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02 vote 0 2024.09.29 (11:55:31)

    인생의 의미는 한 번 진리를 보는데 있다. 사람들이 말하기 좋아하는 행복과 쾌락과 사랑과 성공과 명성은 호르몬의 명령에 불과하다.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내가 왜 사는지 모른다면,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지 모른다면 짐승과 다르지 않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대화가 되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하여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고장난 라디오와 같다. 방송국의 전파를 수신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라디오가 아니다. 진리의 부름에 응답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된다.


   ###


    진리는 인류가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인간은 변화 속에서 불변에 의지한다. 진리는 자명한 것이다. 자명한 것은 내부 메커니즘 안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진리는 내부에 있고, 필연에 있고, 절대성에 있고, 일원성에 있다. 진리는 공간의 밸런스에 그것이 있고 시간의 전략에 그것이 있다.


    진리 - 필연, 내부, 절대, 일원, 밸런스와 전략
    비참 - 우연, 외부, 상대, 이원이나 다원, 확률


    진리가 있는 이유는 우주가 있기 때문이다. 신이 있다는 말은 우주의 자원들이 모두 연결되어 통일적으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우주를 부정할 수 없고 통일성을 부정할 수 없다. 우주는 자체논리에 의해 자명한 존재다. 외부에서 에너지, 물질, 공간, 시간, 정보를 끌어모아 조립하지 않았다.


    나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속한 우주를 부정할 수 없다.
    나와 우주의 연결을 부정할 수 없다.


    술어는 주어를 부정할 수 없다. 부분은 전체를 부정할 수 없다. 라디오는 방송국을 부정할 수 없다. 고장난 존재와 자명한 존재가 있을 뿐이다. 진리의 필연성과 절대성은 연결의 메커니즘 내부에서 자명한 것이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의심할 수 있지만 엄마가 누구인지는 자명하다.


    ###


    진리는 자명하다. 자명한 것은 연결된 메커니즘 안에서 자체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다. 내가 낳은 아기가 내 아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진리의 반대는 비참이다. 진리는 안에 있으므로 믿고 의지하는 것이며 비참은 밖에서 겉돌고 있으므로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것이다.


    인간은 필연보다 우연, 절대보다 상대, 연결보다 단절을 좋아한다. 단절되어 외부에서 얼쩡거리는 것은 자명하지 않다. 인간은 자명하지 않은 모호함을 좋아한다. 자신을 방어하려고 한다. 우주 안에서 우주를 직시하지 않고, 진리와의 대면을 두려워하고, 신과의 조우를 무서워한다.


    두려워하며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므로 인간은 무엇이든 그것이 밖에 있다고 간주한다.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믿는다. 우주를, 진리를, 신을 외부의 존재로 인식한다. 틀렸다. 진리는 인간이 내부의 존재라는 의미다. 안으로 들어와서 신호를 받고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SimplyRed

2024.09.29 (13:35:56)

동렬님, 마지막 단락에 오타인 것 같습니다.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믿는다.' << 요 문장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09.29 (13:52:23)

감솨요.  ^^

[레벨:1]다르마

2024.09.29 (20:07:51)

옳으신 말씀입니다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047 한글의 기적 김동렬 2024-10-10 2648
7046 제프리 힌턴과 천경자 콤플렉스 김동렬 2024-10-10 2253
7045 독일철학의 허실 김동렬 2024-10-10 1840
7044 자의식 과잉 한동훈 김동렬 2024-10-08 2783
7043 프랑스의 악행 김동렬 2024-10-08 2130
7042 프랑스 철학은 사기다. 1 김동렬 2024-10-08 2112
7041 구조의 구조 김동렬 2024-10-07 1877
7040 구조의 발견 김동렬 2024-10-06 1827
7039 지식혁명의 구조 3 김동렬 2024-10-05 2384
7038 양수, 음수, 허수 김동렬 2024-10-04 2150
7037 개천절 유감 김동렬 2024-10-03 3189
7036 한국인이 착해졌다 image 김동렬 2024-10-03 3116
7035 의심은 쉽고 해명은 어렵다 1 김동렬 2024-10-03 2524
7034 게이가 존재하는 이유 김동렬 2024-09-30 3998
7033 자연선택설의 오류 김동렬 2024-09-29 3567
» 진리와의 대면 3 김동렬 2024-09-29 3602
7031 세기말의 검은 구름 김동렬 2024-09-28 3963
7030 위선보다 위악이 낫다 6 김동렬 2024-09-27 4688
7029 전체주의와 결탁한 좌파 김동렬 2024-09-26 4640
7028 신의 문제 김동렬 2024-09-26 4077