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으로 본 광고전략 광고에서 첫 번째 작업은 사람을 긴장시키는 것이다. 주목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사람을 긴장시키느냐다. 구조론은 결따라 가는 거다. 그러므로 이건 순전히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거다. 고양이는 쥐나 새와 비슷하게 생긴 놀이개를 흔들면 무조건 달려든다. 고양이에게는 쥐가 가장 효과적인 광고수단이다. 인간도 비슷하다. 여자들은 뱀을 보면 본능적으로 공중부양을 한다. 다 그렇진 않겠지만. 이렇듯 사변적이고 관념적인 부분을 지양하고 본능에 주목해야 한다. 외부의 잡다한 간섭을 버리고 내부의 결따라 가는 거다. 내부는 유전자다. 남자는 여자 가슴을 보면 무조건 눈이 간다. 호감을 느끼느냐와 상관없이 일단 눈동자는 자동으로 간다. 여자들은 젓가락처럼 날씬한 다리를 보면 눈길이 간다. 이건 순정만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린이는 동그랗고 알록달록한 것에 눈이 간다. 이건 기계적이다. 뇌의 정보전달 메커니즘이 원래 그렇게 세팅되어 있다. 화음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불협화음이 기분나쁜 것과 같다. 향기를 맡으면 기분이 좋고 악취를 맡으면 기분이 나쁜 거다. 원래 그런 거다. 코미디도 어떤 면에서 기계적이다. 우스운 상황을 연상시키기만 해도 웃는다. 전혀 웃기지 않아도 연상작용으로 웃을 때가 있다. 숫말들은 발정기의 암말을 보면 이성을 잃고 달려든다. 맹수처럼 난폭해진다. 특히 한국의 조랑말이 그게 심했다고 한다. 남자들도 아마 여성을 끼우고 삼각관계가 되면 짐승처럼 달려드는 그런 본능이 있을 거다. 연예인을 비롯하여 아는 인물이 나오면 주목효과가 높은데 이 역시 본능의 측면이다. 잠재의식으로 볼 수도 있고. 이번 총선의 공천도 일종의 광고-마케팅이라 볼 수 있는데 절대적으로 아는 인물을 세워야 한다. 모르는 인물은 아는 인물 사이에 끼워넣어야 한다. 아는 인물 두 사람에 모르는 새 인물 한 사람 정도의 비율로 공천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새것 좋아하다가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당선이 유력한 지역토호를 다 짜르고 무모한 공천을 했다. 이는 마케팅의 실패, 광고의 실패다. 광고는 절대적으로 뇌기능-유전자의 결을 따라가야 하고 이는 익숙한 것과의 연상작용에 의존하는 것이어야 한다.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핵심은 내부에 구조의 시소를 태우는 것이다. 광고천재 이제석의 작품을 보더라도 뒤집기를 통한 발상의 전환을 주된 기법으로 쓰는데 이는 계 내부에 시소를 태운 것이다. 상반되는 이미지를 대칭시켜 긴장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다. 베네통광고도 일종의 그런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자칫 인종주의로 몰려 비판받을 수 있는 위험한 내용으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사람들의 상식과 어긋나는 위험한 이미지를 제시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고 오히려 진보적-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을 제시한다. 잘못되면 천박해질 수 있는 소재다. 실제로 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일단 광고는 성공이다. 가장 저속한 것으로 가장 고상한 것을 표현할 때 뇌가 긴장한다. 가장 익숙하고 평범한 것으로 가장 특이한 것을 나타낸다. 그것이 구조의 시소다. 늘 보던 것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것이다. 콘돔처럼 혐오스럽고 짜증나는 것으로 인류애를 나타낼 수도 있다. 물론 그럴수록 고도의 테크닉이 가해져야 한다. 실력없는 사람이 이런 모험을 하다가는 욕만 먹는다. 진짜 실력있는 사람이라면 해낼 수 있다. 평범하고 익숙하고 저속한 것으로 인류 보편의 가치를 나타낼 수 있다. 여성의 젖가슴으로 우주를 상징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위대한 예술가들은 모두 그 점에 도전했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긴장을 불러 일으키는 시소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티저광고도 거기에 속한다. 손수조의 노이즈 광고도 광고로는 성공이다. 물론 역효과가 났지만. 새누리당의 괴상한 로고와 빨간색도 기존의 이미지와 완전히 반대된다는 점에서 광고의 주목도로는 성공이다. 광고전문가가 보면 대박광고다. 물론 실제 매출로는 연결되지 않는 따봉광고의 한계는 벗을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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