렬 2021-01-13 2886
1808 남자는 왜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가? image 김동렬 2021-01-14 4271
1807 이기는 도덕이 진짜다 2 김동렬 2021-01-14 3568
1806 이기는 방향으로 전진하라 김동렬 2021-01-16 3020
1805 자유는 게임의 주도권이다 2 김동렬 2021-01-16 3581
1804 어린 여자에게 끌리는 진짜 이유 1 김동렬 2021-01-16 5111
1803 연결만 하면 손해다? 1 김동렬 2021-01-17 3522
1802 이런 자는 죽어야 한다. 뉴시스 김태규 image 2 김동렬 2021-01-18 4556
1801 머피의 진실 김동렬 2021-01-18 3563
1800 정동과 반동 김동렬 2021-01-19 3468
1799 윤서인의 정신병 김동렬 2021-01-20 4178
1798 진보는 에너지의 수렴이다 김동렬 2021-01-21 3146
1797 신은 죽지 않았다 김동렬 2021-01-22 3507
1796 신은 우주상수다. 1 김동렬 2021-01-23 3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