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아니오… 마케팅 채널도 있으니 오픈하자마자 밀려들 줄 알았는데… 반응이 전혀 없더라고요. 순식간에 적자가 불어났죠.
리: ……
진: 거기서 깨달음을 얻었던 게… 겉이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중요한 건 운영 시스템이었어요. 그래서 고객 경험 자체를 젊게 가지고 갔어요. 이게 진짜 혁신이었던 거죠.
리: 고객 경험이라 하심은…
진: 이를테면 모텔 가면 양복에 슬리퍼 신은 분이 뛰어다니며 “사장님,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잖아요. 냉장고 열면 물이랑 싸구려 주스 들어 있고… 그런데 복장을 캐주얼하게 가져가고 “고객님, 행복하세요”라고 인사했어요. 영화 볼 때 필요한 팝콘을 구비하고, 겨울철 손님을 위해 쌍화차와 호빵을, 아침에 허전한 분을 위해 컵라면도 준비했어요.
리: 별 차이 없는데요…
진: 그게 경험의 차이에요. 실제로 겪어보면 다르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보통 모텔 오면 쪼르르 방에 들어가기 바쁘잖아요. 그런데 여유 있게 팝콘도 튀겨서 방에 가져가고, 스파도 줄기고. 어찌 보면 호텔보다도 더 ‘숙박’이 아닌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게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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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커피숖을 오픈했다면, 인테리어만 빵빵하게 해서는 부족합니다.
장소 이전에 질적 코드 즉, 스타일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업이든 하려면 그 사업이 끼고 있는 계층의 코드를 읽고 반영하되 리드해야 합니다.
야놀자의 모텔업은 주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으므로 이를 부각시켜야 하는 거죠.
소비자보다 한단계 상위계층이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게 핵심입니다. 비슷한 것만으로도 부족한거죠.
페북이 괜히 하버드에서 시작한게 아니거든요. 주커버그가 하버드 춝신이 아니더라도 하버드부터 시작했을 거란거죠.
야놀자가 시도한게 대단한 건 아닙니다. 이미 모텔이 아닌 다른 숙박업, 주류업에서는 다 하고 있는 거였어요.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저렴한 모텔이 오히려 안하고 있었던 거죠. 거기를 뚫고 들어간거.
낙후된 분야에 새로운 피가 수혈된거죠.
어쨌든 대학가의 술집에 있는 코드를 모텔로 슬쩍 옮겨만 놓은 겁니다.
강남을 옮겨놓으면 그건 또 안됩니다. 단계가 있으니깐요.
오래된 시장에서 사업이 침체되고 있다면 대개는 코드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너가 나이가 많으면, 자신의 코드로 세상을 이해하려고 들거든요.
당연히 실패하죠.
문화코드(젊은층)>이름(야놀자)>장소(인테리어)>서비스>개인
아래 같은걸 상상하는게 대단한 건 아니잖아요.
![야자-768x425.jpg 야자-768x425.jpg](https://gujoron.com/xe/files/attach/images/130763/856/669/%EC%95%BC%EC%9E%90-768x425.jpg)
어쨌든 한풀이 릴레이.
한맺힌 귀신은 풀어줘야 관객이 감동. 내가 아니라 관객이 이기는게 정치의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