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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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50 vote 0 2011.10.02 (19:33:48)

 

박영선 대 박원순

 

정치는 세력 대 세력의 대결이다. 박영선이든 박원순이든 후보자 개인을 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라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박원순은 뒤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알고보면 그는 그동안 제법 많은 일을 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안철수와 친한 것부터 그렇고.

 

박원순의 그러한 사정은 상대가 폭로전을 할수록 분명하게 드러나서 박원순이 더욱 중량감을 얻고 있다. 양파총리처럼 폭로를 할수록 비리가 드러나는게 아니라 알게 모르게 일을 해온 것이 드러난다.

 

일중독자인 박원순이 기본적으로 아이디어가 많고, 또 남의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많은 일을 벌여놓았다. 일을 하다보면 사람을 얻게 된다. 그렇게 얻어놓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안철수의 양보과정을 통해 확인되었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 수도 혹은 대도시의 시장은 직업정치인보다 일머리를 아는 실무형 후보가 점수를 따는 곳이다. 조순시장이나 고건시장도 마찬가지고. 일을 해본 경력이 있다는 것은 박원순의 커다란 장점이다.

 

필자는 일단 박원순에게 점수를 준다. 그러나 시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이상 박원순이 계속 무소속으로 있는 것도 곤란하다. 단일화 이후 바로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오세훈이 서울시에 온갖 아부꾼 떨거지들을 깔아놓았기 때문에 그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 오세훈이 차기나 차차기에 대통령 되는줄 알고 미리 줄서느라 서울시에 알박은 인물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이 폐기물들을 전량수거하여 난지도에 묻어야 하는데 그게 무소속이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겠느냐 말이다. 그것은 사람을 치는 것이며 사람으로 사람을 칠 수 있다. 지금 서울시는 대대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당선만 되면 끝나는게 아니고 또다른 전투가 기다리고 있는 거.

 

박원순이 무소속으로 남아있으면 지금 깔려있는 오세훈 떨거지가 그대로 버티거나 혹은 또다른 떨거지들에 의해 대체될 우려가 있다. 무소속이라며 공적 시스템에 의해 통제, 검증되지 않는 구조라면 곤란하다.

 

정당에도 그런 자리나 노리는 똥쓰레기들이 많지만 그래도 정당이 낫다. 기방난동 유완장처럼 개인적으로 누구 요정행차 시다바리나 하면서 줄 대는 쓰레기들보다는 정당인이 낫다는 말이다.

 

민주당은 시민단체가 하나의 세력임을 인정하고 오세훈이 싸질러놓은 떨거지들을 대체할 새인물을 시민단체와 민주당이 반씩 지분을 나누는 형태로 타결함이 합당할 것이다. 민주당 독식은 안 되며 무소속 독식은 더 안 된다.

 

지자체 민선 이후 서울시장을 낸 쪽이 대권을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서울시장 보선과 총선을 연달아 이기면 아무도 박근혜에게 기대하지 않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뭐든 새 인물이 등장한 초반에는 온갖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 아이디어들이 기대감을 불러 일으켜서 막강한 에너지의 흐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need의 어원은 강에 놓여진 징검다리를 건널 때 마침 디뎌야 할 돌 하나가 빠져서 강을 건널 수 없는 상태에서 그 필요한 니드가 나와준다는 말이다. 주몽이 적군의 추격을 피해 엄리대수를 건너려 할 때 마침 거북이가 떠올라 강을 건너게 해주었듯이 말이다.

 

필요한 때 짠~ 하고 나타나서 결정적인 구간을 건너가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 니드다. 그래서 필요다. 당장 대선을 한다면 박근혜가 유리하다. 그러나 서울시장 보선승리와 총선승리가 징검다리가 되어 니드를 충족시켜 준다면 다르다.

 

지금 야권의 힘으로 총선은 몰라도 정권교체까지는 힘에 부친 판에 오세훈 거북이가 결정적으로 도와줬으니 사뿐히 즈려밟고 대권접수의 길로 매진해 나아갈 일이다.

 

주몽이 거북의 도움을 받아 강을 건너듯한 이런 기적적인 일이 되풀이 되면 민심은 이심전심으로 방향을 잡아나간다. 지자체 승리로 이미 한 번 기적은 일어났고 이제 오세훈 거북이 출현으로 두 번 기적이 일어났다. 길조로다. 세 번 기적도 조만간 일어날 것이다. 이심전심으로 형성된 에너지의 흐름이 기적을 만든다.

 

김대중 대통령의 승리나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나 기적이 아니고선 설명될 수 없는 승리다. 이미 두 번 기적이 일어났는데 세 번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리 없다. 기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때 슬그머니 떠올라서 강물의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것이 기적이다. 그때 그시절의 정몽준 거북이처럼.

 

*** 기적의 공식.. 실을 가진 사람이 2프로 부족할 때, 허를 가진 사람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는 고배당의 유혹에 못이겨 날로 먹으려 하다가 결국 남 좋은 일 시키고 엄리대수 거북이 되는 패턴. 역사에 무수히 반복되는 공식.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9]너부리

2011.10.03 (01:13:00)

이심전심이라고.. ㅎㅎ 

박영선씨도 매우 훌륭하지만, 돌렬선생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생각으로 오늘있을 후보경선 투표에서 박원순후보에게 투표할려고 하는데... 이렇게 칼럼으로도 같은 생각임을 확인하게 되네요 ^^


[레벨:3]금란초

2011.10.03 (07:35:26)

너부리님 !

딴지편집장  너부리님  맞습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9]난너부리

2011.10.03 (08:39:07)

아니요...

저번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아이디인데.. 계속 오해받으니,  바꿔야 겠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10.03 (14:35:20)

 

누구에게로 향하여 세력의 밀고 당기는 게임이 되든, 혹은 마음이 가든 안 가든...

그것을 떠나서... 박원순세력과 나경원뒤에 있는 한나라 세력과 맞붙어서 어떻게 살아나는가를 확인해 보는 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소.

만약에 살아나지 못한다면..시민세력은 어찌되는 것이오?

그렇게 되면 진보진영은 원래 계획했던 길을 계속가야 하는 것인지, 판이 새로 짜여지는 것인지...?

전자가 우세하다고 보이지만....,

 

원래 대다수 시민들(국민들)은 복잡하고 피곤한 것 보다는 자신의 희망사항과 펼쳐보이고픈 미래만을 투영하여 현실을 보려 한다고 보이기 때문에, 근시안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보이오. 그렇다고 그런 것을 무조건 비판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그들 나름대로의 삶이라는 것의 연장선에서 본다고 보기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오.

다만, 그 다음은? 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회의적이라고 생각되오.

 

또한 요즘은 점차로...본선 게임은 조력자들이 아무리 든든하다(물론 이러한 조건이 거의 동등하다고 한다면 더욱 더 그렇겠지만...) 하여도 자기 힘이 강해야 살아 남는다고 보이오.

자기힘이 얼마나 강한지, 헤쳐나갈 수 있는지 그것을 확인해 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1.10.03 (21:05:17)

박원순과 안철수의 등장으로 판이 이상하게 되어버린 것 같아 속상해 하고 있는 중이었소.

굉장히 속상하오. 아직 그들의 속내를 모르겠소.

결국 박원순이 이길 판인데 박영선 씨 참 안타깝게 되었소.

근소한 표차가 나길 바라오.

 

 

'시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이상 박원순이 계속 무소속으로 있는 것도 곤란하다. 단일화 이후 바로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렇게 되길 바라오.

서로를 최대한 이용하고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길 바라오.

앞으로 이 판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박원순의 행보에 대해 주목하게 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10.03 (21:17:57)

감정개입하지 않고 본다면...

 

여론조사를 너무 일찍한 것 같기도 합니다.

여론조사도 투표당일날 혹은 그 전날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어느정도 가닥이 잡혔을 때 여론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영선은 그 개인의 역량으로 선전했다고 보아야 하고, 박원순은 나름 지지세력의 힘이 작동했다고 보아야 한다고 보이네요.

[레벨:0]에어캐나다

2011.10.04 (02:13:56)

이쯤에서... 동렬선생님의 "유시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듣고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10.04 (10:29:29)

왜 지금 유시민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이제 판이 거의 세팅되었으니 가만 있어도 잘 될텐데.

이 정도면 정권교체 8부능선은 넘은 겁니다.

 

[레벨:0]에어캐나다

2011.10.05 (23:09:26)

아...네에....잘 알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난너부리

2011.10.04 (12:16:41)

 유시민대표는 지금처럼만 하면 되고, 또 시민사회세력의 힘이 커졌으니, 혼자 고군분투 할 필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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