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추어진 것은 시스템이며 곧 체계다. 체계는 몸통에 팔다리가 이어져 갖추어진 것이다. 팔다리가 몸통에 견고하게 결합되어 있어야 사건은 성립된다. 그 견고한 정도를 판정하는 것이 밀도다. 사건은 일정한 바운더리에 외부로부터 에너지가 투입되어 충분한 밀도를 성립시켰을 때의 상당한 갖추어짐으로부터 촉발된다. 밀도가 불균일하면 계는 깨어지고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러진 화살은 발사되지 않고, 구멍난 그릇은 담아내지 못하고, 고장난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내부가 불균일하면 중간에 힘이 굴절되어 계가 쪼개지므로 화살은 부러지고 총은 오발된다. 밀가루를 반죽할 수 없다.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밀가루에 물을 투입해도 갖추어지지 않았다. 손으로 주물러서 반죽을 해야 갖추어진다. 밀가루 내부는 많은 공기층이 있는 불균일한 상태다. 물을 넣고 반죽을 해서 구멍이 메워지고 내부가 균일해지면 갖추어진 것이며 이때 사건은 일어난다. 밀가루는 짜장면이 된다. 이는 충분히 고도화 된 상태이며 사건은 고도화된 상태에서만 일어난다. 시스템이 미비할 때 사건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평범한 돌멩이라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지구중력과 반응하는 고도의 정밀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여기서 완전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사건은 질에서 일어나므로 구조론의 학습에 있어서 질의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질의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바운더리의 구획이다. 어디서 사건이 일어나고 어디까지 사건에 포함되는가이다. 반드시 바운더리 전체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사건이 최초 격발되는 핵(core)을 형성해야 한다. 핵은 중심에 있으므로 전체를 온전하게 장악하지 못하면 코어가 형성되지 않아 사건은 실패로 된다. 가족이라는 바운더리가 있을 때 어디까지가 가족인지 애매하다. 놀러온 친구나 일시적으로 방문한 손님과는 밀도차가 있으므로 가족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적인 가족이라도 실제로는 별거상태일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나는 바운더리(닫힌계)를 잘 구획하고 내부의 구성원간 결속된 정도를 판단하여 외부에서 에너지가 투입되었을 때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밀도를 갖추었는지 판단해야 한다. 설사 내부가 느슨하더라도 외부로부터의 강한 에너지 작용은 내부의 결속력을 강화시킨다. 외부에서 강한 스트레스가 주어지거나 혹은 집단이 강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내부의 밀도가 증가한다. 집단에 위기를 조성하고 긴장을 걸어 밀도를 끌어올림으로써 질을 갖추게 할 수 있다. 반대로 외부에서 타격하여 에너지가 전달되는 정도를 관찰함으로써 내부의 결속된 정도를 시험할 수 있다.
-구조론 사전에 들어갈 내용입니다- -보충질문 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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