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야!!"
"왜 그랬어?"
"알았어?, 몰랐어?"
등입니다.
물론 위의 말들도 교사와 학생사이에 신뢰가 있고, 음성으로 나올 때 부드럽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이가 잘못했을 때
야!" 라고 말할 때는 항상 톤이 위로 올라갑니다. 톤이 올라가면 아이들은 두려워합니다. 교사 목도 아픕니다.
아이러니 한것은 혼날 아이는 멍때리고, 오히려 다른 아이들이 깜짝 놀라서 불안해 합니다.
개인에게 말할 때는 "00야"라고 말하고, 전체에게 말할 때는 "얘들아"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보통 말끝이 음높이가 낮아집니다. 말할 때 부드럽게 됩니다. "야!"자체는 교사가 자기가 한 말에 화를 돋우게 됩니다.
예전에 한 아이가 친구에게 "야!"라고 소리지르며 따지길래, "~~야" 라고 이름을 붙이고 말해달라고 부탁하니까 '화'의 느낌의 말이 '부탁'의 느낌으로 바뀌더군요. 저는 그래서 교실에서 애들에게 "야" 소리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왜 그랬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당황합니다. 교장이 "이 선생, 이건 왜 이렇게 한거야?"라고 하면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과 같습니다. 왜라는 질문은 참으로 본질적인 질문이지만,
대화에서 아이들에게 "왜 그랬어?"는 잘못을 추궁하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는 본능적으로 방어하고
혼나지 않기 위해 핑계를 대거나 아예 말을 안합니다. 그럼 재차 왜그랬는지 반복해서 묻게 되면서 범죄인 취조 형식으로 대화가 흘러갑니다.
"왜 그랬어"보다는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니?" "어떻게 된건지 얘기좀 해줄래?"라고 과정에 초점을 맞춰서
물어보게 되면 아이가 심리적 부담을 덜고 비교적 자세하게 대답합니다. 아이가 한 말에 공감을 해주면 더 좋겠죠.
""알았어?, 몰랐어?" 이 말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는 I-메시지가 아니라 You-메시지 이기 때문입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 같지만, 어차피 묻는 사람이 원하는 답은 "알았습니다" 이므로 선택을 강요하는 형태의 질문이 됩니다. 그리고 보통 "알았어?, 몰랐어?" 의 말이 나오기 전에는 문제행동에 대한 경고나 협박이 등장합니다. 만약 교감이 "이선생님, 알았어요?, 몰랐어요?"라고 담당 교사에게 묻는다면, 교사가 받는 자존심의 상처가 매우 크겠지요. 무시당한 것 처럼 느껴지고... '꼭 그런식으로 물어봐야 되나?'이런 생각이 들껍니다. 이럴 때는 보통 교사의 욕구를 담은 "너희들이 잘 기억하고 지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마무리 하면 되겠지요.
아이들을 대할 때 힘든 이유는 아이들은 일반 어른들 만큼 사회문화적 예절을 갖춘 것도 아니라서
통제해야 할 횟수가 잦아지고, 반복적으로 실수를 많이 하니까 교사가 신경써야 할 일이 증가하니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반면에, 적어도 교실에서 교사가 아이에게 심한 말을 해도 아이들은 어찌할 수 없는 상대적인 약자이기 때문에
교사가 아이들에게 화를 표출하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화의 스위치는 자꾸 켜지는데 그걸 굳이 그걸 제어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나마 화내는 것이 안좋다는 것을 아니까 참다가, 차곡 차곡 쌓인 화가 한 꺼번에 몇배로 폭발하지요.
아이는 어른보다 실수를 많이 해서 교사의 분노를 쉽게 유발하는 반면, 어른들보다 화를 내도 되는 쉬운 대상이라는 모순적이고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교사 자신이 강구해야 합니다.
상부구조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학생수 감축, 업무감축, 교육여건 개선등이 이루어져야 하나,
단기적으로 이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열쇠중의 하나가 대화법이 아닌가 합니다.
1명을 가르쳐도 '분노상황'은 언제든지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 대화법은 어른들이 익혀야 하는 것 같더이다.
저 역시 아이들과 만나다보면 위의 저 말들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려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의식적으로 멈추고, 호흡을 고르고 차분히 제 의사를 전달합니다. 그러면 아이들과 다툴 일이 거의 없더군요.
하긴, 제가 주로 처한 세팅 자체가 아이들 수가 적어 통제할 필요가 없어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아이들을 만나면 항상 느끼는 것은, 아이들은 살아있다입니다. 그럼 어른은?
거의 죽어서 살지요, ㅎ 슬프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