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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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728 vote 0 2012.01.12 (15:33:42)

 

통합진보 대 민주통합

 

한나라당 비대위가 정강에서 보수를 빼자니까 박근혜가 펄쩍 뛰었다는데 참 잘 하는 짓이다.

 

국민의 균형감각으로 보면,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진보와 보수의 성향은 언제나 50 대 50이다. 논객들이 말하는 기준과 상관없이 유권자 자신이 시소의 탑 포지션을 차지하려는 원리에 의해 여론조사는 이렇게 된다.

 

정강에 보수를 박아놓는다는 것은 50을 버리고 간다는 것이다. 국민의 반을 버리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뭐 정치포기다. 그들은 정치를 포기했으므로 조만간 실제로 정치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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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든 사회든 마찬가지지만 마지막 카드는 절대 뽑지 말아야 한다. 왜? 뒤가 없기 때문이다.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의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카드는 위협용, 엄포용, 판 관리용이다.

 

박근혜가 보수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는 것은 결국 한나라당이 그 뽑지 말아야 할 마지막 카드를 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이명박은 버리는 카드, 박근혜는 마지막 카드.’ 이게 한나라당의 성공방정식이었다. 원래 고수는 버리는 카드로 승부하는 것이다.

 

무엇인가? ‘중도실용 이명박으로 함 밀어보고 안 되면 보수정통 박근혜다.’ 이 공식이 국민에게 먹힌다는 거다. 실제 사실이 어떻든 국민에게는 그런 인상을 줘야 한다. 이명박이 사실 꼴통이지만 그건 비밀에 붙여야 하는 거다.

 

한나라당이 승리하려면 버리는 카드인 어중간 정몽준을 내밀고 마지막 카드인 정통보수 박근혜를 뒤로 밀어두어야 한다. 물론 이는 게임의 법칙으로 본 각자의 포지션이 그러하다는 것이며, 지금 한나라당은 이명박이 조져서 인기가 없기 때문에 어떤 카드를 내밀어도 지게 되어 있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게임의 법칙이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 수순이 어떤 것이냐다. 박근혜를 당선시키려면 박근혜는 중도실용에 현실파, 이회창이 정통보수의 마지막 카드. 이렇게 판을 디자인하는게 공식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무리다. 게임의 법칙 상 박근혜가 뜨려면 그렇다는 말이다. 박근혜가 결단을 내려 과감하게 보수정강 포기선언을 하고 자신은 미국 민주당 오바마와도 손이 맞는 중도실용에 합리적인 노선이라고 대외적으로 표방해야 한다. 실제로는 꼴통이지만 그건 비밀에 붙여야 한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사실은 자신이 진정한 햇볕정책의 계승자라고 사기치고 보수정통 이회창으로 뒤를 받치게 해야 그림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변신도 본인이 능력이 되어야 하는 거고 100단어로는 할 수 없다.

 

백단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을 내세우고 본인은 뒤를 받치는 거 뿐이다. 버리는 카드 정몽준을 중도실용에 합리적 개혁이미지로 화장해서 전면에 나서게 하고, 박근혜는 보수정통 간판달고 뒤를 받치는게 맞는 한나라당 공식이다.

 

어차피 산통 다 깨졌지만 게임의 법칙은 그렇다. 확실한 것으로 뒤를 받치게 하고 버려도 좋은 모호한 것으로 승부하는 것이 맞다.

 

각설하고 구조론이 말하는 바는, 국민은 누구를 찍든 그 사람의 다음 카드를 보고 선택하는 거지 현재카드를 보고 선택하는건 아니라는 거다. 다음 단계의 계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나 이거 할테니 표달라’ 이건 아니다.

 

‘나는 일단 요기까지만 하고 빠질 것이며 다음에 또 누가 있으니까 그 사람을 보고 표 달라’고 하는게 맞다.

 

김대중 대통령 때, 충청사람은 다음 카드인 김종필, 이인제를 보고 찍어주고, 영남사람은 다음 카드인 노무현, 김정길 등을 보고 찍어달라고 한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은 정동영, 정몽준, 고건, 이해찬이 그 다음 카드 역할을 한 것이다.

 

반드시 뒤를 받칠 다음 카드가 있어야 한다.

 

진보 쪽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인물이 다음 카드가 되는 경향이 있고, 보수 쪽은 상대적으로 수구꼴통이 다음 카드가 되는 경향이 있다. 왜인가?

 

진보쪽은 기본적으로 새정치를 실험하므로, 실험하다가 안될 경우를 대비해야 하니까 안정감있는 고건류가 다음 카드가 된다.

 

◎ 문재인(공격수)으로 치고 안철수(수비수)로 뒤를 받치도록 하는게 공식이다.

 

보수쪽은 진보가 실험하다 망쳐놓은 것을 설거지 하는 포지션이므로 진보쪽과 약간이라도 말이 통하는 카드로 승부를 보고, 그래도 안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여 보수꼴통이 다음 카드가 되어 뒤를 받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박근혜의 이번 결정은 자신이 다음 카드가 되겠다는 결정인 것이다. 국민들에게는 이심전심으로 그렇게 전달되었다.

 

‘이 언니 겁이 많구나.’

 

이미 읽혔다. 근혜는 평생 다음 카드나 하다가 가는게 맞다. 팔자가 그렇다. 박근혜 인기가 절정에 달해있던 2년전에도 필자는 ‘박근혜? 아마 링에 올라오기도 벅찰걸.’ 하고 웃었다. 왜? 포지션이 나쁘다.

 

최근 문재인의 인기는 안철수 덕분이다. <- 요런건 고수만 아는 거다.

 

나쁜 포지션에 있다가도 주변에 어떤 인물이 나타나면 그 덕에 갑자기 뜨는 수가 있다. 노무현 후보에게 실망했다가 정몽준이 뒤를 받친다고 하니 단번에 떠서 이회창을 꺾어버린 것도 그렇다.

 

인물이 아니라 인물의 조합이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결론은 팀이다. 팀이 강해야 한다. 우리는 팀이다. 인물에 잡히지 말고 팀의 관점에서 사고해야 한다.

 

 (그동안의 박근혜 인기는, '뭐하냐? 근혜 니가 명박이 좀 관리해조라.' <-  이런 희망이 반영된 것임. 박근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팀'에서 공격수 이명박이 워낙 헛발질을 하니까 수비수 박근혜의 역할을 높이려 한 것임.)

 

이런 구조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관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요즘 민주통합당이 뜨니까 그리로 다 들어와야 되는게 아닌가 하고 말하는 사람 많은데 그게 다 결과론이다.

 

고수는 절대 자신이 가진 전력의 100퍼센트를 발휘하지 않는다. 100은 물론 200까지 발휘하고 싶은 욕심이 굴뚝같아도 참아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200석 정도는 기본으로 잡숴버리고 싶겠지만 참아야 한다. 밥상을 차려준다고 덮썩 그것을 받아버리면 안 된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때는 타이밍이 아니다. 물고 달아날때가 타이밍이다. 조금 더 생각해야 한다.

 

구조론의 마이너스제어 법칙에 따라 들어오는 표는 절대 건들지 말고 빠져나가는 표를 못나가게 단속해야 한다.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들어오는 영남표 잡으려고 손벌리다가 03시계로 망한 예가 대표적이다. 반대쪽에서 다 빠져나갔다. (구조론에 따르면 플러스는 반드시 외부에서 누군가 푸시를 해줘야 함. 자가발전 안 됨. 그래서 팀이 필요.)

 

전쟁에서 이기는 법칙은 하나다. 예비병력을 투입하는 것이다. 100의 자원이 있다면 30으로 싸우고 70으로 뒤를 받치는게 정석이다. 궂은 역할, 미끼 역할을 할 사람은 항상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선거를 한다면 참 좋겠지만 선거는 4월이다. 그 사이에 무슨 돌발변수가 나타날지 모른다. 민주통합당은 120석, 통합진보당은 40석 정도로 배분해야 역풍이 안 일어난다.

 

만약 다 통합해서 200석을 노린다면? 되면 좋겠지만 그런 도박은 안 하는게 맞다. 반드시 역풍 분다. 떼거리가 많으면 약점이 생겨나고 급소가 드러나고 돌발상황 일어난다. 언제라도 저쪽이 쪽수가 많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둘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원심력이 작용하여 저쪽이 쪼개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뭉치면 저쪽도 뭉치고, 뭉치는 모드로 가면 쪽수 많은 쪽이 유리하다. 손해보는 짓은 하지 않는게 맞다.

 

지금은 부자몸조심이다. 욕심을 줄이고 확실히 이기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개혁적 진보표와 한나라당에 실망한 보수표를 다 잡는 것이다. 그러려면 양동작전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권력은 항상 진보(상대적)가 잡게 되어 있다. 심지어 이명박 조차도 ‘왕조꼴통 김정일보다는 낫지.’ 이거 강조해서 된거다. 여기서 진보는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러므로 좋은 비교대상을 가진 쪽이 유리하다. 신통찮은 사람도 좋은 비교대상이 있을 때는 확 뜨는 것이다. 심지어 김영삼도 ‘문민정부’ 운운하며 ‘나쁜군부’와 비교하는 수법으로 떴다.

 

 ◎ 더 나쁜 비교대상의 부재가 박근혜의 약점. 그 비교대상의 존재가 문재인의 강점.

 
◎ 지금은 이명박의 푸시에 의해 표가 들어오는 흐름. 들어오는 표는 안 건드리는게 맞고 표가 도로 빠져나갈 때 못나가게 막기 위해서는 양동작전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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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9]난너부리

2012.01.12 (16:50:12)

네.. 부자 몸조심 해야합니다. 

그점에서 얼마전 유시민대표가 열린우리당때의 돈선거 의혹를 얘기했었는데.. 잘 한것이라고 봅니다.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사전차단해야죠.


통합진보당으로 간 친노인사들이 "아프고 힘들다"고 어제 인터뷰 기사가 올라왔었는데.. 궂은일을 이들이 도맡은 것 같아서, 맘이 좀 짠했습니다.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215632


그래도 통합진보당이 있기에 민주통합당이 이정도라도 긴장타고 일하는 것으로 생각되니... 화이팅하십시오! 라는 말외에는 할 말이 없네요.


참고로, 오늘 올라온 나꼼수를 듣고 있는데... 이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4월달까지 많이 남았는데.. 모순에 의해 발생한 에너지를 키우고 유지시키는데 이들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태곰

2012.01.16 (23:07:20)

박근혜, 비례대표 1번 설...


이미 몰락은 완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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