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야구팬이다. 왜냐하면, 난 일년에 적어도 10번정도 야구장에 간다. 야구장에 가면 즐겁고, 유쾌하다.

그런데, 난 축구팬이다. 태어나서 가장 흥분한 적이 2002년이며, 국대경기는 안 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 나와 같을 것이다.

매년 우리집에는 프로야구 홈팀경기 일정이 담긴, 아주 상세하고 디테일한 정보가 날라온다. 어떤 경로로 내가 그런 가이드북을 받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날라온다. 그래서 그런지, 홈팀 경기에 내가 아무 약속없이 지나가면 왠지 손해 본 느낌이다. 이 기회를 살렸어야 하는데 하며 아쉬어한다. 중요한 자리,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 야구장은 정말 최고의 장소다. 이론적으로 설명할 길은 없지만, 경험칙상 효과가 상당하다고 몸으로 느낀다.

축구장은 별로다. 솔직한 심정으로 농구장, 아니 배구장보다 못하다. 주말에 동네 운동장에서 하는 동호회 배드맨트 대회도 가끔가서 보는데 그때 먹는 맥주맛보다 못하다.

이 차이, 왜 생겼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엘리트

축구는 엘리트화가 덜 됐다. 뭔가 감정이 들어간다. 뭔가 세련되지 못하고, 암튼 신경쓰인다.

야구동호회도 하고 있지만 야구장에 가서 내가 경기를 뛰고 싶다거나 이런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못했다. 경기는 그냥 경기다. 사실 야구경기에 집중해서 보지도 않는다. 난 내 손님과 소통을 위해 야구를 이용하는 거다. 맥주와 치킨의 맛에 더 신경 쓴다. 그런데 축구경기는 보고 있으면 감정이 들어간다. 축구경기와 나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 내가 자꾸 개입한다. 참견하고 싶다.

거리가 있어야 한다. 연예인화 되야 한다. 나와 다른 세계, 내가 다치지 않고 감정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못된 놈도 김연아가 먹는 욕보다 더 심하게 욕먹지 않는다. 김연아는 실존 인물이지만 우리가 욕하는 김연아는 사실 판타지영역이다.

경기수 줄이고, 1군팀 수 줄이고, 선수 연봉 공개하고, 공짜표 없애고, 서포터즈 없애고, 방송국에 구걸하지 말고(차라리 1개 캐이블에 독점권),

서포터라니,,,,, 프로가 챙피한 줄 알아야지, 누가 누굴 서포트해,,,,,,

축구는 부양받는게 아니라 악풀다는 팬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