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실력이 받쳐줘야 되는 거고 구조론은 포지셔닝만 잘 해도 공짜먹을 수 있다는 거다. 그러려면 애초에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역주행은 곤란하다.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케미스트리다. 케미스트리가 우수해야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다. 목 좋은 자리만 차지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자연의 흐름을 슬슬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케미스트리가 약한 팀은 단기전을 할 수 밖에 없고 거기서 방향이 빗나가는 것이며 이후 모두 잘못되고 만다. 동학군의 좌절, 중국사에서 무수한 농민반란군이 실패, 잔다르크군의 패배가 그렇다. 정규군이 아니면 장기전을 못한다. 병력이 적어도 로마교범의 마인드를 가지고 엄정한 군기를 보이며 정규군처럼 장기전을 기획해야 한다. 싼 입을 놀려 당장 한 포인트 따고 싶은 욕망을 견디기다. 케미스트리는 인간의 내면에도 있다. 스티브 잡스와 이건희를 비교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손정의와 대화를 하면 어떨까? 서로 속 깊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된다. 거기서 고급정보가 만들어진다. 이건희와 대화를 한다면? 혹은 이재용이라도 마찬가지다. 검은 옷을 입고 양쪽으로 도열하여 진을 치고 있는 비서들의 모습에 질려버릴 것이다. 아마 아프리카 추장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 들 것이다.
추장은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의 신조는 검소함이다. 그래서 부인이 40명 밖에 안 된다. 당신은 몇이냐?“ 대화는 끝났다. 케미스트리가 약한 것이다. 질이 낮은 것이고 반응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소통은 불발이다. 거기서 방향성은 결정되고 만다. 이후 모두 잘못되고 만다. 애초에 좋은 전략을 세울 수 없다. 장기전은 생각할 수 없고 당장 실적을 내는 분위기로 가게 되며 그 방법은 표절이다. 케미스트리가 강해야 방향을 잘 잡을 수 있다. 단결을 강조하고 정신무장을 강조한데서 될 일이 아니다. 원초적으로 자원의 질이 우수해야 한다. 반응성이 좋아야 한다. 예민하게 긴장을 잘 해야 한다. 명박처럼 노동자가 죽어가도 ‘뭔 상관이야?’ 하고 눈 흰자위를 드러내어 쳐다보는 자들은 케미스트리가 약한 것이다. 노숙자를 보고도 ‘저 게으럼뱅이들 보라구!’ 하며 눈살을 찌푸리는 자들 말이다.
그들은 반응성 떨어지는 저질이다. 반응성 좋은 양질의 자원을 확보해야 좋은 팀이 꾸려진다. 반응성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존엄을 얻어야 한다.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기존중감이 필요하다.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존엄이다. 주변과 잘 반응하는 사람이 존엄하다. 반응성이 좋다면 자연의 울부짖음도 들어야 하고, 우주의 속삭임도 들어야 하고, 신의 목소리도 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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