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끝없는 자충수 이번 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공개투표로 되었다. 투표장에 가는 즉 한나라당 지지자라는 점이 노출되고 마는 것이다. 사는 동네에 얼굴 다 팔린다. 직장에서도 투표하러 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다 드러난다. 직장 상사의 압력에 의해 원하지 않게 투표장에 가야하는 사람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이라는 민주선거의 4대원칙을 깨뜨린 나쁜선거다. 이래서 독재자의 국민투표가 나쁜 것이다. 나폴레옹 이래 독재자들의 국민투표는 특정인에 대한 찬반투표이기 십상이었다. 박정희의 3선개헌이나 유신투표도 정책투표가 아니라 사실상 개인에 대한 찬반투표였다. 유신헌법 찬성률 91.5프로는 김일성의 99.9프로에 비길만한 대사기극이었다. 사실상의 공개투표로 유도하여 개인의 양심을 지키기 어렵도록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전 국민을 개인의 노예로 만든 인류사 차원의 범죄행위다. 이 범죄로 해서 박정희는 히틀러와 스탈린과 김일성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오세훈이 지금 그 더러운 짓을 흉내내고 있다. 투표장에 가는 즉 자신의 정치성향이 드러나고 마는 사실상의 공개투표, 개인에 대한 사실상의 신임투표는 그 자체가 범죄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오세훈의 어머니, 아버지가 있다면 한나라당의 보편적 복지 반대정책을 지지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투표장에 가야 한다. 자기 아들 운명이 걸린 일이니 투표장에 안 가면 자식을 저버린 부모가 되어 욕 먹는다. 어차피 투표함은 개봉되지 않을 거고 투표장에 가는 사실 자체가 지지의사 표시인 판에 말이다. 이는 인류의 양심에 대한 범죄이다. 가족을 해치고 이웃을 해치며 개인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박정희 유신헌법이 91.9프로 참가, 91.5프로 찬성으로 범국가적으로 쪽팔렸듯이 말이다. (적어도 국민의 반을 억지로 양심에 반하여 행동하게 강압한 거. 그 폭력에 국민이 굴복하게 한 거.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남이 시킨다고 겁먹고 했다는 수치와 자괴감을 심어준 거! 국민을 겁주어 굴복시키는 것 만큼 사악한 일이 어디에 있으랴!) 이로써 오세훈은 인류의 적이 된 것이다. 김일성, 박정희, 히틀러들과 함께. ### 오세훈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 33퍼센트는 역대 재보궐선거 투표율을 감안해서 만들어진 숫자라고 한다. 자연스런 투표율이 33퍼센트라는 거다. 그 이상의 수치가 나오면 이슈가 특별히 부각되어 투표열기가 높았다고 보아야 한다. 자연스런 투표율 33퍼센트는 전국 기준이고, 서울은 일단 3프로 빼서 30프로, 거기에 야당 빠지면 -10 해서 20프로, 게다가 이번 선거는 학부모들만 관련된 선거라서 노인층이나 젊은층과 무관한 이슈이니 -3프로, 게다가 여름휴가철 손실, 주가폭락쇼크, 박근혜계 무관심, 강남물난리로 각 –1프로 하면 총합이 13프로 정도가 대략 오세훈에게 합당한 성적표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오세훈의 대선불출마 효과 1프로 플러스, 시장사퇴 효과 3프로 플러스, 관권동원선거로 5프로 플러스로 총 22프로가 선전했을 경우 한나라당이 얻을 수 있는 산술적 최대치라 하겠다. 결론적으로 오세훈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것, 시장사퇴도 확정된 사실, 다만 조중동이 가세하고, 한나라당이 온 힘으로 달려들고, 죽을동살동 용을 써서 운좋게 30프로 언저리에 도달하면 일단 체면은 세운 걸로 치고, 눈물의 시장사퇴쇼로 인한 동정심을 얻어서 차차기 대선행보에 플러스가 되지 않겠냐 하는 것이 오세훈의 노림수라 하겠다. 여차하면 대선불출마 같은건 없던 일로 해버릴 수도 있고.(박근혜계의 배신만 아니었으면 33프로 가볍게 넘겨서 한나라당이 이겼을 거라고 주장하며 말바꾸기 하면 되지. 못할게 뭐 있어. 어차피 막가는 판. 정치판 개막장 된지 언젠데.) ### 늘 하는 이야기지만 저런 깜짝 승부수는 적어도 선거 3개월 전에 해야 효과가 있다. 이미 유권자가 결심을 굳힌 유권자에게 상황에서 쇼는 역효과를 부를 뿐이다. 초원복집 폭로도 효과가 없었고, 몽준배신 야밤생쇼도 효과가 없었다. 이는 의사결정 스트레스 때문이다. 정치는 집단의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집단의 의사결정은 언제라도 결정하기 쉬운 방향으로 결정한다. 이것이 의사결정의 결이다. 결대로 가는 것이다. 그냥 자기 생각대로 순진하게 투표하는 유권자는 없다. 유권자는 결과를 예상하고 자기행동이 결과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서 행동하며, 그 행위는 사건의 기승전결 법칙을 따라간다. 구조론적인 의사결정의 결을 따라가는 것이다. 무엇인가? 이것이 어떤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기(起)로 출발하느냐 아니면 결(結)로 완결하느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는 거다. 즉 유권자는 그냥 자신의 생각대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의 진행을 감안하여 하나의 사건을 조직해 가는 것이며 그것으로 어떤 집단의 의사결정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컨대 유권자가 누구를 지지했다면, 그 후보를 지지하므로 지지하는게 아니라, 일단 지지유보 상황에서 상대편이 어떻게 나오는지 응수타진을 하겠다는 거다. 다음 카드를 받아보겠다는 거다. 상대방의 패를 다 보고 난 다음에는 엉덩이를 발로 차버리는 것이다. 오세훈의 다음 카드는 대선불출마였고, 그 다음 카드는 시장직 사퇴였다. 상대방의 패를 다 봤다. 그렇다면 용도폐기다. 더 볼거없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절대 자기 패를 다 보여주면 안 된다. 어떤 정치적 기동이든 다음 단계의 행동을 위한 사전 포석이어야 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수순이어야 하며 최종적인 마침표는 절대 찍지 말아야 한다. 다음 단계가 없어도 있는 척 해야 한다. 아니면 유권자는 ‘이게 다야?’ 그 다음은 팽이다. 박정희의 국민투표 역시 다음 수가 있었다. 3선개헌은 유신으로 가는 포석, 유신은 종신독재로 가는 포석, 국민들은 그 다음 카드로 핵개발 후 북진통일, 평양입성 쯤 나오는 줄 알았다. 미지의 다음 카드에 홀려서 지지하는 것이다. 탄핵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타협적인 단호한 태도는 노무현 대통령의 다음 카드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유권자는 다음 카드가 궁금해서 일단 콜을 한 것이고 그 결과는 열린우리당의 총선승리로 나타났다. 저 양반이 뭔가 있으니까 과감하게 레이즈를 하는게 아니냐 하고 콜을 외치며 맞장구치고 따라오는 것이다. 그런데 오세훈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다음은 뭐? 그래서 어쩌자고? 그게 없다. 오세훈은 더 이상 레이즈 할 것이 없다. 지금 찌질하게 나온다. 울고 절하고. 등신같이. 상대방이 레이즈 해주면 콜 하고 따라가겠다는 식이다. 웃기고 자빠졌어. 복지 포퓰리즘을 막는다고? 그게 뭘 어쩌겠다는 건데? 다음 카드는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가지는 거지, 그걸 막자는 사람이 가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레이즈 해줘야 오세훈은 콜을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찌질해진다. 박근혜의 3보일배가 먹힌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과감한 레이즈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대한 노무현 공포증이 박근혜를 살린 거다. 근데 오세훈은 그 상대방이 과감한 레이즈, 무지막지한 공포의 레이즈가 없다. 상대방 누구? 손학규? 무지막지한 공포의 손학규? 이런 거 없다. 상대가 없는 판에 허공에다 대고 발길질한다. 달밤에 체조하시나? 항상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정치게임에서 승리했다. 이명박도 4대강 일 벌여서, 즉 뭔가 저질러서, 먼저 레이즈를 해서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카드가 없었다는 거다. 청계천 다음 카드는 운하사업인데 그게 ‘나가리’ 되면서 다음 카드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는 더 이상 판돈을 올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오세훈, 그는 지금 올릴 판돈이 없다. 시장직 사퇴가 마지막 카드다. 상대방이 레이즈 해주기를 구걸하고 잇다. 수렁에 빠졌을 때는 그냥 슬그머니 기어나오면 되는데. 그 수렁 안에서 아주 지럴을 한다. 탭 댄스를 춘다. 그것도 부족해서 옆에 있는 박근혜까지 물귀신 씌운다. 우리 세훈이 참 잘했어요. ### 문재인, 유시민, 한명숙은 먹어주는 다음 카드가 있다. 기승전결로 단계를 밟아가며 이어갈 디딤돌이 있다. 그것은 보나마나 복수다. 역사적으로 다음 카드를 가진 정치인은 항상 승리했다. 불쌍한 손학규는 그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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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매드
노매드
벌써 청와대에서 10월 재보선은 안된다며 패배를 기정 사실화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소.
이명박 이 띨빵한 글로벌호구는 오세훈에까지 뒤통수 맞고 있소.
서울 시장 보선을 내년 총선하고 같이해도 좋지 뭐.
아마 한나라당 서울 의석 몇석 더 날아갈걸?
아란도
오세훈은 이로 인해서 더 이상은 서울을 끌고 갈 무엇인가가 더 남아 있지는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려 주었소.
그동안 디자인 서울로 삽질했으나 다 말아 먹었고, 눈에 띄는 뭔가로 전시행정 그 자체 마저도 활로가 막혀 버렸소.
자신에게는 죽쑬거리 마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과 같으니...
오세훈에게는 무상급식 투표가 늪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오.
무릎을 꿇은 것은 시민에게 꿇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능력 때문에 저절로 꿇려진 것이라고 생각되오.
한나라당은 균열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보이오.
오세훈이 저러고 다니는 것은 더 이상 한나라 내부에서 소통이 안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되오.
저런 오세훈의 모습에서 이명박의 모습이 겹쳐지오.
투표의 주도권을 시민에게 주어야 했으나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였으니, 시민이 원한 투표로 진행 되었다면 결과는 예측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나, 그와 반대로 일머리를 엉켜버리게 하였으니 그 댓가는 오세훈에게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오.
오세훈은 이번 시장직을 내건 베팅으로 일을 더 크게 벌이고 말았소. 투표 불참을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신임으로 확대시킬 수 있게 되었소. 확실한 불참 명분을 만들어 주었소.
오세훈은 2004년 총선 불출마를 하고 조용히 찌그러 지낸 것이 2006년 서울시장이 되는 좋은 밑거름이 되었던 경험이 있소. 당시 열린우리당의 강금실후보를 한나라당의 맹형규등이 이기지 못하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오세훈을 대타로 내보내서 승리하였소.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당이 곤경에 빠지던 말던 제멋대로 일을 저지른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이제 일어나기 힘들 것이오. 그 당시는 당선이 확실한 강남 불출마로 마음을 비우는 것 같이 보이는 행동등으로 한나라당스럽지 않은 이미지를 대중들에 계속 유지시킬 수가 있었소.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한나라당도 주저하는 한나라당질을 앞장서서 저질렀소. 한나라당도 이미 일부는 대놓고 욕하기 시작했고, 게다가, 대중들에게도 인기를 잃었소. 2006년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같은 일은 앞으로 틀렸소. 조갑제등 극우 일부에서나 이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