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담임한테 수학 시험 못봤다고(실제로는 학급회의때 담임이 맘에 들지 않는 건의사항을 했던 것에 대한 보복으로 추측됨) 평일 종례때 나만 불러서 마대자루로 엉덩이 스무대, 따귀 스무대이상을 맞았는데 여태껏 인터넷 기사에서 내 엉덩이 만큼 검붉게 물든 것을 본적이 없음. 포도나 복분자를 쥐어 짜다가 바닥에 받혀놓은 하얀 헝겊에 뒤엎은 느낌이랄까. 따귀도 어찌나 세게 맞았던지 집에 오니 엄마가 친구랑 싸웠냐고 물어볼정도. 거울을 보니 얼굴이 부어있고 멍이 들었더라.
그 사람에게 분노하거나 사과를 받고 싶은 생각은 안들지만, 다만 "왜, 그때 그렇게 때렸나?" 지금도 묻고 싶다. 반에서 키가 6번째로 작았고 키가 140이 안될때였으니... 이때는 '내가 뭘 잘못한거지', '내가 왜 맞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고등학교때 이번에는 아침 조례때 허리때로 맞아보고 다리 걸어 넘어뜨려지고, 갖가지 폭언을 들었건만 그당시 며칠간이 괴로웠을 뿐, 시간이 지나서 그다지 부끄럽지도 상처로 남지도 않았다.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때릴 테면 더 때려봐라' 군대가서도 마찬가지였고. 물론 군대서 처음 맞을 때는 '인간이 인간을 때릴 수 없는데 어떻게???' ' 군대가면 맞는다고 미리 예상은 했지만, 막상 잘못하지도 않은 일에 맞게 되니 분노가 폭발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왕따 당하는 아이가 있으면 눈에 불을 켜고 해결하였고, 여태껏 반에서 왕따 문제로 고생해본 적이 별로 없다. 아이도 학년 올라가서 잘 적응하고...
사춘기때 당한 폭력이 더 상처로 남는 것일까?
한부모의 자녀라는 인식에서 점차 벗어나는, 정신적으로 독립된 인격체로 성숙하는 과도기에 당한 상처가 사춘기 지나서의 상처보다 크게 느껴지는 듯 하다. 곤충이 번데기를 벗어나 우화할 때가 가장 위험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