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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927 vote 0 2012.04.25 (14:15:57)

 

이 이야기는 전에 몇 번 했던 거 같기도 하고 여튼.

 

구한말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에 와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이 젖가슴을 노출한 여성이 많다는 거다.

 

1261082966.jpg

 

동방예의지국에 우째 이런 일이.. 하고 펄쩍 뛰는 사람들이 있다. 이걸 해명하는 데는 여러 설이 있는데 대표적인게 오리엔탈리즘론이다. 서양인의 미개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주의적 편견이라는 거다.

 

조선의 무개념 하층민 극히 일부가 모르고 젖가슴을 노출했는데 이를 일반화 시켜서 조선=젖가슴공화국으로 날조했다는 거다. 실제로는 이런 장면이 극히 드물었다는 주장. 또는 사진을 찍기 위해 신문기자가 돈을 주고 젖가슴 노출을 부탁했다는 설도 있다.

 

이런 내용이 신문기사로 나오기도 했는데. 과연 그럴까?

 

 551.JPG

 

당당하게 노출한 신윤복 그림의 오른쪽 여인을 보면 적어도 돈을 주고 매수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층민 세계에만 극히 드물게 일어난 일도 아니다.

 

아들을 낳았다는 자랑으로 젖가슴을 노출한다는 말도 있다. 이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역시 부족하다. 그림과 같은 완전한 노출은 분명 그런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은근한 노출이 광범위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짜는? 조선 하고도 후기 하고도 말기에 생긴 현상이다. 옛날에는 저고리가 길었다. 조선 후기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저고리가 짧아지기 시작했다. 조선중기만 해도 허리까지 왔다. 결따라 가는 거다. 계속 짧아지다보니 이렇게까지 되었다.

 

결론은.. 에로티시즘이다. 기생들이 패션을 주도했는데 기생들이 남성의 시선을 의식한 바 의도하여 적극적으로 노출을 한 것이다.

 

경상도 민요에..

 

"연밥따는 저 처자야 연적같은 젖좀보소. 많이보면 병이난다. 담배씨만큼만 보고가소"

 

이런 대목이 있다. 총각이 상주 함창 공갈못 연밥을 대신 따줄테니 처자에게 젖가슴을 보여달라는 거다. 그래서 보여준 거다. 보여줄 의도가 있었다.

 

맨 위 사진의 여성은 원체 저고리가 짧다. 짧아서 노출된 것이다. 애초에 노출을 감수할 의도로 옷을 짧게 만든 것이다. 

 

질문.. 조선 여인이 젖가슴을 노출한 진짜 이유는?
정답.. 에로티시즘이다.

 

배경은? 당시만 해도 노출이 그다지 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요즘과 달리 노출은 절대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없었다. 시골 할머니들은 여름에 더우면 아주 웃통 훌렁 벗고 마루에 앉아 있는다. 아지매들은 아기 젖먹일 때 주변 눈치 안 본다.

 

양반들은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부채를 갖고 다닌다. 민망할 때 자기 얼굴을 가리는 거다. 상놈들은 출타할 때 삿갓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그런 불편함을 막기 위해서다. 삿갓을 쓰고 있으면 양반이 지나가도 모른체 하면 된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 전략이다.

 

옛날 삿갓은 크기가 매우 크다. 아주 큰 소쿠리같은 것을 쓰고 다녔다. 그러므로 여성이 노출을 해도 그걸로 민망할 일이 없었다.

 

  

 STREET.jpg

 

 

김홍도 그림을 보면 양반이 들고 다니는 부채의 용도가 자신의 얼굴을 감추는 용도이면서 동시에 은근히 훔쳐보는 용도였음을 알 수 있다.

 

 

우물가.jpg

 

 

남자는 물을 마실 의도가 아니었다. 없는 식스팩을 과시할 의도였으며 은근히 젖가슴을 곁눈질할 생각도 있었다. 그 때문에 뒤에 있는 할매가 뿔따구 난 것이다.

 

 

996.JPG

 

무심의 경지에 든 할매는 상반신 완전노출, 은근히 시선을 의식하는 부인은 슬쩍 노출, 볼테면 봐 이거다. 여기에는 묵계가 있고 넘으면 안 되는 아슬아슬한 선이 있다. 왼쪽의 남자는 잃어먹은 화살을 찾으러 온 척 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만 실제로는 의도적으로 그쪽으로 쏜 것이다. 화살핑계 없이 그냥 빤히 쳐다봤다면 돌 맞았을 것이다.

 

노출하면 안 된다는 것은 현대인 생각이고 당시는 '노출하면 어떠리'였으며 그다지 흉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총각들은 보여달라고 했고 처자들은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결따라 간다는 거다. 정답은 사소한 곳에 있다. 등잔 밑에 있다. 어떤 대단한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자연스러움 안에 있다. 옛날에는 그게 자연스러웠다. 여성들은 은근히 노출을 즐겼고 남성들은 슬쩍 부채로 가리면 되었다.


 

998.JPG

 

노출할 의도가 없을 때는 치마를 위로 올리고 끈으로 묶어서 완전히 가리면 된다. 거기에는 적당한 여유와 유드리와 상황논리가 있었다. 절대 안 되는 것도 없고 절대 되는 것도 없다. 그것이 예술이다.

 

결론은 맨 위 사진을 찍은 서양넘이 이상한 생각을 품었다는 거임. 조선은 미개하다는 증거를 찾으려 한 것임. 미개한게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며 서양인이 가슴을 강조하는 코르셋을 한 것과 같은 것임.

 

** 결따라 가는 판단 - 때와 장소를 가리며 적절히 노출하고 적절히 감추는 자연스러움 안에 있다. 조선의 에로티시즘이다.  

 

** 비합리적인 판단 - 동방예의지국에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완전 날조다. or 조선은 미개한 나라여서 젖가슴을 노출하고 다닌다.

 

 

 

 PS.. 결 따라 간다는건 내부의 밸런스와 균형점을 따라간다는 말이오. 아프리카 어떤 부족민은 올누드로 생활하는데 그냥 보는건 괜찮지만 쳐다보는건 안 되오. 어린애가 모르고 빤히 쳐다보다가는 대갈통을 얻어맞소.

 

이는 현대인도 마찬가지여서 아슬아슬한 미니를 즐기는 여성도 1초 미만은 허용되지만 2초는 안 되오. 그건 매너없는 행동이오. 이는 야생동물도 마찬가지라서 동물원에 가도 동물을 정면으로 빤히 바라보면 안 되오.

 

 

 

 

 

 0.JPG

 

http://gujoron.com




[레벨:15]오세

2012.04.25 (16:08:42)

전송됨 : 트위터

결따라 가는 것. 

[레벨:3]금란초

2012.04.25 (17:07:28)

나도 궁금했는데  정답이 나오네

 

어릴적 할매들이  웃통 벗고 마루에 앉아  부채질 하곤 했는데

 

별로 이상하질 않았는데   옛날에는 옛날의 문화가 있는데 

 

현대 시각으로 보니  이상하게 보이지

 

하긴 요즘 비키니 입고  여러사람앞에 활보하는거  조선사람들이 보면

 

기절할걸 ㅎ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2.04.25 (21:21:40)

원숭이 쳐다보기 안경도 있다지요.

곁눈질하고 있는 가짜 눈동자가 그려진 종이안경에 살짝 구멍을 뚫어서

원숭이와 눈을 마주치며 관찰할 수 있는...

 

결따른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결모르고 나댈때는  뒤통수 후려치기가 약- '정신차리!' 

[레벨:2]호롱

2012.04.26 (23:15:01)

하하하 기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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