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모이는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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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교에 뜻맞는 세명이 모이면 학교가 바뀝니다.
1명이 있으면, 유별나다는 소리를 듣고, 자기만 학교교육하는 줄 안다는 오해를 받고
2명이 있으면, 둘이서 잘논다, 아예 작당을 했구나, 자기들만 옳다고 주장한다는 비방을 받고
3명이 있으면 세력이 됩니다. 비판이 줄어듭니다. 이미 해당학교에 영향력있는 세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의미있는 일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동료선생님을 설득하고 세력을 확장시켜 학교문화를 바꿀 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현재 수원에서 한 학교에서 애쓰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저도 내년엔 동참하려고 합니다. 함께 동참할 선생님을 찾습니다. 저는 제가 갖고 있는 교육적 노하우를 다 나눠드리겠습니다. 저는 대화법,부모 상담에 관심이 많습니다. 상담-대화법 분야 책을 20여권 읽고 제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매달 학급 어머님들과 대화법 모임 2년째 지속중입니다. 애들이랑 노는 걸 좋아해서 올해 방과후 6학년의 아이들과 60여차례 이상 축구를 했습니다. 애들의 집단생리와 숨겨진 맘을 이해하기 쉽더군요.
1년간 학급운영 잘하는 것도 큰 보람이지만, 잘해봤자 결국 1년 농사로 끝나고 맙니다. 연결이 안됩니다. 그러나,함께 학교를 바꾸려고 노력하면 연부년 학교가 바뀌고 장기간 아이들의 성장모습이 눈으로 보이며, 그 성공모델이 다른 학교로 전파됩니다.
현재 그 선생님이 교장 선생님과 협력적 동의를 얻어내고 지역 중학교 학생들의 학교 난입 분위기를 줄였습니다.
겉치례식 실적위주의 각종 전시성 대회와 행사를 대폭 줄이는 노력중입니다. 이미 과거 다른 학교에서도 전일행사로 교육과정의 파행을 막은 적이 있다고 하십니다. 지역의 토박이들이나 시청으로 부터 어느 정도 물적, 인적 협력도 얻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저도 체험학습은 좋아하는데 노하우가 부족해서 이 분께 계획하는 법과 노하우를 충분히 전수받고 싶습니다.
혁신학교 지정이란 공식적 방법이 아니어도 학교가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늦깎이 교사로 교육경력 이제 5년째, 1정 연수와 더불어 새로운 마음으로 내년을 기약하려고 합니다. 절대 교사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아이들과 학부모가 행복한 학교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초반에 학교교육방향에 대한 합의의 과정과 실천면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온전한 지역적합형 학교 모델을 세팅하는데 힘이 들겠지만, 적어도 교사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큰 틀안에서 선생님들의 다양한 교육적 선택을 존중하는 가운데 학교변화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뜻있는 선생님들의 많은 문의를 기다립니다. 쪽지나 꼬리말 형태, 전화문의도 대환영입니다.
010-2666-1532 begin_of_the_skype_highlighting 010-2666-1532 end_of_the_skype_highlighting 늦깎이 교사 이상우, 교직경력 4년.
--- 아래는 3시간 동안 쓰다가 날라간 글의 일부, 왜 뜻있는 3명 한학교에 모여야 되는지 생각을 갖게 된 과정이 나옵니다-------
포천에서 작은 근무할 때 학교를 바꾸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승진때문에 오신분, 나처럼 원하지도 않는 시골 6학급 학교에 와서 고생하는 신규 선생님들. 초임교장의 과도한 열의, 승진때문에 목줄 잡힌 부장선생님들, 할일 없으니 앵무새처럼 교장의 무리수를 바쁜 선생님들 붙잡아 반복청취 시켜주시는 교감. 크리스 마스 이브 저녁 6시 넘어서 까지 과학실 선진화 한다고 과학실 물품 정리하다가 고생하신 담당선생님과 이러한 서글픈 상황이 화가난 동료 선생님과의 심한 언쟁으로 이어지고, 그리고 주변 선생님들까지 그 언쟁에 양쪽편으로 나뉘어 서로 감정 상하고... 정작 잘못한 사람은 교장인데 평교사 끼리 싸우고 있는 답답한 현실.
애들 데리고 고기잡으러 다니고, 오디따고 오디따다가 누에치는 아주머니의 호의로 뽕입 먹는 누에떼도 구경하고, 방방이 타러 시내 나가고, 경복대학 잔디밭에서 뒹굴고, 가을에 밤줍고, 겨울에 썰매타고, 원로조각가 김광우 선생님댁에 가서 작품감상하고 덕담을 듣고...지역 명품잡곡센터 동문에게 잡곡생산 포장 과정에 대한 체험학습을 부탁하고, 우연히 동네 게이트볼 할아버지 만나서 1년간 방과후 무료 게이트볼 교실도 하고, 포천시 체육회와 연결이 닿아서 2년간 방과후 무료 축구교실도 운영하고, 학교에 폐끼치고 애들 괴롭히는 졸업생 동네형들을 설득하고, 50여 가정중에 2년간 개인적으로 가정 방문한 것이 30여 차례, 가본 집만 스무 가정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나름 열심히 해보겠다고 발버둥쳤지만 혼자서 뭔가를 변화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실패는 아니었고 나름 보람도 있고 성과도 있었지만(2008년 당시 7명 첫제자 중에 어머니가 간질에 기초수급가정인 아이가 이번에 동두천외고 진학했다고 오늘 아침 아이 아버님께 전화가 옴), 그것은 1년에 끝난 것이고 저 역시 지역사회가 싫어하는 2년짜리 '손님교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가 내신을 쓸 무렵, 포천에 있던 교대 동기로 부터 6학급에서 3명만 바뀌면 뭐든 할 수 있다며 의기투합 권유를 받았습니다. 자못 설레이는 제안이었는데 당시 서른 여섯에 결혼도 못한 처지라 포천에서 계속 있다간 장가도 못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소학교의 과도한 업무와 관리자와의 갈등이 싫어서 도망치듯 제 고향인 수원으로 왔습니다.
도시 오니 업무는 별로 없고 6학년을 맡았는데, 어쩌다 보니 ADHD중 정도가 심했던 2명, 6학년 특유의 몰려다니며 부정적인 여론형성에 친구 찐따 만드는 4-5명의 제멋대로 여학생들, 각종 심한 장난과 주먹다짐에 교담선생님 무시하다가 저에게 혼나서 학교를 뛰쳐나간 남자 아이, 거짓말 인생으로-1차례 컨닝, 3차례의 성적표 위조, 흡연, 그외 화려한 각종 거짓 증언- 점철된 1인, 동생이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어서 상처를 받아서 그런지 뭐라고 말하기만 하면 우는 여자 아이, 왕따 취급 당하여 어울리지 못하는 여학생 2명, 수업중엔 멍때리고 책만 많이 읽어서 지혜는 없고 지식만 풍부한 괴짜 아이. 자폐증상과 피해의식에 폭력성이 강한 특수아동 1인과 함께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현재 교육적 역량과 경험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에 절감하고 인디스쿨에 자주 들락날락하게 되었고, 2년 전부터 알게된 대화법과 아동 정서, 문제행동 관련 도서 20여권을 읽고, 학부모들과 매달 1번씩 '부모를 위한 자녀 교육 대화법 나눔'을 2년째 계속하니까 이제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많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해결이 어려운 아동들이 있어서 이번에 경인교대 상담대학원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이제는 2년간 도시학교에 몸담으니 '이 선생님은 아이들을 굉장히 사랑하는 분', '애들 위하는 마음이 보통 선생님과 다르다' 는 얘기를 졸업한 학부모님들이 해주시니 올해 학부모님들이 저에 대해 호의적이시고 학급운영에도 어려움이 없습니다.
문제는 1년 동안 도시학교에서 노력해봤자, 내가 맡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 것만 남을 뿐, 학교가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년에서도 마찬가지구요. 다들 무수한 행사와 대회, 각종 교육(학교폭력예방,다문화,성폭력예방교육,인권교육,세금교육, 학교특색사업, 도움안되는 각종 인증제, 이미 도떼기 시장이 되어버린 학교. 아이들은 소외되고 무수한 구호와 방침들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우리 교사들은 '과연 내가 하는 교육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회의(懷疑)를 넘어 인해 교직이 천직이 아닌, 교사의 의미가 생계를 위한 직업으로만 그치고 무력감과 좌절에 빠져 현실안주와 교육적 희망포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내년에도 우리 학교에 머물면 저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누구도 맡으려 하지 않는 '특정 아이'를 맡으면 올해처럼 업무도 거의 없고 올해 보통이 아닌 현재 5학년들을 내년에 맡아서 그간의 교육적 역량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합니다만, 잘해봤자 1년의 경험과 보람만 남을 것이라 계속적인 고민끝에 결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남한산 초등학교의 교육드라마, 성공한 교육모델의 확산으로 남한산 원본은 양평 조현판, 성남 보평판을 비롯한 수많은 복제와 변형으로 교육에 새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나아가 이것이 혁신학교 지정이란 이름으로 교육정책과 제도에 반영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앞으로 혁신학교는 계속 확산되어야 하나 진정 바람직한 방향은 뜻맞는 선생님들이 몇명이라도 모여서 학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지역과 협력하고 가정을 설득하고 학교장과 합리적인 선에서 타협(학교장의 권위는 지켜주고, 명예는 높여주되 학교 변화를 위한 자발적인 평교사들의 노력을 지원해 줄 것)을 해야 합니다.
오늘 아침 개교기념일에 학교에 가서 반아이들 6명 정도와 다른 반 아이들 십수명을 불러서 함께 축구를 했습니다. 영하 2도의 날씨에 애들도 저도 빰에 범벅이 되었습니다. 끝나고 나서 플라스틱 미니 축구골대를 아이들과 함께 조립하고 나서 자전거타고 집으로 향하려는데 운동장 한켠에서 축구공을 갖고 노는 세명의 아이를 보았습니다. 비록 세명이지만 제법 재밌게 축구를 합니다. 한명은 슛, 한명은 골키퍼, 한명은 자기 순서를 기다립니다. 만약 한 명이 축구를 한다면 자기가 차고, 자기가 공을 주워와야 합니다. 그러면 공주으러 갔다가 다시 오기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힘듭니다. 그래서 혼자서 축구 연습을 하려면 드리블을 연습하거나 시멘트 스탠드를 벽삼아 슛을 해야죠. 상호작용적 호흡이 필요한 패스는 불가능하구요. 둘이서 하면 좀 낫습니다. 골키퍼가 있으니 긴장이 유발되고 머리를 써야 하니 재미가 있지요. 문제는 공이 어이없는 곳으로 날아가면 공 주워오는게 귀찮죠. 그러나 셋이면 모든 게 가능합니다. 돌아가면서 공을 주워하면 되고, 드리블, 슛, 패스, 수비(공뺏기), 세트피스 훈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하는 모습의 관찰을 통한 자기기술 향상, 운동수행에 대한 평가(무언의 지지, 자신은 모르는 부족한 점 지적, 격려와 조언) 까지 할 수 있습니다.
겨울을 이기는 마늘(마늘순)을 생각나게 하는 글입니다.
매서운 바람을 이기며 자라는 매서운 맛의 달인 마늘처럼
쭈욱쭈욱 쪽수를 늘려가시길 바랍니다. ...^^
산사에서 녹차씨를 가을에 뿌린 분이 계시더군요.
이유를 보았더니 겨울을 함께 보낸 씨앗의 중요성을 말해주더군요.
녹차가 더 단단하게 뿌리를 박지 않을까 싶어요.
화이팅! 짝짝짝!!!
이상우 멋쟁이!!
진짜 멋지네요. 짝짝짝.... 아이들 입장에서 남자선생님 만나기도 힘든데 이상우님같은 교사를 만나는게 얼마나 행운일까요?..
세력을 만드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요, 정치의 출발이죠. 어느정도 세력이 만들어지면 구조론이나 바탕소나 직간접적으로 외부의 세력이 필요해질 것이오. 힘을 모아봅세.
두명은 안되오. 한 사람이 빠져버리면 불균형이 일어나서...세사람 이상이어야 좋은 듯....화이팅 입니다.^^
세명이면 세력이다.
깃발을 드셨군요.
빠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