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일기:
저녁 내내 남편이 좀 이상하다. 오늘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저녁을 먹기로 약속했었다.
친구들과 하루종일 쇼핑을 했는데, 그 때문에 조금 늦었다고 화가 난 것 같긴 하지만
남편이 그래서 그렇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대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좀 하자고 했다.
남편도 그러자고 했지만 그다지 입을 열지 않는다. 뭔가 잘못된 일이라도 있냐고 물어도 '아니'라는 말 뿐이다.
내가 잘못해서 화가 났냐고 물었다. 화난 거 아니라고,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란다.
집에 오는 길에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그냥 웃어보이면서 운전만 계속했다.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도 없고 '나도 사랑해'라고 말해주지 않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남편은 그냥 조용히 앉아 티비만 봤다. 너무 먼 사람처럼,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윽고 우리 사이에 침묵만이 흐르자, 나는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약 15분 후 그도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위축돼보였고 다른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같아 보였다.
그가 잠들자, 나는 울었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가 다른 사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인생이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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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일기:
바이크 시동이 안걸리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뇌구조가 달라도 한참 달라...
아란도
aprilsnow
여자가 별로 할일이 없는거 같소.
취미도 별로 없고.
남자가 평소에 쫌만 늦어도 쪼잔하게 굴었다던가.
여자들이 다 저렇게 집착하고 소심하게 굴면 여자로 태어난게 다행.
여자랑 결혼 안해서.ㅋ
남자들이 항상 무신경하다면 결혼했을 필요가 없음.ㅋ
(이 경우엔 남자가 무신경하다기 보다는 여자가 집착민감.)
물론 여자들이 상대의 감정에 민감하고 섬세한건 사실이지만~
^^ 한쪽이 상대를 보고도 못본체 하는게 필요하다기 보다~
서로 제대로 보는게 필요~^^
서로 다르다는 걸 알면 같이 노력을 해야지~ㅋㅋㅋ
노력하는 재미가 없을만큼 애정이 없다면 헤어지면 되고.
노력하는데 진전이 없거나 정 피곤하면 헤어지던가~ 신경 끄던가~
이도 저도 안되면 그냥 그렇게 살아야지 뭐.
르페
뇌구조 문제가 아니라 서로 대화가 단절되어있구료.
자기 생각에 빠져서 아내가 자신을 신경쓰고 있는걸 못느끼는 남편도 답답하고,
남편이 뭔가 이상하면 물어보면 될텐데 혼자 끙끙 앓는 아내도 답답하오.
걍 'What?' 한마디면 끝날 일을.
aprilsnow
간단정리~ good!~~~
곱슬이
걍 'What?' 한마디면 끝날 일을.
--------- 요것이 바로 남자의 뇌구조. 르페님은 틀림없는 남자.
부하지하
일기장은 안보는게 좋다.
부하지하
이 문제는 남여간의 차이라기 보다 경계에 관한 것.
꼬치가리
바운더리 침입!
왜 함부로 경계를 넘느냐고요.
르페
아예 담쌓고 서로 넘어오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
넘어오되 허락을 받자는 것이 경계를 치는 이유.
소통은 전기회로에서 스위치와 저항기의 개념이오.
ㅋㅋ...정말 다르긴 다른가 보오.
이해를 못하겠어. 남자들의 뇌를...
그런데 한가지...위의 글에서 보자면 여자들이 남자의 감정에 민감하게 신경을 쓴다는 것인데,
그것에 자기의 감정이 연동이 된다는 것인데...
거기에 행불행의 마음이 좌지우지 된다는 것인데,
때로는 상대의 마음을 보고도 못본체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임.
남자도 반드시 바이크 시동만이 아니라 미세하게 자기 마음을 지나가고 있는 감정이 있는데,
그것은 무시하고 바이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