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는 대장간 앞을 지나가다가 망치 소리를 듣고 화음을 발견했다. 자연에서 법칙을 발견하고 복제한 것이다. 유클리드는 시각 광선들이 눈에 꼭짓점을 두는 시각원뿔을 만든다는 이론을 발표했는데 뒷날 건축가 알베르티에 의해 원근법으로 정리되었다. 인간의 지식은 자연에서 복제하는 것이다. 복제의 툴은 이론이다. 이론이 작동하는 것은 수학 외에 없다. 그러나 수학은 숫자에 갇혀 있다. 수학은 자연에서 관찰된 것을 해석할 뿐이다. 그 이상으로 나간 사람은 갈릴레이다. 갈릴레이는 감추어진 것을 끌어냈다. 관성의 발견은 인류 역사의 큰 성과다. 인류 중에 생각이라는 것을 한 사람은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갈릴레이 정도다. 나머지는 분주히 똥을 쌌다. 한글의 위대함을 아는 사람이 지구에 없다는 사실은 큰 슬픔이다. 한글 역시 자연을 복제한 것이며 이론이 있다. 한글의 의미는 자연을 복제하는 도구의 발명에 있다. 한글이 위대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은데 왜 위대한지 아는 사람은 없다. 한글은 음소와 음절과 단어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추적했다. 원근법과 같다. 여기에 운소를 추가하면 완벽해진다. 운소는 억양이다. 소실점이 있어야 한다. 한글이 쉽게 배워지는 이유는 언어의 소실점이 있기 때문이다. 혀와 입술과 목구멍으로 소리를 만드는 원리와 글자 모양이 닮았다. 모음은 소리의 방향을 지시한다. 목구멍을 으 꼴로 만들면 으가 발음되고 아 꼴로 만들면 아가 발음된다. 자음은 소리를 열고 닫는다. 입술(ㅁ)과 이(ㅅ)와 목구멍(ㅇ)과 혀(ㄱ)로 소리를 만든다. ㅁ, ㅅ, ㅇ, ㄱ과 아래아로 분해된다. 스물네 글자지만 원소는 다섯 글자다. 나머지는 다섯에 위치를 더한다. 궁극적으로 발음은 입과 바람의 결합인 것이다. 그게 소실점이다. 인간의 눈이 소실점인 이유는 눈동자가 볼록렌즈이기 때문이다. 꺾는다. 인간의 발음이 자음과 모음인 이유는 소리로 때리기 때문이다. 역시 꺾는다. 대금은 갈대청을 쓴다. 우주가 방향을 꺾는 기능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능은 하나로 되어 있다. 세종은 궁극의 궁극까지 쳐들어가서 하나를 발견했다. 역사상 하나를 본 사람은 유클리드와 피타고라스와 갈릴레이뿐이다. 원자론은 틀렸다. 쪼개고 쪼개면 최종적으로 어떤 둘의 밸런스가 남는다. 그것은 하나의 점으로 되어 있다. 기능으로 구현해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경험적 관찰이 아니라 이론적 사고로 무언가를 성취한 사람은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갈릴레이, 세종뿐이다. 공통점은 기능의 발견이다. 기능은 진행의 방향을 꺾는다. 빛을 꺾고, 소리를 꺾고, 힘을 꺾고, 성대를 꺾는다. 기능을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칼은 날이 있고 펜은 촉이 있다. 기능은 각도를 조절한다.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기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능이 없으면 유가 아니라 무다. 안테나처럼 떨리는 것이 있다. 전축의 바늘처럼 뾰족한 것이 있다. 반드시 있다. 복제하는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