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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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402 vote 1 2012.03.13 (23:24:54)

 


문재인의 비전

 

선거는 최종적으로 지역대결에서 승부가 난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역등권론을 꺼내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을 중심으로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내세운 지방화 전략을 꺼내들었다.

 

이는 모두 지역주의에 대항하는 성격을 가진다. 지역적 불균형에 따른 비효율을 시정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자는 거다. 특히 혁신도시는 최근들어 상당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의 카드는 현재의 수도권 대 비수도권 구도를 첫째 서울 대 부산 구도로, 둘째 내륙 대 해양구도로 재편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에서 확실한 대표성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정면으로 부산을 내세우지 못했다. 문재인은 가능하다. 물론 그 전에 PK에서 이겨서 지역에서 대표성을 얻어 협상력을 가져야 한다.

 

혼자 살아돌아와서는 안 되고 PK에서 민주-진보 도합 10여명 이상을 당선시켜 세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퍼즐맞추기의 첫 번째 조각이 얻어진다. 대권가도의 첫 단추가 꿰어지는 것이다.

 

현재 문재인 캠프에서 이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흔적은 없다. 손수조 꺾고 혼자 당선되자는 식은 곤란하다. 기존의 영남 대 비영남의 대결구도를 깨뜨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창출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수도권 대 비수도권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경우 주도권 원리에 의해 비수도권은 결국 수도권에 잡아먹힌다. 단핵구도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주도권을 상실한 쪽이 이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할수록 오히려 에너지를 상대방에게 보태주게 된다. 그러므로 기존의 구도는 놔두고 바깥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창출해야 한다.

 

전쟁으로 말하면 지는 싸움에 축차투입 하지 말고 외부에서 새로운 전단을 열어가는 것이다. 유방이 항우에게 패하자 한신을 움직여 동북의 위, 조, 연, 제를 치게 하여 활로를 연 것과 같다.

 

비수도권에 확실한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부산이 그 중심이 되려면 내륙국가 대 해양국가 개념의 대립구도를 세팅해야 한다.

 

부산을 기점으로 울산 마산 여수 목포 군산 당진 인천을 연결하는 해양벨트 대 서울을 기점으로 청주 대전 대구 광주 전주 등의 내륙벨트의 이원체제로 국가발전전략을 가져가야 하는 것이다.

 

도시를 개발하든 도로를 건설하든 무얼 하든지 간에 이러한 두 개의 중심축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처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만 생각하면 상상력은 제한되고 서울중심적 사고가 될 수 밖에 없다.

 

해양중심적 사고와 내륙중심적 사고의 이원화 된 접근방식이 필요하며 국가의 기본전략을 이 방향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게임의 룰을 새로 정하자는 말이다.

 

지금 한국은 서울중심의 단핵구도로 되어 있어서 내부 상호작용이 없으니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 서울에 있는 것이 지방에 없으니 경쟁체제가 작동하지 않는다. 극도의 비효율이 일어나고 만다.

 

일본의 경우 관동에 있는 것은 관서에도 있다. 도쿄와 오사카가 경쟁체제로 작동하므로 내부 회전율이 높아져서 내수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 서울에 있는 것은 지방에도 있어야 한다.

 

구조론은 밸런스다. 한국은 북중러의 대륙세력과 미일서의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균형점이다. 이 외에도 많은 밸런스들이 존재한다. 정치가의 할 일은 이러한 구조의 밸런스를 바로잡는 것이다.

 

8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은 주로 도농갈등이 중심과제였다. 선거캠페인도 도농갈등 해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김영삼의 농기계 반값 공약과 김대중 대통령의 농가부채 탕감공약이 대표적이다.

 

지금 이 구도는 해체되었다. 도농갈등은 사라졌거나 엷어졌다. 농업의 GDP 비중은 3퍼센트 이하로 내려갔다. 조만간 독일의 1퍼센트대로 내려가고 경작농업에서 관광농업으로 바뀐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도시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영천은 대구에 흡수되고 김제는 전주에 흡수된다. 전주, 익산, 군산은 하나의 권역으로 연결되고 여수, 순천, 광양도 마찬가지다.

 

◎ 서울과 수도권의 주종구도
◎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종구도
◎ 대도시와 도시근교의 주종구도

 

농촌이 사라지고 대도시와 도시근교가 수도권>비수도권 종속구도를 모방한다. 서울의 위성도시가 서울에 종속되는 현상이 복제되어 전국적으로 비수도권의 수도권 종속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은 전국으로 번져 청주, 대전, 전주, 광주, 여수, 대구, 울산, 창원 등에도 대도시의 소도시 흡수현상이 일어난다. 조만간 전국이 KTX로 연결되어 서울에서 강릉까지 한 시간에 도달한다.

 

대형마트가 슈퍼마켓을 잡아먹는 현상이 전국화 된다. 경주는 핵폐기장 받고 한수원을 유치했지만 양북에 들어선 한수원은 공사중인 도로가 2014년에 완공되면 10분 거리의 울산에 흡수된다.

 

이러한 구조를 방치하면 광범위한 먹이사슬이 나타나서 국가의 통제능력 밖으로 사태가 진전된다. 무자비한 생존경쟁이 일어나고 또다른 갈등이 생성된다. 전국이 전쟁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고도의 국가발전전략이 필요한 것이며 이는 기존의 수도권 중심 사고를 뛰어넘는 새로운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내륙 대 해양의 개념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정치는 끝없이 불균형을 발견해내고 이를 완화시키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선제대응해야 한다.

 

 

 

 

 

 0.JPG


http://gujoron.com




[레벨:2]호롱

2012.03.14 (01:00:55)

MB는 그걸 못 하나. 쉬운데. 안타깝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0]mrchang

2012.03.14 (02:01:30)

홀롱님 뜬끔없이 재미있으세요~~ ㅎㅎ
[레벨:4]토마스

2012.03.14 (09:43:27)

 

노무현은 문재인보다 인지도가 높았지만 자신이 오너가 아니고 당시 오너는

김대중이었고, 노무현은 김대중 대통령 당선의 역할자였으니 지금 문재인과

위상이 달랐으니 영남의 대표성은 있었어도 야권의 대표성은 없었지요.

 

그래서 저는 문재인의 비상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부산선거결과가 우리나라

향후 운명을 가를 것이니 좋은 결과 기원합니다.  아직까지는 삽질안하고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은 과거 부산에서 혼자 뛰었는데 문재인은

그래도 좋은 동지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훨씬 유리한 싸움 같습니다.

[레벨:2]천왕성 편지

2012.03.14 (09:54:56)

역시 많은 영감을 주는 글이군요

저도 대도시 쏠림현상에 주목하고 있었는데

특히 새로운 대도시 형성여부에 관심이 많습니다

 

덧붙여, 구조론으로 생각해보면

지금 부산은 전국 정치지형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죠

그래서 문재인, 안철수 등이 힘을 얻는 것이겠죠

그들이 잘나서도 아니고 뛰어나서도 아니고, 구조적으로 힘을 받는 지금,,

 

그 캐스팅보드가 확실한 축이 될런지, 아니면 주변부로 밀려날지

대한민국호의 확실한 비젼제시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레벨:2]바이크

2012.03.14 (16:04:09)

정확하신 지적입니다. 100%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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