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22938 vote 0 2008.01.28 (10:42:11)

영어와 세계화


냉전해체와 시장통합으로 일정부분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사람은 박찬호, 김병현 정도지요. 추신수, 최희섭, 봉중근, 서재응 등은 실패했습니다.


실패해도 사대주의 팔아서 몸값은 올렸으니 어느 면에서는 성공이지요. 실패할거 뻔히 알면서 기를 쓰고 외국에 진출하겠다는 자들은 그 사대주의 판매수입을 노리는 것이구요. 어쨌든 그것도 장사는 됩니다.


최홍만이 뜨니까 김영현, 이태현이 덩달아 몸값 올리는 것과 같지요. 어쨌든 시장이 있고 흥행이 있고 그곳에 이익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말릴 수 없습니다. 돈벌겠다는데, 먹고살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세계화로 영어가 필요하다는데 대략 10프로 정도는 필요하겠지요. 일본은 영어 못해도 잘 살고 필리핀은 영어 잘해도 못사는데 어떻든 세계화 시대니까 그 나라의 상위 10프로는 영어 해야겠지요.


그 상위 10프로에 들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에 되도 않은 선수들이 개나 소나 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겠지요. 전 국민이 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이 되고 최경주, 박세리가 된다고 믿는 그런 붐이 있는 거지요.


일시적인 붐에 불과하지요. 그리고 그 본질은 사대주의 장사지요. 중요한건 그게 실제로 장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먹혀요. 심지어 국가가 그 빌어먹을 사대주의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니까 황당한 거지만.


민사고 입학정원은 백수십명이지만 민사고를 빌미로 한 학원시장은 수조원 규모입니다. 수백, 수천개의 학원들이 민사고 하나에 목을 매고 있지요. 민사고 없으면 그 학원들 다 굶어죽습니다. 


세계화라는 허깨비놀음도 그 수십명을 위해 수조원의 사교육시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거지요. 문제는 이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겁니다. 80년대 기억하십니까? 조치훈이 본인방을 따니까 골목골목에 기원이 들어섰지요.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가면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개설되고, 현정화가 금메달을 따면 골목마다 탁구장이 들어섭니다. 세계화도 그런 붐의 하나일 뿐, 붐이 꺼지면 시장은 또다른 아이템을 발굴해서 그리로 옮겨갈 것이고.


어쨌든 한국인들 겁도 없이 외국진출 하나는 끝내주게 잘합니다. 일본은 못하는데 한국인들은 참 잘해요. 그러니 당분간 이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영어교육의 본질은 전국민의 귀족화에 있습니다.


유교주의의 잔재인 계급적 열등감의 문화가 국민들을 외통수로 몰아가는 거지요. 아직도 국민들은 사농공상의 신분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반계급에 속하고 싶은 거지요. 그 계급의 의미도 모르면서.


영어 알면 손쉽게 상류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거지요. 왜 그런줄 아세요? 그 상류사회가 이미 미국 등 외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맥이 깔려 있습니다. 주변에 미국에 거주하는 친척 한 두명은 다 있습니다.


한국의 상류사회 인간들은 영어만 배우면 인생 성공이지요. 그러나 그 상류사회에 들지 못한 중하류들은 영어 배워봤자 헛방입니다. 미국가봤자 어차피 미국주류사회로 진출 못하고 한국에서도 대접 못받습니다.


박사따고 와서 실업자 되지요. 그런데 왜 환상을 가지고 미국을 가느냐? 하여간 게임으로 돈버는 선수 한국에 몇이나 있습니까? 임요환? 저번에 들으니까 공무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한국에 딱 한명 있다고 하던데 요즘은 그 숫자가 좀 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한 명이 되기 위해 전국의 게임방에 무수히 많은 청소년들이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바둑이나 프로야구나 피아노나 바이얼린이나 판소리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상류사회에 속한 인간들은 영어만 알면 인생이 꽃핍니다. 왜? 다져놓은 인맥이 있으니까요. 소망교회만 가면 소망교회 인맥으로 출세길이 트여서 그날로 인생 꽃피는 겁니다.


그렇다면 개나 소나 다 소망교회 가면 인생이 꽃피는가? 그건 아닙니다. 상대도 안해줍니다. 보고도 본 척도 안하는 것이 소망교회의 풍습입니다. 상류사회 신분에 속해있는 사람이 소망교회를 가야 인생이 풀린다는 거지요.


결론적으로 영어 배워서 손쉽게 인생성공한 상류사회 일부의 성공담을 보고 영어가 비결이라고 착각하는 거지요. 본질은 상류사회 특유의 인맥인데도 말입니다. 어쨌든 그 인맥을 잡으려면 일단은 영어가 되어야 하는건 사실이지만, 영어가 된다고 해서 그 인맥을 잡을 수 있는건 전혀 아니지요.


저는 뭐 크게 신경 안씁니다. 게임해서 돈 번 사람은 한국에 임요환 한명 뿐인데 수십만 어린이가 다 임요환이 되겠다고 컴퓨터 앞에 붙어있으면 제가 나서서 ‘야 이 미친 넘아 넌 임요환이 될 수 없어’ 하고 꾸지람을 하겠습니까?


그들은 그들대로 그들의 길을 가는 것이고, 그 본질은 상류사회 인맥이며 영어는 그 인맥에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문턱을 높여놓는 장치에 불과한데, 진입장벽을 개설해 놓은 것인데, 속아서 영어만 알면 그 인맥시스템에 자동으로 들어가는 줄로 착각하고 인생을 허비하는 무수한 바보들은 계속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맞습니다. 그게 의외로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지 않습니다.


일본에 빠찡꼬장이 그렇게 많아도 일본 사회 안 망하더군요. 호주사람들은 개나 소나 다 도박을 한답니다. 도박 공화국이죠. 영국인들은 경마에 빠져있고요. 그래도 호주 안망하고 영국 안 망합니다.


제가 잘 써먹는 이야기로 이런게 있어요. 19세기 미국에 운하붐이 일었습니다. 5대호를 연결하는 운하를 뚫는건데 거기에 투자하면 엄청난 부자가 된다는 소문 듣고 영국 귀족들, 프랑스 귀족들, 독일 귀족들 다들 돈보따리 싸들고 미국 가서 개털되었습니다.


왜냐? 기차가 나왔기 때문이지요. 운하투자자들 다 망해서 거지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철도붐이 일었습니다. 미국철도회사에 투자하면 떼부자 된다는 소문듣고 영국귀족, 독일귀족, 프랑스귀족 철도회사에 몰빵했습니다.


물론 개털되었지요. 왜냐? 자동차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 덕분에 미국자본주의는 발전했습니다. 유럽귀족들은 거지되었지만 말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운하파고, 철도놓고 과잉투자 해서 유럽의 귀족투자자들은 개털되었지만 인류전체적으로 보면 별다른 손실이 없습니다.


그 19세기 유럽귀족들이 운하나 철도에 투자하지 않고 그냥 돈보따리 끌어안고 있으면 부자됩니까? 천만에! 운하나 철도에 투자하면 극소수가 부자되고 투자하지 않으면 서서히 망합니다. 유럽귀족의 시대는 끝났으니까. 그러니 가만이 앉아서 서서히 망하는 것보다 크게 투자하고 졸지에 망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요.


물론 많은 투자자들이 망했지만 망해도 투자한 유럽귀족들이 망하는 거고 인류전체로는 이득이더라는 겁니다. 그거 없었으며 미국 자본주의 자체가 탄생을 못했을테니까.


최근의 세계화 붐도 같은 것입니다. 망해도 줄 잘못선 놈들이 망하는 거지 한국이 망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인간들은 시행착오 없이는 오류시정을 못하는 돌대가리들이니까요. 그 인간들에게 기대 안해요. 그들이 어문 길을 가다가 개털되어 돌아올때까지 기다릴 뿐이지요. 우리는 묵묵히 우리의 길을 개척할 뿐.



PS.. 조선시대는 한문알면 양반, 요즘시대는 영어알면 양반.. 그렇게 다들 착각하지만 그것은 상위 10프로에나 해당하는 이야기고.. 본질은 상류사회의 인맥.. 뛰어나지 못한 90프로는 영어 알아도 헛방.. 그렇다면 정답은?


잘난 그들은 상류사회의 인맥을 만드는 것이고.. 여기에 대항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에 토대를 둔 진실한 공동체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 그 문화는 진입장벽이 낮아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 그 공동체의 문화는 영어와 무관한 것,


분명한 것은 먼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갈 그 우리들의 공동체에 속하는 데도 피곤해진다는 것. 밖에서 겉돌고 만다는 것.


우리가 우리내부에서 스스로 발견하고 스스로 낳아낸 우리의 가치를, 우리의 소통의 코드를, 그 문화의 양식을, 그 특수성을 외국에 수출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선진국이 될수 없다는 것. 그것이 없이는 외국 앞에서 영원히 우리는 갑이 되지 못하고 을이 되어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


가치를 수출할 수 있을 때 선진국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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