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은 병법이 필요 없다.’ 나폴레옹의 말이다. 쪽수가 많으면 이긴다. 만약 진다면? 지휘관이 멍청한 것이다. 쪽수가 적으면 병법으로 이겨야 한다. 병법의 대전제는 같은 조건이면 쪽수가 많은 쪽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것도 약간 이기는게 아니라 크게 이긴다. 왜? 진을 치기 때문이다. 진을 치면 리스크를 떠넘긴다. 리스크 총량은 보존되므로 폭탄돌리기 하다가 몰살된다. 압도적으로 이기므로 상승부대가 탄생한다. 무적의 군대다. 모든 싸움을 99 대 100의 근소한 우위로 만들어야 한다. 바둑알 하나로 대마를 잡는다. 병사 한 명이 적군 한 명과 대치하는데 숫자 하나가 많으면 그 한 명은 적진의 옆구리를 찌른다. 옆은 동료가 지켜주는데 진을 치면 동료가 없는 지점이 생긴다. 옆구리를 보호하면 원진이 되어 포위된다. 포위되면 안쪽에 낀 병사가 움직이지 못하여 몰살된다. 축차투입을 하면 전멸한다. 처음 10명을 투입했다가 지면 20명을 보내고 그다음은 40명을 보내는 패턴을 반복하다가 전멸하는게 축차투입이다. 적이 축차투입을 하도록 강요하는 기술이 예비대 투입이다. 적이 100이면 일단 90을 보내서 적을 유인하는 것이다. 적이 수적 우위를 믿고 달려들면 숨겨둔 20을 투입하여 수적 우위를 달성한다. 예비대가 오기 전에 먼저 보낸 90이 전멸하면? 그러므로 탱킹이 중요하다. 예비대가 올 때까지 적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아군을 3 대 7로 가른다. 아군의 3으로 적의 5를 붙잡아둔다. 이들은 싸우지 않고 지형을 이용하여 방어하며 시간을 끈다. 그동안 7이 적의 5를 전멸시킨다. 이들이 돌아와서 나머지 5를 전멸시킨다. 숫자가 적어도 어떻게든 수적 우위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병사를 흩어야 한다. 아군을 흩어야 적도 흩어지니까. 병력을 흩으면 도망간다. 흩어도 도망가지 않는 군대는 훈련된 군대다. 결국 훈련이 정답이다. 맹목적인 훈련은 의미가 없고 도인의예로 훈련시켜야 한다. 도가 없고, 인이 없고, 의가 없고, 예가 없으면 병사는 훈련되지 않는다. 지휘관이 먼저 자질을 갖추면 도다. 지휘관을 믿고 탱킹을 하는 것이 인이다. 제때 동료를 구해주는 것이 의다. 그러려면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예다. 밥만 제시간에 와도 강력해진다. 일본군은 하루 한 끼만 먹으므로 두 끼 먹는 조선군을 이긴다. 밥 짓는 연기 나는 곳에 의병이 숨어 있다. 말 피를 빨아먹고 싸우는 몽골군은 밥이 필요 없다. 나폴레옹은 현지에서 식량을 징발했다. 고구려와 고려는 청야작전으로 들판을 비워 적군이 먹을 밥을 없앴다. 병법은 무엇이 다른가? 사람은 반대로 움직인다. 앞으로 가라고 하면 뒤로 가는 것이 사람이다. 전쟁은 역설이다. 에너지는 역설이다. 사람은 역설이다. 언제나 반대로 간다. 왼쪽으로 가려면 오른쪽에 조치해야 한다. 진보하려면 보수를 다져놔야 한다. 전쟁은 힘으로 이길 뿐 꾀로 이길 수 없다. 힘이 있으면 꾀는 자동으로 나온다. 적이 제 꾀에 넘어간다. 역사상 모든 패배한 전쟁의 공통점은 장교가 없는 것이다. 베테랑이 없는 것이다. 지휘관이 없는 것이다. 사람이 없어서 진다. 사람을 키우지 못해서 이기지 못한다. 왜 사람을 키우지 못할까? 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점조직 인맥정치가 진보가 망하는 원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